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로 중단되었던 산행이 3개월만에 재개되었습니다.
꽃피고 녹음 짙어가는 좋은 시절 석달간 마스크로 코와 입 틀어막고 두문불출하다가 이날 산으로 갔습니다.
올 2월에 늦게 내린 눈덮힌 청게산을 다녀온 것이 먼 옛날같이 느껴집니다.
그새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우선 사람 모이는 곳이 두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20(수) 산행에는 5명이나 모였습니다.
코로나 덕에 미세먼지가 줄어 숨쉬기 편한 금년 봄이지만, 이날은 전날 내린 비로 공기는 수정같이 맑았고 밝은 햇살에 시계(視界)는 무한히 트여 있었습니다.
사당역에서 출발해 관악산둘레길을 걸었습니다.
둘레길 초입의 주먹만한 불두화를 감상하고, 담장너머로 관음사를 들여다보며 오르는 산길이 너무
상쾌합니다.
둘레길이라고 하지만 제법 오르락 내리락 해서 걷는 재미가 있는 길입니다.
계곡은 이제 아카시아 꽃이 주역입니다.
중간 중간에 개망초 금계국이 숨은 듯 피어 있습니다.
꽃들은 어지러운 세상일엔 관심도 없다는 듯 때되면 알아서 피고 집니다.
산길을 걸을 때 마주하는 어떤 꽃에도 눈길이 갑니다.
아무리 작고 겸손하게 숨어있어도 꽃이기에 그렇습니다.
꽃은 우리들의 꽃 같았던 젊은 시절을 그립게도 하고 위안도 줍니다.
펑일이라 등산객이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들이마시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이 좋은 공기와 풀냄새에 모두 행복한 표정입니다.
둘레길은 높은 정상에 오르는 것이 아니어서, 애써 멀리 보려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담담히 편안히 걸으며 길가 풍경에나 시선을 주면서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 갑니다.
건강얘기 빠질 수 없습니다.
얼마전 이우경님 부인의 캔서 발견과 수술 소식 듣고 놀랐습니다.
그래도 경과가 좋아서 너무 다행입니다.
서우철님도 허리 수술 성공적으로 마치고 재활치료 중입니다.
곧 산에서 뵙기를 기대합니다.
하산길은 낙성대를 거칩니다.
사당 앞 정원엔 옥잠화가 가득했습니다.
민들레꽃은 자기 계절을 보내고 바람 한점만 불면 씨앗을 온 세상으로 날려보낼 준비를 끝냈습니다.
서울대입구역으로 가던 도중 풍천장어집으로 하회장님이 일행을 이끌었습니다.
이런 때일수롤 건강을 위해서 건강식을 해야한다면서요.
우리 인생도 오늘 날씨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바람 좀 불고 비나 눈오는 날이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같이 춥지도 덥지도 않고, 공기 했볕 맑고 연한 녹음이 싱그러운 날은 그리 흔치 않으니까요.
그런 날에 산에 올라 이렇게 걸어다닐 수 있는 건강에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가득했습니다.
고마움이 무뎌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다음달엔 도봉산 둘레길로 갑니다.
HJ (757)
첫댓글 아직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되진 않았습니다.
일말의 우려가 없진 않으나, 둘레길의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두다리를 움직여 걷고나니 훨씬 건강해진 기분입니다.
다음달엔 여러 상황이 호전되어 안심하고 산에 갈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산에만 갔다오면 밤에 숙면을 하니, 이것 보다 더좋은 수면제는 없네요.
6월에는 한수회에 더욱 많이 참석하시기를 기대합니다.
나무 숲길에서 맑은 공기도 마시고, 적당히 휴식도 하며, 초록빛 세상을 눈으로 느끼는 기분은, 스트레스 해소에 최고입니다,
한수회님들!
코로나-19로 인한 운동부족이 없기를 빕니다.
걸어다닐수 있는 건강에 감사와 행복을 느끼는 마음, 또한 축복 입니다. 매달 이어 가는 3번째 수요일 한수회, 그 전통 역시도 그대로 입니다. 가을 절기쯤 둘레길을 걸을수 있을지 열심히 재활운동을 일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