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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남매가 용감하게] 35회 시청 소감
[삼 남매가 용감하게] 35회는 뒷부분만 살짝 보고 36회 예고편까지는 봤다. 지난 화의 주요 내용은 3남매(1남 2녀) 중 장남이자 막내 김건우와 상준이 이모 장현정의 혼전 임신 소식을 온 가족이 다 알게 된 것이다. 현실에서 이러면 족보가 완전히 꼬여서 개족보가 돼 버린다. 한마디로 누나의 남편, 즉 매형의 이모와 연애를 하고 혼전 임신까지 하게 된 것이다. 김건우 역시 자료를 찾아 보니 장영식-이장미-조남수 메인 빌런 트리오만큼은 아니지만 내로남불이라며 평가가 별로 좋지 않다.
장영식과 주단태의 공통점
메인 빌런 3인방 중 한 명인 장영식은 물론 주단태에 비하면 악행의 수준은 상당히 약과고, 아직 뚜렷한 범죄 혐의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이장미나 조남수보다는 그나마 아주 조금 더 낫지만, 어제자 [삼 남매가 용감하게] 35회에서는 장영식과 [펜트하우스] 시리즈의 주단태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유전자 검사 결과를 조작해서 혈연을 가지고 사기를 치며 가족 간의 사이를 이간질하고 갈라치기한다는 것이다. 민성욱과 엄기준의 외모가 묘하게 닮았다는 얘기도 있다. 주단태 역시 심수련의 쌍둥이 중 한 명을 자신과 나애교의 외아들 주석훈과 이란성 쌍둥이인 것처럼 속여서 키워 오며 심수련-주석경 母女의 사이를 이간질시켰고, 장영식 또한 자신과 이장미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로 추정되는 장지우를 자신의 4촌 동생 이상준과 이장미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인 것처럼 속여 고모 장세란과 이상준-이상민 남매를 대상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 이상준과 장지우가 친부자지간이 아니라는 복선은 이미 있었는데, 어제자 35화에서 이게 드디어 정식으로 밝혀졌다.
필자 역시 장영식과 이장미 사이에 뭔가 이상한 기류가 있어 보이고, 지우는 장영식과 이장미 사이에서 낳은 장영식의 혼외자일 것이라 확신한다. 지우가 나은주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건 확실해 보인다. 친부인 장영식과는 달리, 아들 지우는 작중에서 몇 안 되는 정상인 중 한 명이다. 메인 빌런 3인방 중에서 최악질은 단연 이장미다. 물론 살인은 안 했지만, 그녀는 고의는 아니어도 살인미수를 한 차례 저지른 바 있고, 미성년자 납치, 사기, 도박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심지어 인간 쓰레기이긴 해도 미친 사람 같지는 않은 장영식이나 조남수와는 달리 제정신인 것 같지도 않아서 정신과 치료가 상당히 시급해 보인다. KBS2TV 주말 드라마 역사상 최악의 악녀 중 하나로 꼽히는 [신사와 아가씨]의 조사라도 이장미에 비하면 양반이다. 지우가 장영식의 혼외자라는 걸 나은주가 알고 있는지 아니면 잘 모르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단, 지우가 본인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건 나은주도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장영식 역시 이장미에게 지우는 건드리지 말라고 경고하는 걸 보면 적어도 지우에 대한 부성애만큼은 진심인 듯 보인다. 그런데 이장미는 장영식의 친부모와 출생의 비밀에 대한 걸 알고 있는 듯 보인다.
장영식, 이 자는 할머니 윤갑분과의 대화를 들어 봐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을 위해 희생한 고모 장세란을 자기 엄마 돈을 가져갔다며 증오하는 못된 인간이다. 차라리 장서아나 장다야 같은 전형적인 질투에 찌든 밉상 캐릭터이자 개그 캐릭터인 상민이가 시원시원하고 멋있어 보일 정도다. 단, 다음 화 예고편에서 이 드라마에서 가장 최고의 정상인이자 사이다 캐릭터라 할 수 있는 상준이 매니저 왕승구가 이상준과 장지우의 유전자 검사를 추진하는 것은 장영식 역시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상준과 장지우가 친부자지간이 아니고 이 모든 것이 장영식의 사기극이었다는 사실은 조만간 밝혀질 듯 보인다. 장세란 역시 장영식의 이 같은 추악한 실체를 알면 경악할 것이다. 상준이 엄마는 나쁜 년은 아니지만 은근 발암기가 있긴 하다.
