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26도. 어제보다 6도가 낮았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는 그만큼 대지를 식혀주어
서늘한 공기까지 몰고 온다. 아무리 장마철이라 해도 비가 그치면 폭염이 시작되었기에
이렇게 선선한 날씨를 만끽하고 싶었다. 아침에는 우산을 받쳐 들고 초등학교 운동장을
맨발로 도는 사람들과 합류했고 정오경에는 진접역에 갔다.
비는 그래도 금방 잦아들지 않았지만 소강상태다. 산등성이를 올라가다 보니 길이 잘 닦인
곳은 공장 막다른 곳이고 산길은 좁고 진흙길이다. 잡초는 발목까지 차다가 들어갈수록 허
리만큼의 크게 되어 걸음걸이를 방해한다. 길이란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면서 생긴 것일진대
설령 아니더라도 여름 우기에 부쩍 자란 잡초를 헤치며 길을 찾기로 했다. 조금 올라가다보
니 허기도 진다.
그때 앞에 보이는 것이 애기 주먹크기 만한 과일인데 파르스름해서 땡감이 열린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갈색의 돌배였다. 그 옆에는 새카만 버찌도 주렁주렁 달려있다. 안적이
드문 곳에 있는 돌배는 말로만 들었지 처음 보는 과실나무이었다.
첫댓글 잠수교 분수 쇼
어제도 무척 더웠다는데 한낮에는 하늘로 올라간 감나무 가지를 자르면서도 그다지 덥지 않았다. 아마 에어컨으로 몸을 식혀서 그랬을 거다. 퇴근은 걸어서 잠수교 쪽으로 가는데 그제야 등에 땀이 흐르고 극한 폭염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온몸에 열이 오르니 빨리 가서 지하철을 탈 생각 밖에 없다. 한강 변에 앉은 사람들도 부채질을 하고 있고 어스름한 초저녁에 강바람을 쐬고 있는 외국인도 보인다. 잠수교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알록달록한 색깔로 물을 뿜어내는 모양이 보인다. 잠시 쉬었다가는 다시 뿜어내는데 둥글게 돌면서 회전도 하고 보는 이의 재미를 돋군다. 잠수교를 건너고 곧 서빙고역이 나오는데 에어컨이 빵빵한 고객 쉼터에 들어서니 천국이 따로 없다. 다른 역에서는 그리 못 본 새로운 발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