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응용 감독(사진=도현석 작가) |
팀 부진에 침묵하던 한화 김응용 감독이 움직였다. 전반기 막바지부터 고심한 팀 분위기 쇄신 카드를 든 것이다. 7월 18일 김 감독은 <스포츠춘추>와의 인터뷰에서 “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1, 2군 코치 교체를 단행했다”며 “후반기엔 새로운 전략으로 팀 재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7일 마감한 전반기에서 한화는 22승 1무 51패로 9위에 그쳤다. 8위인 ‘신생구단’ NC에도 무려 6경기나 뒤진 꼴찌였다. 팀 평균자책 5.67과 팀 타율 2할5푼7리 역시 리그 최하위로, 팀 성적 지표 가운데 어느 하나도 중위권 이상이 없었다. 리그 1위가 있다손 쳐도 팀 병살 79개, 팀 폭투 58개, 팀 사구 허용 64개, 팀 볼넷 허용 321개 등 좋지 않은 기록들뿐이었다.
야구계는 “한화는 시즌 전부터 류현진, 박찬호, 양훈 등 선발투수가 한꺼번에 세 명이나 빠진 통에 이미 고전이 예상됐다”며 “아니나다를까 세 선수의 공백이 메워지긴커녕 선발진과 불펜진이 동시에 부진하며 마운드가 완전히 붕괴했다”는 말로 전반기 한화의 부진이 전혀 놀라울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세 선수는 지난해 한화 선발로 65번 등판해 전체 선발 횟수의 49%를 책임졌다.
그러나 외부 전력보강에 실패하고, 기대했던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더디며 올 시즌 한화는 11명의 투수를 선발 마운드에 올렸지만, 거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어디 선발진의 부진만 문제였겠는가. 한화 부진 이유를 나열하자면 아브라함의 가계도를 열거하는 것처럼 끝도 없을지 모른다.
어쨌거나 팀의 수장인 김 감독은 고심 끝에 후반기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18일 1, 2군 코치를 전격 교체했다. 코치 교체의 충격요법이 팀 성적 향상으로 이어질진 의문이다. 하지만, ‘강력한 카리스마’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했던 김 감독이 엄혹한 외부 환경과 팀 사정을 냉정하게 판단해 무언가라도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선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김 감독은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후반기엔 애초 계획대로 팀 리빌딩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늘(7월 18일) 1, 2군 코치가 전격 교체됐다. 1군 김종모 타격코치, 송진우 투수코치, 오대석 수비코치, 조경택 배터리코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장종훈 타격코치, 정민철 투수코치, 강석천 수비코치, 전종화 배터리코치가 1군으로 승격했다.
음, 팀 분위기 한 번 바꿔 보려고 시도한 거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거나 하는 그런 차원은 아니다.
코칭스태프 교체는 언제부터 고민하신 건지 궁금하다.
팀 성적이 계속 나쁘다 보니 분위기를 바꿔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었다. (한숨을 내쉬며) 워낙 팀 평균자책과 타율이 나쁘니까. 리그에서 제일 꼴찌 아닌가. 선수들은 바꿀 수가 없고, 코치진 변경을 통해 팀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생각해 구단에 그렇게 이야기했다.
2군으로 내려가는 코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줬나.
코치들은 모두 열심히 했다. 경기 끝나도 집에도 가지 않고 선수들 지도에만 힘썼다. 유니폼 입은 채로 자고. (연방 한숨을 내쉬며) 그런데도 팀 성적이 좋지 않으니…. 코치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나.
올 시즌 전반기 팀 성적이 예상보다 좋지 못했다. 8위 NC에도 6경기 차나 뒤지고, 팀 성적 지표도 모두 낮았고. 전반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다면 그게 무엇이었다고 생각하시나.
휴우-. 역시 투수진 운영이 가장 어려웠다. 주력 투수들 빠지고, (투수) 보강이 안 되니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후반기에도 전력 보강을 기대하긴 어려울 듯싶다. 야구계에선 “한화가 트레이드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서로 상대가 맞아야 하는데…. (한숨을 내쉬며) 어디 그게 가능하겠나.
후반기 한화의 부활을 기대하는 팬이 많다. 감독님께서 구상하는 후반기 전략이 있다면.
전력이 안 좋다고 마냥 기다릴 순 없지 않나. 젊은 투수들을 자주 써보려고 한다. 조지훈도 선발로 꾸준히 써볼 참이다. 내년 시즌에 대비하려면 아무래도 젊은 선수들이 많은 경험을 쌓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생각은 그런데…. 생각만큼 잘 될진 기다려 봐야 알 것 같다.
후반기엔 성적보다 원래 계획대로 리빌딩에 주안점을 두겠다는 뜻처럼 들린다.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최대한 향상됐으면 좋겠다. 전반기에 기회를 주긴 했는데, 대체적으로 투구가 오락가락하더라. 후반기엔 안정된 투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후반기엔 착실하게 준비해서 리빌딩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스포츠춘추 박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