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2-4. 금-일요일. 2박 3일 광주광역시 여행.
7월 3일 어머니 추모기념일을 생각하여 매년 7월 첫주는 계림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리려고 계획을 했지만. 제대로 실천 되지 않았으나, 금년에는 해지가족이 여행을 가고. 가보아야 할 일도 있어서 금요일부터 주일까지 2박 3일 아내와 함께 광주에 다녀왔다. 금요일에 손주들 학교 등교를 도와주고, 오전 11시 42분에 수원역을 출발하는 기차로 광주에 가서 쌍촌동 주공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백선생 집으로 갔다. 그 동안 뇌에 이상이 있어서 한국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하여 주말을 보내고, 더 큰 병원인 대학병원으로 월요일에 입원하게 되어 있다고 해서, 입원하기 전에 외로운 사람이기에 문병 겸해서 위로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갔다. 다행이 환자답지 않게 대해주어서 많은 이야기를 하며 저녁 식사도 함께하고 또 자고 가라고 해서, 9평 아파트로 혼자사는 집으로 비좁고 옹색한 점이 있었지만, 임의로운 사이이기에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고 그 집에서 자고 아침 식사까지 함께했다. 아내가 찰밥을 충분히 준비해서 가지고 갔기에 식사에 어려움은 없었다. 근처에 옛 505방첩대 자리가 있고, 그 자리에 5.18역사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잠시 돌아보며 사진 몇 장 찍기도 했다. 1980년 5.18당시에 군부의 악랄한 활동에 방첩대라는 이름으로 한 몫 한곳에, 건물은 모두 폐가로 방치되고 주변을 산책로와 잔디, 어린이놀이시설을 해서 작은 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는데 초라하지만 5.18의 뜻을 기리는 의미가 있는 듯했다.
다음날인 3일 토요일에는 미리 약속한대로 오전 10시에 지숙이 부부와 만나서, 가지고 온 차를 이용하여 성묘를 했다. 먼저 여동생과 매제가 함께 있는 영락공원 추모관으로 갔다. 작년에 매제의 소천 소식을 듣고도 코로나의 유행 때문에 조문을 하지 못해 가보았다. 여동생은 죽은지 오래 되었지만 매제가 죽음으로, 여동생의 묘를 해체해서, 부부를 함께 화장하여 자녀들이 영락공원 추모관에 모셔놓고 있었다. 있는 자리와 사진만 볼 수 있었지만 그렇게라도 미안한 마음을 조금은 줄일 수 있었다. 오래 전에 죽은 막내동생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해서 그 자리를 찾아 막내동생의 모습도 보고 왔다. 막내동생이 두고 간 자식들도 거리가 멀어 기억에서마저 사라질뻔한 동생의 모습을 보며 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비가 계속 오는 날씨였지만, 우산을 쓰고 다닐 정도가 되어 망월동의 부모님 묘에도 가보았다. 부모님묘에까지 성묘를 마친 후, 지숙이 부부와 식당에 가서 점심 식사를 하고 계림교회로 갔다.
계림교회의 새로운 모습을 지숙이가 모르기에 할머니의 유적이 되는 종탑의 세 개의 종을 보여주고 싶어서 같이 갔고, 거기에서 이 집사도 만나기로 했다. 세분의 여인들이 개척해서 세워진 계림교회이고, 그분들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 건축을 다시 하면서 종탑 아래 세 개의 작은 종을 설치했고, 세분의 여인 중에 한 분이 우리 어머니이기에 그 자녀손들은 알아두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자녀손 중에 누구든지 기회가 주어지면 데려가 보여주고 있다. 교회에서 이집사와 임집사를 만났고, 교회 카페에서 교회에 있는 다른 사람들도 만나 반가운 정을 나누고, 지숙이 부부는 보내고, 임집사 차로 풍암동 배장로의 집으로 갔다.
20년 이상 위친계를 함께 하며 정들었던 정이 모두 되살아나는 듯 신나는 만남이었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서 배장로가 제공해주는 메기매운탕으로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고 헤어져서 우리 부부는 이집사의 집으로 갔다. 이집사가 새로 마련한 교회옆의 두산위브 더파크아파트에 간 것이다. 지금도 입주가 계속되고 있는 새 아파트로 깨끗하고 모든 것이 좋았다. 이집사는 주로 해남에 거주하면서 주말에 광주에 와서 계림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주중에는 딸들이 집 관리를 해주는데, 살고 있는 사람이 없어 넓은 공간에 우리 부부와 이집사 3명이 하루밤을 편하게 보냈다. 식사도 집에서 해결할 수 있게 이집사의 막내딸이 준비해 주어서, 아침과 점심까지 먹을 수 있었다. 교회 바로 옆이기에 시간에 맞춰 교회에 가서 11시 예배에 참석하고 반가운 사람들을 만난 후, 다시 이집사의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휴식한 후, 오후 3시 광주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로 돌아왔다. 장마철로 접어들어 비가 내리는 시간이 많았으나 우산을 들고 다니면서 그런대로 즐거운 여행을 했다. 광주에 가면 반가운 사람이 많고 즐거운 시간이 주어져서 행복하기에 자꾸 가고 싶어지는 내 고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