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프로포즈 하고 집에 와서 별뜨락에는 오늘 올려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때마침 바람솔님께서 글도 올려주시고 해서
간단히 프로포즈 했다는 글만 올리고 쉬었습니다..
오늘 일어나서 몇 자 적어봅니다.간단히 설명하면
- 기념사진 촬영
-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요리와 와인 한잔
- 잔디가 있는 정원 벤치에서 반지 끼워주면서 프로포즈
- 차에서 꽃 바구니 전달
- 저수지 드라이브길에서 첫 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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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그녀에게 처음 사귀자고 한지 100일되는 날 입니다.
그러니까 어제가 99일이었죠.
그녀가 오늘 회사 업무 관계로 출근을 하는 관계로 어제를 택했습니다.
우선 지난 주 화요일에 커플링을 맞췄습니다.
그녀의 사이즈를 모르지만..예전에 술 한잔 하면서
슬쩍 사이즈를 쟀습니다.
반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가장 최근에 결혼한 친구한테 물어봐서 귀금속 전문점을
소개 받았습니다.
종로3가에 있는 전문상가 였는데..머 아는게 있어야지요?
그래서 친구랑 주인한테 이것저것 물어봐서.
화이트 골드에 큐빅 박힌것..디자인은 무늬 없는 심플한 것을 택했습다..
요즘은 일반금으로 된 커플링 보다는 화이트 골드가 트렌드 인 듯 합니다..
수요일에는 분위기 있는 저녁식사 장소를 찾아댕겼습니다.
제가 수원에 살고는 있지만 주 활동 무대가 서울인 관계로
서울쪽에 있는 와인바다 호텔쪽을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는 토요일에도 출근하고 수원에서 직장과 집이 있기에
서울 올라오는 것을 싫어해서..
수원 근교로 알아보았습니다..
역시나, 수원에는 와인바가 없었습니다 -.-;;
게다가 호텔이 있긴 한데 왠지 모텔같은 느낌이 나서
근교쪽을 알아보는 도증 의왕시에 있는 백운호수를 알아보았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찌만 과천(사당)~의왕간 고속도로를 타다 보면
보이는 그 호수 입니다.
ola라는 이태리 전문 음식점인데요..코스도 있고 파스타도 있고 와인도 있고 해서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습니다..물론, 저야 첨 가는 곳이라 좀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드디어 고백하기로 맘 먹은 당일이 됐습니다.
저는 쉬는 날이고 그 친구는 출근을 하는 날이라..
퇴근 시간에 맞춰 그녀를 태웠습니다..
3시쯤 만났습니다. 만난지 100일 됐지만 둘이 변변한 사진이 없습니다.
그녀가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합니다..
고등학교때 둘이 첨 만났는데그당시 하얗던 피부.. 그리고 살도 많이 쪄서요
(전 그렇게 생각안하는 데 그녀는 그렇게 생각해서요)
그래도 한장 정도는 있어야 된다고 설득해서.
원래는 제 사진기로 찍어줄려다가
사진동호회에 아는 동생이 작년에 사진 스튜디오를 개업해서
그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물론 그 친구한테도 미리 야그는 해뒀지요)
역시나 그녀는 사진 찍는 걸 싫어했는데
그 사장 녀석이 어찌나 입담이 쎈지..
사진은 많이 찍어봐야 좋은 게 나온다. 몇 장 찍고 안찍고 하면
정말 좋은 사진이 없다..그러면서 설득하는데..
역시 사장은 사장인지 그 친구도 마음이 동요했습니다.
그래서, 스튜디오에서 여러 포즈로 100일 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둘다 어색해서..좀 웃기긴 했는데..
책상에 놓을 수 있는 액자와 차량 사진. 지갑용 등 몇 가지를 찍었습니다.
스튜디오 사진관 놈이 예전에 힘든일이 있을때 제가 몇 번 도와줬는데.
돈 안받겠다고 해서..전 걍 액자값만 조금 주고 나왔습니다..
촬영을 마치고 백운호수에 있는 이태리 전문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6시30분데 도착했는데..창가쪽 분위기 있는 곳으로 예약을 한 상태였죠..
자리에 앉는 순간 그녀가 넘 좋은 자리라고 하더군요 (순간 으쓱~~~)
그녀는 스파게티를 먹고 싶다고 했는데..특별한 날이고 하니..
코스를 시켜서 둘이 먹었습니다..
코스는 피렌체라는 이름으로 돼 있는데..스프에서 도미. 샐러드, 랍스타. 안심
요렇게 나오는 것 이었습니다.
사실 그동안 데이트 하면 주로 공원 산책하고 맥주 한잔 먹을때는 늘 닭 바베큐만 먹어서
좀 좋은 것좀 먹여주고 싶었습니다..^^
2시간 정도 식사를 하고 이런 저런 야그를 하고 와인한잔 하니까 분위기가 무르 익드라구요..근데 그 레스토랑에서는 방이 없고 탁 트인 공간이라 프로포즈 하기가 거시기 했습니다..
디저트 후 레스토랑 밖에 있는 잔디 정원으로 나갔습니다.
날씨가 약간 쌀쌀해서 양복 상의를 벗어 주는데..그 친구가 됐다고 해서..
일단 정원 한바퀴를 돌고 벤치에 앉았습니다..
사실 고백할때 이 말해야지 하고 많이 생각했는데
막상 입에서 떨어지지가 않드라고요..
