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 이순신 장군 12척의 리더십과 안철수의 리더십
2014. 9. 2
필자가 그저께 올린 '문죄인'이라고 표현한 어느 글을 운영진께서 24시간이 지난 후인 어제 저녁, 자정까지 시정하지 않으면 활정시키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하시라고 답을 달았는데, 아직 활정이 안되어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이미 필자의 취지를 운영진에게 전달하고 오늘 자정까지 답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이제부터 굳이 다시 문죄인이라는 표현을 쓸 필요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명량의 주인공 최민식, 그리고 다른 영화배우 송강호, 이 두명은 진짜 남자입니다. 필자가 은퇴하기 전 주로 하던일이 금융쪽 일이라 투자관계로 이 두명의 배우와 더불어 영화인 몇명과 함께 술자리를 가진일이 몇번있었습니다. 그런데 최민식은 진짜 남자였습니다. 그는 소주를 제일 좋아합니다. 허름한 실내 포장마차에서 소주를 맥주컵에 따라 마시는데 1인당 한 4-5병씩은 먹었던 것 같습니다.
필자는 명량을 보지않았습니다. 뭐 어차피 조금만 기다리면 TV에서 다 보여주는데 굳이 영화관까지 찾아가서 보기도 귀찮고 합니다. 필자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가 아마도 '겨울왕국'이라는 만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괜한 쓸데없는 사설이 좀 길었습니다.
영화 명량이 흥행하자 대통령을 비롯하여 여야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영화를 관람하고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말합니다. 궤멸된 조선 수군의 남은 배 12척과 온갖 고문으로 피폐해진 몸뚱이를 끌고 이순신은 백성과 함께 일본 수군 300여척과 해전을 벌입니다. 그리고 기적같은 승리를 합니다. 지금 세상은 어떻게 고작 12척으로 승리를 할 수 있었는가를 두고 이순신의 리더십에 대하여 여러 말들을 합니다. 그것이 '사즉생'의 각오였느니, 임금을 향한 충이아니라 백성을 향한 충이 승리의 바탕이었느니, 부하도 단 칼에 베어내는 공정하고 엄격한 정신이었느니,,,, 참 말들이 많습니다. 뭐 다 맞는 말들입니다. 어쨌든 이순신은 고작 12척의 배로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한 것이 분명하고, 그 승리를 이끈 리더십이 위에서 언급된 모든 것들의 복합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안철수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향하여 12척의 배로 승리한 이순신 장군의 결기를 본받아 시즉생의 각오로 정치를 하라고 말합니다. 어떤 이는 이 사즉생의 결기로 지금 탈당을 하여 죽기로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이 사즉생의 결기로 야당 강경파들과 싸우라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이 사즉생의 결기로 문재인과 야당강경파와 합세하여 박근혜 대통령와 새누리당에 대항하라고 합니다. 제 각각 그들의 입장에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순신장군의 12척을 가지고 승리한 사즉생의 리더십을 지금 정치권과 대한민국에 적용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왜 12척의 배로 싸워야 하나요? 왜군보다 많은 500척의 배을 준비하면 안될까요? 지금이 12척의 배로 전투를 치루어야만 할 상황일까요? 아, 물론 단원고 희생학생 유가족을 앞세우는 시민단체와 이들을 지지하는 문재인과 야당 강경세력에게 지금 이 순간이 12척의 배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과 싸워야 할 만큼 생사과 국운이 걸린 긴박한 상황으로 인식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적어도 국민 50% 이상, 아니 야당의 장외투쟁을 반대하는 국민 65%에게는 지금의 상황이 12척의 배로 명운을 걸고 싸워야 할 상황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뭐 어차피 야당 강경파와 시민단체,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정권을 손에 넣지 않은 한, 항상 12척의 배로 싸우는 기분일 것입니다.
다시 원래 글 취지로 돌아가서, 지금 이 순간이 안철수가 12척의 배로 싸워야 하는 순간일까요? 지금의 안철수는 명량의 이순신처럼 12척의 배로 조선의 국운이 걸린 승부를 해야하는 시점이 아니라, 300척 이상의 배와 화포, 훈련된 군사를 준비하여 이기는 전투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필자가 말한다면 그것이 잘못된 생각일까요?
