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랐지만… 당국 압박에 대출금리는 떨어질듯
은행 주담대 금리 한주새 0.7%P↓
오늘 발표 코픽스도 하락 전망
“금리 오락가락… 예측 어려워” 불만
한국은행이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지만 은행권의 대출 금리는 오히려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최근 계속해서 대출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데다 금융채 등 시장 금리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의 개입에 금융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13일 현재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연 4.78∼7.41%로 집계됐다. 6일만 해도 연 8.11%까지 올랐던 금리 상단이 일주일 새 0.7%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예대금리 차가 너무 크다”는 여론의 지적과 금융당국, 정치권 등의 금리 인하 압박이 이어지자 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내렸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13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다시 올라야 하지만 이번엔 또 ‘역주행’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 16일 발표되는 지난해 12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은행이 전달 취급한 예·적금 금리 등을 반영해 움직인다.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압박한 뒤 은행권의 예금 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12월 코픽스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코픽스는 약 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도 일주일 새 0.394%포인트 떨어졌다.
금융당국도 대출 금리 인하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3일 “은행은 가산금리 등을 조정할 수 있는 재량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 금리 상승으로 가계·기업의 부담이 크다는 점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2021년 8월부터 1년 넘게 지속된 금리 인상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족’들의 이자 부담은 한계치에 이른 상태다. 한 시중은행의 실제 대출자 사례에 따르면 2021년 1월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원리금 균등 분할 상환)과 신용대출(신용 3등급)로 5억7400만 원을 빌려 서울 영등포구의 아파트를 산 A 씨가 매달 갚는 원리금은 이달 기준 345만 원으로 2년 전(229만 원)보다 51%(116만 원) 급증했다. 적용되는 금리가 2년 새 3.4%포인트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시장 금리가 오락가락하면서 금리를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는 소비자의 불만도 제기된다. 직장인 임모 씨(37)는 “금리가 좀 더 오를 것으로 생각해 대출은 지난해 미리 받고 예금은 들지 않고 기다렸다”며 “결과적으로 대출은 금리 고점에 받고 예금은 최적의 시기를 놓쳐버린 꼴이 됐다”고 억울해했다.
신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