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나은 샛강 수질이 금호강 생명 원천
최상류 위치한 자오천·임고천 등 청정
중류도 율하·불로·동화천은 2급수 유지
서식환경 좋은 신녕천 어류 20종 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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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시 청통면 신원리에서 경산시 하양읍 금호강으로 합류하는 청통천은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평균 1.8㎎/ℓ로 안정된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붕어, 긴몰개, 버들치, 피라미, 갈겨니, 동사리 등 13종의 어류와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쇠백로 등 12종의 조류가 다양하게 서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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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강의 수질은 탐사팀이 돌아본 것처럼 상류지역은 그나마 안정된 모습을 보였지만 중류와 하류는 공장·축산폐수와 불법 경작지로 인해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영천시 자양면에 있는 평천교 지점까지는 1급수 수준의 안정된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나 고촌천, 신녕천, 북안천이 합류되고 영천시내를 거치면서 각종 오염물질의 유입으로 수질은 악화되기 시작한다. 경산시 하양읍 대부교 지점에서는 결국 2급수로 떨어진다. 금호하수처리장의 방류수가 유입되는 대창천과 경산하수처리장 및 남천폐수처리장 방류수의 영향을 받으면서 아양교 지점의 수질은 3급수로 악화된다. 팔달교와 강창교 지점까지는 올해 평균(1∼11월) BOD가 각각 4.1㎎/ℓ, 4.2㎎/ℓ로 3급수에 머물고 있다. 특히 강창교 지점은 4월(5.1㎎/ℓ)부터 수질이 악화되기 시작해 5월 6.8㎎/ℓ, 6월 7.7㎎/ℓ까지 급상승, 이 지역에 대한 오염원 파악과 수질안정관리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강의 샛강 수질
그렇다면 금호강의 샛강은 어떤 상태일까?
금호강 본류에 비해 샛강의 수질은 오히려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금호강 지류 16개 샛강을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11월까지 대구지방환경청이 수질(BOD)을 측정한 결과, 1급수 샛강이 3곳, 2급수 9곳, 3급수 3곳, 5급수 이상이 1곳 등으로 나타났다.
금호강 최상류에 위치한 자호천, 임고천, 영천댐으로 흘러들어오는 임하댐 도수로는 청정지역으로, 환경기준 1등급에 해당하는 BOD 0.6~0.8㎎/ℓ로 전체 샛강 중 오염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금호강 상류의 샛강인 고촌천, 신녕천, 북안천, 청통천, 오목천의 평균 BOD는 1.2∼2.4㎎/ℓ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창천의 경우 3.3㎎/ℓ를 보였다.
금호강 중류의 샛강인 율하천, 불로천, 동화천의 평균 BOD는 1.0∼1.4㎎/ℓ로 2급수를 유지한다.
그러나 남천의 경우 상류지역은 평균 1.7㎎/ℓ의 안정된 수질을 유지하다 남천폐수처리장(방류량 9만7천㎥/일)과 경산하수처리장(방류량 3만㎥/일)의 방류수가 유입되면서 하류지역은 최대 16㎎/ℓ로 악취가 진동하는, 사실상 죽음의 샛강으로 전락한 상태다.
이로 인해 남천 하류지역에는 붕어, 잉어 등 오염에 내성이 강한 어류만이 살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형물고기가 발견되고 있는 실정이다. 남천이 금호강 중류의 수질악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
하류지역인 신천, 팔거천, 달서천, 이언천은 1.3∼3.5㎎/ℓ로 2급수를 유지하고 있다. BOD 부하량은 남천과 낙동강 샛강인 진천천이 각각 2천165㎏/일, 2천143.5㎏/일로 가장 높았고, 하·폐수처리장의 영향을 받는 남천, 신천, 달서천의 BOD 부하량이 조사대상 금호강 샛강의 오염부하량의 62.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 4곳의 샛강 수질개선이 금호강을 살아있는 강으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것이 탐사팀의 결론이다.
#샛강의 생태계
금호강 수계 16개 샛강에 대한 어류상을 조사한 결과 16과 36종의 어류가 채집되었으며, 잉어과가 전체의 55.6%인 20종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다음으로 미꾸리과 13.9%(5종), 외래종인 블루길과 배스가 5.6%를 차지했다.
종별로는 1급수에 서식하는 버들치가 23.2%로 출현율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갈겨니(19%), 긴몰래(12.5%), 피라미(10.9%), 붕어(7.6%)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호강 샛강에서는 멸종위기종인 꼬치동자개(1급)와 잔가시고기(2급)도 채집됐다.
