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대나 ‘요즘 애들’을 구분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X세대, Y세대, 그리고 아직도 통용되는 MZ세대 등 요즘 젊은 사람들을 한데 묶어 유형화해왔다. 이런 시도는 본래 마케팅 목적으로 탄생한다. 시대가, 그리고 세대가 변했으니 그들의 특징을 파악해 마케팅에 적용하려는 목적 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잘파세대는 MZ 다음 세대를 지칭한다. 통상 80년대생부터 2000년대생까지를 지칭하는 MZ세대는 포용하려는 범위가 너무 넓었다. 스마트폰에 익숙하고, 젊은(어린) 애들이라는 큰 틀에서는 묶일지 모르지만, 주변의 많은 80년대생들은 내가 MZ라고? 하고 반문하곤 했다.
Z세대 조차도 MZ라는 틀에 갇혀 유형화 되는 것을 거부했다. 나는 그저 나일 뿐이라고, 나를 분석하고 범주화 하지말라고.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반발심 조차도 Z세대의 특징으로 회자되곤 한다.)
어쨌든, 이제는 알파가 왔다. 알파벳을 넘어선 다른 차원의 인간. 스마트폰 네이티브라는 큰 특징으로 Z세대와 함께 묶어 잘파세대라 불린다. 이 책은 이 잘파세대에 대한 고찰이며, 이 새로운 시대적 흐름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잘파를 이해하는 4가지 키워드
1. 디지털 온리 스마트폰과 함께 태어난 비대면 세상의 끝판왕
2. 자중감 내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감각
3. 현재적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지금·여기’에 집중하기
4. 세계인 세계를 향해 열려있는 감각
잘파시대의 소비트렌드
비대면서비스 왕국
개취마켓 (핵개인시대의 니치마켓)
커뮤니티 커머스 (다양한 커뮤니티의 등장과 관련 비즈니스 모델)
AI로 더 활발해지는 콘텐츠 비즈니스
잘파시대의 조직문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 개인과 조직의 갈등(회사일로 갈등조차 하지않는 개인)
비대면 작업설계(휴먼포비아와 콜포비아)
손해보고싶지 않은 원칙주의자들
넛지적 설계(강압적이지 않은 부드러운 설계로 원하는 행동을 유도)
이 책의 많은 부분에 공감이 갔다. 특히 조직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는 내가 지금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들이라 더 생생하게 와닿는 것 같다.
연차가 쌓일수록 내가 그 유명한 ‘젊은 꼰대’는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함께 커진다. 팀원 눈치보랴, 임원 눈치보랴 나같이 낀 세대는 우리끼리 모여 하소연한다. 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입사했을 때 내 선배들은 ‘요즘 애들’인 나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테지. 고대 이집트의 벽화에도 요즘 애들은 버릇없다는 이야기가 써있다고 하니 새로운 세대에 대한 거부감은 인간의 종특일지도 모른다.
아직까지 잘파세대는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직 우리 회사에는 잘파세대가 많지 않다. 하지만 MZ세대가 그랬던 것 처럼 곧 조직에, 사회 전반에 등장할 것이다. 그들이 바꿔나갈 세상이 꽤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