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의 호랑이
사람들은 내말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팔공산에서 호랑이를 보았다고 했더니 아무도 믿어주질 않았습니다.
“당신이 본 것은 살쾡이를 본 것이겠지 호랑이가 팔공산에 있을 수 있습니까? 거짓말 하지마세요.” 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팔공산에서 호랑이를 보았습니다.
2007년 2월 3일 이었습니다. 나와 대상 32회 동기이신 나정훈씨(우체국장퇴임)와 함께 등산을 하다가 호랑이를 보았습니다.
당시 나정훈씨와 나는 팔공산 동봉에 올라간 후 다시 서봉으로 가기 위하여 팔공산의 최고봉인 비로봉(해발1192미터) 꼭대기 바로 밑을 통과 하고 있었습니다. 비로봉의 정상에는 여러개의 통신안테나 시설이 웅장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그 통신시설물의 주위에는 철조망이 쳐져 있습니다.
호랑이가 나타난 곳은 그 비로봉 정상에 있는 통신시설의 철조망 울타리 옆이었습니다. 그곳은 등산객의 출입이 거의 없는 지역입니다. 당시 그곳 비로봉의 정상부근은 겨울눈이 놓지 않고 희끗 희끗 남아 있었습니다. 소나무는 띠엄 띠엄 있고 잡목은 많아도 겨울이라 잎이 떨어져 비교적 시야를 넓게 볼 수 있는 지역이었습니다.
오후 두시 쯤 이었습니다. 등산로도 없는 이곳을 내가 앞서고 나정훈씨가 나의 뒤를 따르고 지나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바로 5m앞이었습니다. 이때 호랑이 두 마리가 빠른 속도로 우리 두 사람 앞을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우리 두 사람이 지나가는 방향과 직각을 이루며 산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지나갔습니다. 호랑이를 본 우리 두 사람은 정신이 아 찔 했습니다. 당시 호랑이는 우리 두 사람을 보지 않고 지나갔지만 우리 두 사람은 소름이 끼치도록 놀랬습니다.
나는 호랑이의 모습은 선명하게 보았습니다.
이때 우리가 본 호랑이는 키가 작고 몸집이 작았습니다. 몸집의 길기가 약 1.2m 정도로 시골에서 키우는 토종개보다는 몸집이 두 배 정도 크고 공원에서 사육하는 호랑이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작았습니다. 그 호랑이는 우리 두 사람의 5m앞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달려갔습니다. 우리 두 사람의 앞을 스치듯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호랑이의 눈과 마주친 것은 아니었습니다. 얼굴 모습은 제대로 볼 수 없었고 옆모습과 뒷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몸통에 새겨진 얼룩무늬는 공원에서 사육하는 호랑이와 똑 같았습니다. 단지 키가 작고 덩치가 작을 뿐 동물영화에 나오는 호랑이와 똑 같았습니다. 그 호랑이는 정말 빨랐습니다.
호랑이를 보는 순간 우리는 무서운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만약 그 호랑이가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어르릉 어르릉 했더라면 우리 두 사람은 기절초풍을 했을 겁니다. 그 호랑이가 빠른 속도로 지나간 것이 우리 두 라람 에게는 천만 다행이었습니다.
그 호랑이는 몸집이 작은 종류의 호랑이 인 것 같기도 하고 아직 덜 자란 새끼호랑이 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호랑이가 왜 도망치듯 빠른 속도로 우리 두 사람을 스치고 지나갔는지는 의문입니다. 두 마리가 사랑의 드라이브를 하다가 길을 잃은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호랑이는 밤이나 낮이나 시야가 넓다고 하는데 바로 옆에 먹이 감(나정훈씨와 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스쳐지나간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호랑이는 사람을 두려워하는 지도 모릅니다. 배가 불러 그랬을까? 아 뭇 튼 우리 두 사람이 두 마리의 호랑이에게 당하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리고 대 낮에 두 마리의 호랑이가 나타난걸 보아 팔공산에는 호랑이가 몇 마리 더 있는지 연구의 대상이라 하겠습니다.