약간의 정적이 흐른뒤에 말문을 열었습니다..
너랑 있을때 행복하고 인제는 혼자가 아닌 둘이 돼서 평생 이쁘게 잘 살아보자고..
그랬더니 그녀가 막 웃더군요..(이런 앙큼쟁이 -.-;;)
그리고 맞춰났던 반지를 꺼내 그녀의 손에 끼워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랑 결혼하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약간 정적이 흘렀습니다..
예상치 않은 대답이 나왔습니다..그거 꼭 오늘 말 해야돼?
(오..지쟈스 이게 무슨 말이란 말씀입니까.오늘을 위해 진짜 준비 많이 했었는데 -.-;;)
또..잠시 침묵 후 제가 말을 꺼냈습니다..
쌩뚱맞게 ..난 반지 준비 했는데..넌 준비한거 없냐? 일케 물었습니다..
그녀가 긁적긁적 하드라구요..
그래서 제 주머니에 있는 제 반지를 그녀에게 줬습니다..
또..약간의 침묵..
시간이 지나자..그녀가 그 반지를 제게 끼워줬습니다..((받아들인다는 의미지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우리 둘이 정말 잘 살수 있을까? 였습니다..
그때 부터..이런 저런 말들을 해주고 해서 분위기 있게 잘 끝났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가는 도중에는 차 트렁크 속에 숨겨놨던..
꽃 바구니를 그녀에게 주었습니다..
때마침 차 안에서는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고 있었 분위기가 한층 고조됐지요..
집으로 가는 도중에 처음 그녀에게 고백했던 왕송저수지에 들러
드라이브를 했습니다..
그러는 도중 왠지 모를 허전함이 있어서..
차를 세우고..걍..무대뽀로 차안에서 첫 뽀뽀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좀 부드럽게 할껄..너무 휙휙 해버린거 같아 아쉽네요..ㅋㅋ)
그녀의 집앞에 차를 세우고 엘레베이터 앞에서 헤어졌습니다..
그녀가 14층인데..
잠시 기다리니까 14층 베란다에 나와있더군요..
서로 손 흔들고 통화 하고...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이상 끝-----------------
애니웨이. 결론적으로 어제 프로포즈는 성공적으로 끝났구요
이제 가족들과 친해지는 것이 남았네요..
그녀는 예전부터 울 가족이 자기 싫어하면 어떠냐고 이런말을 종종했습니다.
그거야 제가 잘 대답해 줬고..
저 역시 그녀 가족한테 조금씩 알리고 있는 상태 입니다.
그녀의 오빠가 저희집 근처에서 pc방을 해서..가끔 주말에 여자친구랑 둘이 가서
봐 주기도 합니다.
이제 가족들과 좀 친해지고 정식으로 인사드리고 나면 상견례를 하고
가능하다면 올 가을에 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프로포즈 했다고 끝이아니고 이제 부터 다시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갈길이 멀고 험해도 슬기롭게 잘 극복하겠습니다..
그동안 응원과 성원에 감사드리며 기필코 좋은 소식 다시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 이 글 다 읽으셨다면 정말 대단하십니다..ㅋㅋ
그리고 제 홈피에는 제가 이런거 올렸다는 거 눈치 못채게 해주십시요...
첫댓글턱스님, 방금 휴가나온 앤 배웅하고 올라 온 참입니다..실은 지난 일주일간의 피로가 이제야 온몸을 친친감고드는 기분에 그대로 소파에 누우려다가 아무래도,..ㅎㅎ,..역시나, 단숨에 읽고 다시 보니 꽤니 긴 글,..아마 막내가 이 뜨락에 이렇게 긴 글 올리기는 첨인듯,..^^*..그런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않았어요,..
첫댓글 턱스님, 방금 휴가나온 앤 배웅하고 올라 온 참입니다..실은 지난 일주일간의 피로가 이제야 온몸을 친친감고드는 기분에 그대로 소파에 누우려다가 아무래도,..ㅎㅎ,..역시나, 단숨에 읽고 다시 보니 꽤니 긴 글,..아마 막내가 이 뜨락에 이렇게 긴 글 올리기는 첨인듯,..^^*..그런데 전혀 길게 느껴지지않았어요,..
그 동안 정말 맘고생?이 심했던 듯,..ㅎㅎ..턱스님 말대로 이제 시작이지요..하지만 시작이 반이라잖아요..^^*..자~!! 이제 막내네 집에도 들러봐야지,..물론 눈치채지않게 ...ㅎㅎㅎ ..턱스님, 아자!!!
정말 좋을때~ 많이 행복하시길...^^
ㅎㅎ 턱스님의 스토리가 주~~~욱 이어지네요...^^ 그녀(?)의 가족들과의 관계만 남았나요?ㅎㅎ 즐겁고 행복한 시간 가지시길...^^
성공적인 프로포즈 축하합니다...ㅎㅎㅎ,,,앞으로도 행복한 나날 지속되시길.......*^^*
아, 너무나 아름다운 정경입니다.....눈물나려해요. 두분 행복하게 잘 사실거에요. 틀림없어요.^^*
스토리가 한마디로 짱입니다. 잘 한다 그래야 면총각하지 ㅎㅎㅎㅎ 더 분발할 것! 오늘부터는 아예 회사에서 집 안방까지 매일 그렇게 모시고 다닐 것!
ㅎㅎ 자세히도 풀어 놓은 턱스님...예비와이프가 조매 신경 쓰이겠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