좀 다른 얘기긴 하지만, [펜트하우스 3] 초반부에서 오윤희 역시 심수련의 또 다른 핏줄을 찾아 달라는 로건 리의 부탁을 들어 주기 위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주단태가 보는 앞에서 대놓고 유동필을 붙잡고 얘기를 해서 주단태가 유동필의 분수대 계획을 눈치 채게 만들거나 주단태한테 대놓고 민설아의 쌍둥이 동생의 생사 여부와 안부를 묻는 등 본의 아니게 트롤 짓을 해서 본인은 물론 유동필까지 위험에 빠뜨렸다. 오윤희는 행동력은 확실히 있고 [펜하] 시리즈 여성 캐릭터들 중에서 힘도 제일 세지만 지능은 좀 딸리는 편이다. 내가 만약 오윤희였다면 주단태한테 들키지 않게 최대한 비밀스럽게 일을 추진해 나갔을 것이다. 그 트롤 짓을 다른 작가의 다른 작품에서 이상준, 김태주 등과 같은 여러 캐릭터들이 하고 있다. 심수련이 석경이가 자신의 친딸이자 민설아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건 경찰서에서 받은 오윤희의 유품에 있던 마지막 생전 녹음 파일 때문이었다. 물론 악행의 강도는 꽤나 큰 차이가 있지만, 유전자 검사 결과를 조작질해서 혈연 관계를 가지고 사기를 치고 가족 간의 사이를 이간질시킨다는 점에서 주단태와 장영식은 완벽한 일란성 쌍둥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준이는 틈만 나면 유전자 검사 의뢰 사실을 영식이에게 알리는데, 이건 엄청난 자충수요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것이나 다름없다. 다만 다음 화 예고편에서 태주가 장세란과 장영식이 있는 곳에서 이를 말해 버려서 장영식이 또 이를 알게 되기는 해도 왕승구 매니저는 애초에 장영식이 유전자 검사 결과를 조작했음을 전제로 깔고 이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영식이가 이번에는 어떻게 막지 못할 것이다. 장영식이 아무리 나쁜 놈이라고 해도 주단태처럼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왕승구 매니저에게 물리적 위해를 가하는 방식까지 쓸 사람은 아니고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
신무영-조남수-신지혜와 박정희-최태민-박근혜
신무영-조남수-신지혜의 서사를 보면 필자는 왠지 박정희-최태민-박근혜의 서사가 오버랩된다. 신무영을 박정희, 조남수를 최태민, 신지혜를 박근혜에 대입해 보면 딱 들어 맞는다. 물론 신지혜 자체는 본래 성격이 나쁜 사람은 아니고 선한 사람이지만, 지금 그녀는 마치 최태민-최순실-유영하에게 가스라이팅당해서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박근혜처럼 조남수에게 가스라이팅당해서 사리분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신무영과 김소림의 연애를 방해하고 있다. 단, 다음 화에서 장현정을 통해 신지혜 본인이 신무영의 친딸이 아니라 친엄마가 밖에서 바람 피워서 낳은 자식이고 신무영은 자기 아내가 밖에서 낳은 자식을 데려다가 친자식처럼 키워 준 대인배 중의 대인배라는 사실을 신지혜가 알게 되는 장면이 나와서, 신지혜가 조남수의 실체를 알고 다시 제정신으로 돌아오는 건 시간 문제다. 조남수 역시 신무영에게 내쳐지는 건 시간 문제다. 메인 빌런 3인방 중에서 제일 나쁜 사람 순서를 정하자면 이장미 > 조남수 > 장영식 순이다. 내 개인적인 평가가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법적으로 따져 봤을 때 실제 죄질이 그렇다.
