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3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으로….
도종환 시인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라는 시집에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 시는 바오로 딸 수녀님들이 부른 ‘행복한 과일 가게’라는 CD 안에 노래로 실려져 있습니다.
꽃이 피기 위해서는 비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 무거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과정을 통해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달콤한 포도를 주고, 사랑을 잃은 사람에게는 새콤한 레몬을 주고, 이 세상의 과일이 모두 모여 있는 행복한 과일 가게 주인은 하느님이십니다.
그러므로 오늘 영적일기는 과일 가게 주인이신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준비합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이르셨습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당신의 제자가 될 수 없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미워하지 않으면”이라는 말은 ‘나보다 더 사랑하면’이라는 뜻으로, 본래 ‘미워하다’라는 ‘어떤 것을 일부러 둘째 자리에 두어 소홀하게 여긴다.’라는 것입니다.
즉, “예수님을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항상 첫째 자리에 모셔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삶의 첫 자리에 예수님을 모시고, 그 예수님께 마음을 두는 이는 기쁨을 누리는 행복한 사람이고, 맛난 열매를 거두고 맛보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저희 삶의 첫 자리에 예수님을 두고 사랑하면, 가족에 대한 사랑은 없어지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께 드려진 사랑,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은 반드시 우리 가족들과 이웃들을 사랑하게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사랑은 하느님의 사랑으로 죄와 아픔과 상처를 주는 인간의 사랑이 아니라 도리어 살리는 사랑, 회복시키는 사랑, 인정해 주는 사랑으로 가족을 사랑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정에 평화와 축복이 임하려면 가족이 먼저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먼저가 되어야 합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나뭇잎들도 떨어지는 순서가 있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아름답게 물든 나뭇잎들은 아래 가지에서부터 떨어지고, 높은 가지는 바람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인생에도 이렇게 떠나가야 할 때가 있고, 보내야 할 순간이 있습니다.
물든 나뭇잎이 떨어진다고 할지라도 더 아름다운 하늘로 채워지는 것처럼, 하늘을 바라보며 사는 고운님들은 삶에 그 어떤 빈자리도 하늘로 채워지고, 하늘로 채워져야 인생의 겨울을 이기고 새봄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토록 아름답게 물든 나뭇잎이 가녀린 나뭇가지 끝에서 맑은 가을을 향해 아기처럼 손을 흔들며 여전히 매달려 있나 봅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이 하늘을 쳐다보며 양팔을 벌려 기도하면서 위로를 받고 행복해지는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을 느끼십시오.
그 예수님의 사랑과 은총이 고운님들의 가정을, 마치 엄마가 갓난아이를 품에 안듯이 가족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 안아주실 것입니다.
이제 고운님들이 주님께 향한 믿음을 삶에 첫 자리에 두고 살아가는 마음이 치유를 받고 회복되어, 하늘로 채워지는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께 의탁하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 일기를 마무리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으로 수많은 가정에 아픔과 상처를 마치 엄마가 갓난아이를 품어 위로하듯이, 고운님들은 삶의 자리에 주어진 십자가를 불평 없이 참고 인내하며 짊어지다가 그 하느님의 사랑으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자격이 없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