팔공산은 엄청 큰 산입니다. 팔공산의 최고봉(비로봉)은 해발 1192미터이며 갓 바위에서 가산산성으로 이어지는 팔공산 산맥은 약 25km 나 되고 1000미터 내외의 높은 산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팔공산의 특징은 산이 높고 숲이 울창하고 물이 항상 마르지 않고 흐르고 있습니다. 특히 팔공산의 비로봉과 동봉 병풍바위 등의 북쪽의 능선과 계곡에는 울창한 원시림이 광활하게 퍼져있습니다. 그쪽은 지금도 등산객이 뜸한 지역입니다 그쪽은 지금도 산 짐승들이 살기에는 좋은 환경이라 하겠습니다.
6.25사변 직전 내가 어릴 적에는 산에 늑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늑대가 사라진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팔공산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은 필시 무슨 까닭이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최근 수년 동안 전국 어디서나 산이란 산에는 멧돼지가 많이 살고 있습니다. 멧돼지들이 때를 지어 다니며 농작물을 파 해치고 있어 농민들을 골탕 먹이고 있습니다.
팔공산의 호랑이는 이 멧돼지를 잡아먹고 사는지도 모릅니다. 백두산에서 살고 있는 호랑이가 남한의 멧돼지고기 맛을 보고 이곳저곳을 다니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북한의 산에는 나무가 없는 민둥산입니다. 백두산 호랑이가 나무 없는 북한 땅에서 먹고 살기가 어려워 이곳저곳을 해매 다가 팔공산 까지 내려왔는지도 모릅니다. 호랑이는 하룻밤에 천리를 갈 수 있다하니 백두산에서 팔공산에 오는 것은 그리 어려울 건 없다 하겠습니다. 단지 호랑이도 휴전선을 넘어오기는 힘들 겁니다. 그래서 몸집이 작은 호랑이가 넘어 왔는지도 모릅니다. 내가본 호랑이는 몸집이 작았습니다. 시골 토종개의 두 배정도였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호랑이는 몸집의 길이가 186cm~400cm 이며 백두산 호랑이는 현제 50마리정도가 백두산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본 호랑이는 작았습니다. 몸통의 길이가 1.2m 정도였습니다. 붉은 무늬와 까만색의 줄무늬가 선명했습니다. 그 호랑이가 팔공산에 아예 거점을 두고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고는 등산객들이 여기저기 있는 대낮에 나타날 수 없다고 생각됩니다.
나는 등산을 한지 40년이 되었고 팔공산을 300번도 넘게 산행을 하였습니다. 그동안 산행 중 사슴과 야생염소 멧돼지 산토끼 너구리 등을 보았고 송이버섯도 여러 번 따기도 했습니다.
호랑이를 본 나정훈씨와 나는 어쩌면 행운인지 모릅니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산신령이라 하였습니다. 우리는 산신령을 본 것입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야생 호랑이를 발견한다는 건 그리 쉽지 않다 하겠습니다. 호랑이는 아무에게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습니다. 호랑이를 본 우리 두 사람은 앞으로 어떤 행운이 올듯합니다. 혹시 새로운 여복이라도 생길지 모르겠습니다. 요즈음 몸도 좋고 기운도 더 좋아졌습니다.
지금까지 위에서 말씀드린 것은 진실입니다. 팔공산에 호랑이가 두 마리나 있었습니다. 나정훈씨와 나는 그 두 마리의 호랑이를 분명히 보았습니다. 그 두 마리의 호랑이는 살쾡이는 아니었습니다. 분명한 호랑이였습니다. 내 말을 믿어주시길 바랍니다.
2008. 5. 팔공산에서 만난 호랑이를 생각하며
심곡 곽 청 언
첫댓글 위에 사진은 봤다는 바로 그호랑이는 아닐거고. 제정신이 아닌데 사진기 더리댈 겨를이 있었겠오 그런데 난 혹 레규어(호랑이 보다는 작고 살쾡이 보단 조금큰 장미꽃 무늬 고양이과)가 아닌가 싶기도하네요 어쨋거나 뻥칠 이유도 없고 믿어보자구요. 그런데 그 톱뉴스를 바로 메스콤에라도 알렸으셔야지 왜 일년이 지난 지금에야 밝히는지 하여간 금강산 관광가서 북한 감시원한테 끌려갔을때 보다 더 놀랐겠네요. 감축 드립니다.
놀고있네--- 호랑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