[삼 남매가 용감하게]라는 드라마는 김인영 작가의 드라마 중에서도 단연 최악의 졸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나도 이 드라마는 정말 볼 가치조차 없는 쓰레기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엄마가 보니까 옆에서 같이 어쩔 수 없이 볼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또 다시 자연스럽게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차라리 TV조선에서 하는 문영남 작가의 [빨간 풍선]이 훨씬 재밌다며 호평을 받고 있다(물론 안 봐서 나도 문영남 작가 신작은 잘 모르겠다.). 김인영 작가는 김순옥은 물론 문영남이나 임성한보다도 필력이 한참 떨어진다. 한국판 셰익스피어라 할 수 있는 김순옥 작가는 정말 최고의 필력을 가진,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 작가고, [더 글로리]의 김은숙도 김순옥에 비하면 한 수 아래다. 난 안 봐서 모르지만 [더 글로리]가 [펜트하우스]와 비슷한 느낌이 난다 하는데, [펜트하우스]에 비하면 전개가 좀 느리고 밋밋한 게 단점이라고 한다. 김은숙 작가의 전문 분야는 사실 복수극이 아니라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태양의 후예] 등과 같은 오글거리는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더 글로리] 역시 [펜트하우스]나 [오징어 게임]처럼 시즌제로 갈 것으로 보인다. [오징어 게임]의 경우는 시즌 2에서는 시즌 1에서 목소리로만 등장했던 이병헌이 본격적으로 출연해서 맹활약을 펼치며 이정재와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를 연출해 낼 것으로 보인다. 김은숙 작가의 [더 킹]이 김순옥 작가의 [황후의 품격]과 소재가 비슷한데, 두 작품을 비교해 보면 [더 킹]이 [황후의 품격]에 비해 퀄리티가 한참 떨어진다.
초반부에 밉상 캐릭터였던 이상민은 오히려 시원시원한 사이다 캐릭터로 이미지가 바뀌었고, 김태주, 이상준, 장세란, 김소림 등 선역 캐릭터들도 은근 답답한 면모가 하나씩은 다 있다. 지우는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이자 본작의 최대 피해자다. 그나마 상준이의 매니저인 왕승구 정도가 고구마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사이다 캐릭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 필자는 이선균과 문채원이 나오는, 은근 [빅마우스]와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법쩐], 차태현과 정용화의 코미디 드라마 [두뇌공조], [왔다, 장보리!]나 [내 딸, 금사월] 같은 김순옥 초기 작품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피카레스크 복수극 [태풍의 신부], [내 눈에 콩깍지] 등 여러 편의 드라마를 매일 꾸준히 챙겨 보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주 챙겨는 본다. [태풍의 신부]는 확실히 김순옥 초창기 때 분위기가 나고 무엇보다 김순옥 사단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손창민이 메인 빌런으로 나와서 더더욱 그런 분위기가 나서 정말 재미있고 좋다. 손창민이 맡은 역할 중 단연 최악의 악역인 강백산 회장은 주단태의 손창민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집 안에 자신만의 비밀 공간이 있다는 점부터 해서 강백산과 주단태는 여러모로 공통점이 참 많고, 악행의 강도도 서로 우열을 가리기가 힘들 정도로 비등비등하다. 동일한 배우가 연기한 강만후는 그래도 개그스럽고 찌질한 면모라도 있었지만, 강백산은 그런 면모조차 없는 굉장히 소름 돋는 악역이다. [법쩐]은 정확히 무슨 내용인지는 잘 모르지만 교도소 씬 때문에 은근 [빅마우스]랑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난다. 이선균 배우가 [빅마우스]에서 이종석이 했던 역할과 비슷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내 눈에 콩깍지]는 정확히는 모르지만 장세준이라는 캐릭터가 전작 [으라차차 내 인생]의 강성욱이나 강차열과 비슷해 보인다. 장세준은 강차열보다는 강성욱에 더 가깝다. 차윤희가 최미경과 같은 최종 보스 포지션이고, 김해미가 백승주 포지션, 이영이가 서동희 포지션이다.
그리고, 정치 현안 관련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하나만 하자면, 김기현 의원이 여성들도 민방위 훈련과 같은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모양인데, 필자는 김기현 의원님의 이 같은 주장에 적극 동의하고 공감하는 바이다. 여자들도 위급 상황에 국가와 민족을 수호하려면 남자들처럼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그런 기초적인 군사 훈련은 미리 받아 둬야 하지 않겠는가?
2023.01.23.
노묵훈응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