이순신 장군 23전 23승의 역사에서 빛나는 전승의 기록은 이순신 장군이 패배할 수 있는 전투를 한것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전투를 했기 때문이라고 여러분은 생각하지 않습니까? 물론 명량해전은 모든 것이 불리한 가장 악조건속에서 치러진 전투였지만, 이순신은 이 전투마저도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던 것이 바로 승리의 비결이라면 비결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순신이 승리한 나머지 전투 모두 이순신이 이길 수 있는 전투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거북선을 비롯한 함선과 함포를 만들고, 불리한 외부환경을 유리하게 만들며 병사들을 하나로 모으고 훈련시키면서 백성의 신임을 얻는 것, 즉 이길 수 있는 전투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이순신의 리더십이며 승리의 비결입니다.
왜군의 재침공을 우려하는 선조가 부산진에 주둔하던 왜군을 공격하라는 선조의 명령을 끝끝내 거부하였고 결곡 옥에 갖힌 채 항명과 모반이라는 죄를 뒤집어 쓰고 온갖 악형에 시달렸습니다. 선조의 명령은 잘못된 명령이었고 이길 수 있는 전투가 아니라 모두를 몰살시킬 수 있는 전투였기 때문입니다. 이순신이 그동안 애써 힘껏 준비한 모든 함선과 훈련된 수군을 원균은 칠전량 전투에서 모두 수장시키고 말았습니다. 그것은 원균이 이길 수 있는 전투를 하지 않은 채 패배할 전투를 치렀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2년 반MB정서가 가득하여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던 4월 총선, 친노 한명숙은 막말김용민을 공천하고 통진당과 연대하면서 한미FTA를 부정하고 친노를 앞세워 공천하여 결국 총선의 승리를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자 지금의 대통령인 박근혜에게 갖다 바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안철수의 양보로 대선후보가 된 문재인은 선거에서 패배하였습니다. 그들은 이길 수 있었던 전투를 패배할 전투로 스스로 만들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의 리더십은 이길 수 있는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준비를 하고 진정성을 국민에게 보여주면서 신뢰를 회복하고 책임있는 정책을 만들어서 국민의 지지를 얻는 것입니다.
필자는 지금 안철수에게 12척의 배로 사즉생, 죽기살기의 전투를 하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안철수에게 이길 수 있는 500척 이상의 배를 만들라고 합니다. 그래서 필자는 글을 씁니다.
안철수의 500척의 배란, 시대의 흐름인 인간중신의 중도-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대결의 정치가 아닌 대화와 타협통하여 갈등을 조정하며 최소화 할 수 있는 통합의 정치, 국민과 국가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희생의 정치,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능력의 정치이며, 지금 정치권의 문제를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정치, 그리고 미래를 준비하는 희망의 정치를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수단인 배려의 경제, 복지의 경제, 특화의 경제를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안철수의 새정치이며 안철수가 준비하여야 할 500척의 함선입니다.
어차피 안철수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혹자는 2012년 국민 지지율을 말하지만 그것은 500척의 배가 아니라, 어쩌면 그것은 지금의 거대 정치권력앞에 쉽게 부서질수 있었던 신기루였을지도 모릅니다. 지난일을 아무리 돌아본다고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준비되고 만들어져야 할 안철수의 500척의 함선은 절대로 부서지지 않고 어떤 파도도 넘을수 있는 거대한 함선이어야만 합니다.
지금 안철수에게 필요한 것은 12척의 배로 죽기살기로 싸우는 결기가 아니라. 승리를 할 수 있는 300척 이상의 함선과 함포를 준비하고 지지자를 모으며 국민 지지를 받아 이길 수 있는 전투준비를 하는 것이 바로 안철수가 이순신에게 배워야 할 리더십입니다.
필자는 안철수의 이 500척의 함선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안철수이기 때문입니다.
약수 (필자는 다음카페 '안철수와 함께하는 변화와 희망'에 글을 올립니다. http://cafe.daum.net/ahnforum) 추신 : 혹자는 지금 안변희 게시판에 퍼날라 도배되는 대통령비난과 야당강경파 지지 기사들, 그리고 자신들의 일상을 주고 받으면서 문안 드림을 외치고 보수 혹은 중도성향의 지지자를 공격하는 것이 안철수의 500척 준비라고 생각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각자의 판단이겠지요? |
출처: 若水居士의 世上談論 원문보기 글쓴이: 약수거사
첫댓글 작년 9월 글입니다. 이제 안철수에게 필요한 것은 이기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이기는 환경을 만들어야죠. 그게 핵심이겠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부분은. 자식잃은 부모들입니다. 누구 앞잡이가 되고 말고가 어딨습니까. 다 스스로 나선 것이니 설령 자기 이익을 위해 끼어든 자 있다 하더라도. 앞잡이가 된 것이라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죠. 부모된 입장으로 우리가 공감할 수 있다면요.
