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돌이 차돌이 날쎈돌이 똘이장군 돌쇠
토리 토르
이 말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돌이(tori) ‘영웅’(관직명) : 이 단어는『三國遺事』에서 박혁거세를 추대했던 신라의 고허촌장(古墟村長) 소벌도리(蘇伐都利)의 이름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소벌돌이(-도리)가『三國史記』에는 소벌공(蘇伐公)으로 표기되어 있다. 지역 이름 소벌(蘇伐)은 그대로 두고 도리(都利)를 공(公)으로 번역한 것으로서, 도리(tori)는 ‘prince, duke’를 의미한다. 한편, 이병도는 도리가 ‘돌’, ‘두레’를 음사(音寫)한 것으로 ‘집단’을 의미한다고 했는데 근거없는 주장이다.
이 단어는 고대 튀르크 관직명 바가토르(BaƔator) ‘영웅’에 나타난다. BaƔator는 최초로 동튀르키스탄 미란(Miran)과 돈황(Tunhuang)에서 발견된 8세기 Runic 문서에 나타난다(BaƔator는 고대 위구르 문서에도 나타난다. 후기 중세튀르크 쿠만(Kuman)語에서 BaƔator의 뜻은 ‘용감한 남자’이다. 이 단어는 몽골어에도 차용되어 갔다. 한편, 중세국어에 13세기 몽골어에서 차용된 것으로 동일한 뜻에 ‘바톨(bator)’이 있다. 몽골어에서 bator(<< BaƔator)는 몽골국 수도명 Ulan Bator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단어는 합성어로서 BaƔa와 tor로 구성되어 있다. BaƔa는 9~10세기 고대 위구르어와 11~15세기 중세 튀르크어에 두루 사용된 baqa ‘두꺼비’와 같은 단어이다. 튀르크어에서 /q/와 /Ɣ/의 음운변화는 종종 보이는 현상이다.
예를 들면 위구르어(Uyg.), 중세 튀르크어(MK) buqa ‘황소’ : 중세 차가타이어(Chag.) BaƔa id. 중세 쿠만어(Kum) BaƔa 등. 실제로 고대 위구르어 baqa ‘두꺼비’는 후기 중세 튀르크어 큽착(Kypchak)어와 오스만(Osman)어에는 BaƔa 형태로 나타난다. 여기서 우리는 관직명으로 사용된 바가토르는 영웅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서 ‘두꺼비 장군’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관직명 바가토르(BaƔator)의 BaƔa가 동물명이라는 사실은 그리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원시 혹은 고대 시대에 흉노족이나 돌궐족(고대 튀르크족)들이 지도자들의 관직명으로 동물 이름을 사용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 바가타르칸(Bawa Tarwan ‘ruler of toads’), 보가 카간(Boqa Ka an ‘king of bulls’, 뵈리 카간(Böri KaƔan ‘king of wolfs’, 송고르 티긴(Sonkor Tigin ‘prince of hawks’) 등.
이러한 전통은 그들의 토테미즘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관례를 우리나라 고대 국가 부여에서 찾을 수 있다. 잘 알려진 부여의 통치체계 사출도(四出道)는 마가, 우가, 저가, 구가 등 4개의 지방장관과 1개의 중앙 통치자 부여왕으로 구성되어 있다(지방장관들의 관직명이 동물 이름이라는 점은 부여왕 역시 동물명임을 추정케 한다. 부여는 몽골, 퉁구스 등 알타이 제어에 두루 쓰였던 말로서 ‘사슴’을 의미한다). 바가(BaƔa), 즉 전혀 영웅의 상징으로 보이지 않는 두꺼비가 영웅 혹은 전사를 상징한다는 것은 재미있는 사실이다. 흥미있게도, 과거에 우리 한국인들은 ‘영웅, 전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말로 ‘두꺼비 장군’을 사용해 왔다. 이 말은 고대 튀르크 관직명 BaƔator를 그대로 번역한 것임에 틀림없다.
한편 튀르크어에서 BaƔator 이외에서는 전혀 발견할 수 없는 tor는 한국어에서 ‘용감한 사내아이’를 의미하는 말로서 ‘돌이’, ‘호돌이’, ‘꿈돌이’ 등등에서 계속 사용되고 있다. 한국어 ‘돌이(tori)'의 말음 /i/는 명사에서 명사를 형성하는 접미사이다.
출처:http://blog.daum.net/yayulchojae/130377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