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부터 2003년까지 프랑스의 일간지 르 피가로紙의 베를린 특파원이었던 장 폴 피카페(Jean paul picaper)가 쓴 책, '저주받은 아이들(Enfants maudits)의 영문판 안내서를 우연히 읽었습니다.
이 책은 노르망디 6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는데 출간 되자마자 베스트 셀러가 되었고 곧이어 영문판이 나올 예정이라 하니 우리나라에서도 번역판이 나오는 것은 시간 문제인것 같았습니다.그래서 급한 성격탓에 아마존에 주문하였더니 아직 주문 자체를 받지 않더군요,
그런데 저는 평소 이런 숨겨진 역사에 관심이 많으며 남다른 흥미를 가지고 있기도 하는데,이 책의 안내서에서 유달리 제 눈길을 끈 내용이 있었으며, 이곳 독자들의 성향도 이런 분야에 관심이 지대할 것 같아 제가 읽은 내용만 여러분들에게 소개하겠습니다.
2차대전때 프랑스에서 독일군 점령시기는 1942년에서 1943년까지 이며 당시 독일군 병사와 프랑스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대략 20여만명이 된다고 하고 주로 1943년에서 1946년까지 태어났다고 하는군요,
그러므로 지금 이들의 나이가 대략 58세에서 63세 정도 되겠죠,
이들의 어머니들은 빠리가 해방되자 꼴라보(collabo 대독 협력자라는 뜻)라고 하여 국가의 수치로 여겨 길거리로 내몰리며 거리에서 철저히 응징을 당하였습니다.
이 부분은 지금 프랑스 지성인들에 의해 그들의 현대역사에서 부끄러운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역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만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무슨 까닭인지 몰라도 종전 후, 프랑스와 독일이 화해하면서 이 저주 받은 자식들을 입에 올리는 것은 양국간의 금기 사항이었다고 하는군요,그러므로 이들은 60년 동안 두터운 침묵속에 방치되었다고 보여지는데 이번, 이 책의 출간으로 인해 완전히는 아니지만 이들의 문제가 양지로 나오게된 계기가 된것 같습니다.
이들은 현재 주로 베를린에 있는 WAST(독일군 참전및 전몰용사 친족 전문기관)를 통하여 독일인 생부를 찾고 있다고 하며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많던데, 마치 우리나라에서 몇년전 벌어진 이산가족 찾기와 비교해 보면 상상이 되리라 싶습니다.
그런데 제가 놀란것은 우리들에게 그룹 아바(ABBA)의 멤버로 유명한 스웨덴의 애니 링스테드도 이 기관을 통하여 독일인 생부를 찾았다고 하며 그녀도 이런 경우라고 하는군요, 그러면서 그들의 평소 힛트곡 Knowing me knowing you 도 이런 그녀의 심정을 노래한 곡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독일병사들은 징집자들이 대부분으로 그들은 우리가 알고있는 나치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합니다.그러므로 우리들이 상상하는 강간이나 약탈등이 당시 점령하의 독일국방군에 의해 엄격하게 처벌되는 경향이어서 프랑스내에서 그런일은 거의 없었다고 합니다.
20대의 젊고 혈기왕성한 독일 군인들은 점령국가의 젊은 여성들과 순수하게 연애를 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당시에는 피임이 거의 부재한 상황이었고, 종교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사생아는 악으로 치부되던 시절이라 이들의 출산은 버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이 영화속에서 보듯이 독일군이 그렇게 폭력적이고 야만적이지는 않았다는 것이며 일부 유태인 학살을 제외하고는 유럽에서 그들에 의한 민간인 만행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는군요,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때 유럽의 진짜 비극이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1945년 5월과 6월 사이, 러시아군인들의 베를린 점령시, 그들이 독일 여성들을 집단적으로 강간한 사건이라고 합니다.이때 태어난 러시아군 아이들에 비하면 그래도 프랑스쪽은 나은 편이라고 하는데, 러시아 사생아들 경우는 현재 실태파악도 잘 안되고 있고 그 처참함은 우리들의 상상을 불허한다고 합니다.
유럽에서 전쟁이 끝난지 50여년이나 되었지만 그들은 아직까지 이런 전쟁의 비극을 너무나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으며, 이 비극적 요소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유럽통합이 그렇게 빨리 가속되지 않았나 보여지는데,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이 우리나라와 중국,동남아등지에서 저지른 부녀자 폭행과 군대 위안부등과 비교해 보면 유럽인들은 그래도 우리들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이 책의 소개서를 읽으면 읽을수록 아바의 노래 knowing me knowing you,there is nothing we can do 가 자꾸 되뇌여 집니다.
첫댓글 책 내용의 소개글이기는 하나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고 우리나라의 상황하고도 연결된 점을 느끼기에 이곳에 실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