내가 언제 세월호 희생학생 부모를 앞잡이라고 했던가요?
@약수거사 그들을 앞세운다고 하니 앞잡이라고 생각하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누가 앞세워 선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선것이라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눈사람
작년 8월의 상황을 돌아다보면,
문재인과 야당 강경파, 그리고 시민단체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이라는 과제를,
대통령 퇴진과 새누리당 심판론으로 몰아가면서 유가족을 앞세웠던 측면이 있습니다.
전 세월호 진상규명은 여야와 이념을 떠난 대한민국 모두의 문제이며,
이를 위해 여당의 대통령 과잉보호와 야당의 대통령에 대한 심각한 공격 모두 우려를 표했고,
여야와 유가족이 모두 손을 떼고 중립성, 객관성, 전문성이 보장된 조사위와 특검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약수거사 정치가 개입하지 않고 무슨 수로 중립객관전문이 보장된 조사위/특검이 가능하겠습니까. 정치가 해결해야할 대 참사였던 것은 맞습니다. 다만, 작금의 여야가 그럴 의지도 능력도 안되는 프로레슬러들인 것 아니겠습니까. 이거는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우리 자신에게 미안해야 할 일입니다. 부끄러운 일이고요. 참담한 일입니다. 유가족이 정치권 다툼에 소모됐다? 이렇게 남의 집 불구경하듯 말할 수 있는 일이겠습니까. 도의적으로 말이죠. 여당의 과보호 야당의 심각한 공격 맞는 말씀입니다.
@눈사람
왜 중립성, 객관성, 능력이 보장된 조사위 특검 구성이 불가능할까요?
난 조사위원장에 고건 전 총리, 김능환 대법관, 조순형 전의원을, 특검에 김영란 남편 조순형을 제안했습니다.
조사위는 정부와 관료 조직을 매우 잘아는 사람으로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며, 그래야만 조사위가 전문가 중심으로 꾸려질 수 있었고,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 블로그에 가면 관련 글이 꽤 많습니다.
조사위나 특검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며, 핵심은 중립성, 객관성, 전문성, 능력이 바로 조사위원의 조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수거사 블로그 찾아가 읽어봤습니다. 부모로서 유가족 이해하시는 마음으로 나름 해결방안을 찾아보신 내용들 공감합니다. 중립, 객관, 전문성이라는 원론적인 조건 공감합니다. 제안하신 인물들도 그러한 조건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진영논리.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도 맞는 말이죠.
다만, 아시다시피 의혹이 많고, 나같은 제3자가 느끼는 의혹보다, 유가족이 품은 의혹 많습니다. 억울함도 많은 세상입니다만, 이것은 도가 지나친 억울함입니다. 그들이 이태석씨를 요구한것이든 무엇이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입니다. 문재인을 찾든 아니든 지푸라기를 잡는 것이죠.
@눈사람 지푸라기 밖에 붙잡을게 없는 상황을 유가족에게 진영논리에 먹잇감이 됐다고 할 일은 아닙니다. 그냥 우리가 함께, 같은 부모된 심정으로 미안해할 상황인 것이죠. 님께서 제안하신 원론적인 입장들이 아무리 훌륭한들 그렇지 않습니까? 아닌가요? 정말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었겠습니까. 우리 사회가요?
이런 말씀 드렸던 것입니다.
@눈사람
저도 애 둘이 고등학생인데 왜 부모의 마음을 모르겠습니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가족의 감정을 앞세우면, 문제의 해결이 아닌 유가족 한풀이로 오해를 받고
결국 결과물은 다시 진영논리 시비에 휘말릴 것이며, 이것은 안전한 대한민국과 진상규명이라는 본질을
오히려 훼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란 국민 개인이 아닌 국민 다수를 위한 것이기에..............
@약수거사 지딩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바꿔야만 말씀하신대로 유가족을 넘어서 국민 전체를 위한 진상조사 해볼 수 있겠습니다. 지금은 한풀이도 못하는 수준이고요. 이번에 마음 잘 맞춰서 적어도 저렇게까지 황망한 억울함은 없는 시대로 함께 바꿔나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