1000字 隨筆
문득.1393 --- 세파에 시달릴수록 더 강해진다
고철이 대장간서 불에 달구어 두들겨 맞고 물에 담그면서 다시 일련의 과정을 거듭하다 보면 강한 쇠로 거듭난다. 사람도 삶에서 시달리고 부딪칠수록 더 강해진다. 넘어지면 이를 꽉 물면서 일어선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혀 사기당한 듯 한순간에 날려버리기도 한다. 실패해도 오뚝이처럼 발딱 일어서 다시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그냥 주저앉아 아예 포기하게 되면 정말 앞날이 캄캄해진다. 툭툭 털어내고 정신을 바짝 차리면 더 강해질 수 있고 다시 시작하면서 힘을 보태며 충분히 갈 수 있다. 온실에서 자라는 것보다 야외에서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며 자란 것이 더 억세다. 매운맛 제대로 본 거다.
다만 강해지면서 선과 악을 제대로 구분 못 하고 악바리가 되어 인정을 잃어버릴까 봐 염려스럽다. 물인지 불인지 가릴 줄도 모르며 오로지 살아남기에 급급하다 보면 이것저것 돌볼 여유가 없다. 행여 망나니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너무 뻔뻔스러워 숙일 줄 모르면, 볏논에 잡초나 다르지 않다. 통통한 벼 이삭은 익어가면서 고개를 숙이는데 빈 쭉정이는 오히려 고개를 빳빳이 쳐든다. 나를 위해서라면 못 할 것 없다는 듯 이판사판 밀어붙이며 괴물처럼 될까 봐 두렵다. 일을 벌였으면 끊고 맺어야 한다. 옳고 그름을 헤아리며 무엇보다 인정에 예의가 있어 상대를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함께하면서 양보하고 나눌 줄도 알아야 한다. 내 것이 중요한 만큼 남의 것도 중요함을 간과하면 안 된다. 경우가 있으며 질서를 지키고 화합하며 협력할 줄도 알아야 하고 부끄러움에 염치도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 혼자 잘난 척 설치기보다 겸손함을 익혀야 한다. 자연도 부딪칠수록 강해진다. 비바람에 수시로 시달리고, 더위와 가뭄에 목마르고, 추위를 견뎌내야 한다, 논밭에서 잡초가 오히려 농부의 눈을 요리조리 잘 피하며 극성을 피운다. 잠깐 한눈팔다가 옥답이 금세 잡초밭으로 전락한다. 불청객 잡초를 뽑다 먼저 지쳐 기진맥진한다. 쫓으며 쫓기듯 숨바꼭질에 살아남기 위해서 더 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