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94 --- 오늘도 인생열차는 내닫는다
오늘도 인생열차는 멈출 줄 모르고 내닫는다. 내 마음대로 승차한 것이 아니듯 내 마음대로 하차할 수도 없다. 시간을 쫓아가듯 무작정 앞으로만 내닫는 것 같은데, 어느 순간에 제자리로 돌아온 듯 낯익다. 일 년이라고 하는 한 바퀴를 거침없이 돌고 나이 한 살을 보탠 것이다. 너무 멀리 달려가지 않았나 싶어도 일정한 거리를 벗어나지 않고 반복해 돌고 돈다. 어려서는 속도가 너무 느려 지루하다고 빨리 갔으면 했다. 바쁘게 살아가며 바깥을 내다볼 겨를이 없다가 나이가 많아지면서 비로소 바깥을 내다보며 느긋하게 즐기려고 해도 너무 획획 빠르게 스쳐 가면서 차분하게 생각하며 볼 겨를이 없다. 그렇다고 힘차게 내달리는 열차를 도중에 마음대로 세우거나 쉬어 가고 싶다고 아무 곳에서나 하차할 수도 없다. 천수를 누린다고 한다. 주어진 목숨을 어느 형태로든 다 채워야 한다. 그러고도 부족하다고 못내 아쉽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도 주위에서 많은 분이 알게 모르게 인생열차에서 슬그머니 내렸다. 이생과 인연을 마감하면서 떠난 것이다. 아마 지상열차에서 천상의 열차인 은하철도에 옮겨타고 있을 것이다. 하늘과 땅이 다르듯이, 인생이란 지상과 은하라는 천상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떠나며 지상에서 얻고 쌓아놓은 것은 검불 하나라도 어쩌지 못하여 고스란히 남겨두고 떠나가야 한다. 죽는 것으로 끝이 나지 않고 사람이든 짐승으로든 환생할 것이라고 하는데 확실치 않아 더는 언급할 수 없다. 그보다는 천상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지상이지 싶기도 하다. 돌아보면 엄청 바쁘게 살고 잘살아보겠다고 온갖 짓에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끝자락에서는 아무것도 소용없는 것이 되어 허무하기까지 할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똑같은 과정이므로 어디에 혼자 이의를 달 수도 없을 것이다. 오늘도 인생열차는 어제나 다름없이 달리고 있어, 같은 것 같아도 다르다. 더구나 쉽게 구분할 수가 없어 고민에 투정하고 한쪽에서는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이 목청을 마음껏 높이면서 즐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