어류가 가장 많이 채집된 샛강은 어류의 서식환경이 좋은 신녕천에서 20종, 자호천에서 19종이 채집됐고, 상대적으로 생태계가 많이 파괴된 율하천과 불로천, 이언천에서는 5종 미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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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를 관통, 금호강으로 흘러가는 율하천. 상류지역의 수질은 안정된 반면, 하류는 수량이 적어 이미 건천화되어 생태계가 갈수록 파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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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붕어·쉬리·수수미꾸리·흰줄납줄개.(사진 왼쪽부터)
| | | 어류가 채집됐다.
조류는 총 9과 23종이 관찰됐으며 백로과가 7종(30.4%)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할미새과 4종(17.4%), 오리과 3종(13%) 순으로 나타났다.
종별로는 흰뺨검둥오리가 162개체로 가장 많이 관찰되었으며 쇠백로 153개체, 왜가리 39개체, 중대백로 33개체 순이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흰목물떼새 4개체가 신천에서, 신녕천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자호천·임고천·청통천·오목천에서는 황조롱이가 관찰됐다.
금호강 상류지역 샛강에서의 식물은 고마리 군락, 여뀌 군락, 달뿌리풀 군락 등 4종이 대표적인 식물 군락을 이루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물푸레나무, 느티나무와 우리나라 대표종인 참나무류의 군락도 발견됐다. 중류지역 샛강은 물막이보, 저수지, 댐 등의 인공물에 의해 물리적인 환경변화가 심해 여뀌·물피 군락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갯버들, 선버들, 왕버들 등의 독립목도 나타난다. 하천의 유로연장이 짧고 폭이 좁은 소하천으로, 하류지역에는 물피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 또 갈대, 달뿌리풀, 줄, 부엽식물인 노랑어리연꽃을 비롯해 침수성 식물인 나사말, 이삭수세미군락이 나타났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전문가 기고 - 금호강 살리기 희망을 봤다
금호강, 대구 사람들에게 금호강 이미지는 어떨까?
이번 탐사대의 일원으로 참여해 금호강 본류를 비롯하여 샛강을 구석구석 조사하면서 느낀 것은,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금호강은 살아있으며 앞으로 그 생명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1급수와 2급수 사이의 수질에 서식하는 쉬리나 자가사리, 수수미꾸리 등이 상류지역에서 다수 발견된다는 사실은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다. 뿐만 아니라 임고지역은 여울과 습지가 고루 잘 형성되어 있어 천연기념물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꼬치동자개(1급), 잔가시고기(2급), 송사리, 버들붕어, 미유기, 납자루과 물고기 등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영천 시내를 지나 금호읍에 이르기까지 계속 이어진다.
그러나 금호를 지나 하양에 들어서면서 오염원 유입, 준설작업 등으로 인해 어종의 단순화를 초래하고 있다. 비록 안심습지에서의 어류 다양성이 위로가 되긴 하지만 이마저도 배스, 블루길, 누치 등 외래어종 및 육식어의 이상 증식으로 위험한 지경이다.
필자가 하류의 시작으로 보는 동촌유원지부터 최하류까지는 그야말로 단순 그 자체이다. 오염에 내성이 강한 잉어, 붕어, 누치, 끄리, 치리가 대부분이다. 모래사장이 있는 강창지역에서 모래무지가 발견되는 것이 불쌍할 지경이다.
이번 탐사에서 파악된 금호강의 어종은 24과 41속 53종이다. 1996년 채병수 박사의 조사 결과가 15과 36속 45종인 것과 비교하면 겉으로 보기에 조금 나아진 것이라 여겨질 수 있다.
이번 탐사와는 별개로 최근 몇 년 동안 금호강 및 지류를 탐사하면서 느낀 걱정스러운 것을 두 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는 상류지역의 콘크리트 제방공사 및 준설작업으로 인한 오염이고, 둘째는 폐수 유입이다.
홍수를 막기 위해 제방공사를 하고 준설작업을 하는 것은 굳이 탓할 일이 아니지만 인간이 자연의 공간을 침해할 때는 최소한 자연에 대한 배려는 해야하지 않을까?
본류와 지류 곳곳 하천변에 자리잡은 농장에서 흘러드는 폐수는 그 심각성이 크다. 이런 곳에서 종의 다양성은 기대할 수 없다. 환경부와 자치단체 간의 유기적 협력으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옛 선현들의 평범한 가르침을 가슴깊이 되새겨볼 때이다. 50여종의 물고기가 우리 아이들과, 또 그 아이의 아이들과 계속 함께 살아숨쉬는 세상을 위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