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투자기업이 내수시장 공략을 주로 중국 파트너(또는 대리상)에 맡기는 방식이었다.
본사와 KOTRA의 조사에 따르면 내수공략 업체중 절반 이상이 이 방식으로 상품을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의 유통시장은 기존 단선식 방법으로는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없을 만큼 다양화되고 있다.
홈쇼핑이 등장하는가 하면, 월마트(미국) 까르푸(프랑스) 로터스(태국) 등 세계적인 체인점들이 중국 유통네트워크를 깔아놓고 있다.
올 연말로 예정된 유통시장 완전개방을 앞두고 중국에서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그 변화를 읽고 전략적으로 대응하는게 차이나 비즈니스 성공의 최고 키워드가 되고 있다.
중국 대리상에 맡겨버리는 허약한 유통방식이 아닌 다양화, 복잡화하고 있는 새로운 유통채널에 물건을 실어보낼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상하이 업계에서 나돌고 있는 'LG휴대폰 대박 스토리'는 이를 보여주는 사례다.
LG가 칭다오공장에서 GSM방식 휴대폰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월1일.
LG가 중국에서 GSM방식 휴대폰을 출시하기는 처음이었다.
소비자가 이를 알 턱이 없었다.
LG는 어떻게 이 제품을 판매할까 고민했다.
그때 구세주 같은 존재가 LG 앞에 나타난다.
CJ홈쇼핑이 상하이의 최대 미디어그룹인 SMG와 공동으로 설립한 TV홈쇼핑 업체인 둥팡CJ가 그것.
유통망을 잡아야 하는 LG와 시장에 많이 깔리지는 않았지만 품질 좋은 제품을 찾던 둥팡CJ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7월부터 방송이 시작됐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방송 후 LG휴대폰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1주일에 두 번 소개되는 이 제품은 요즘 한 주 평균 7백~8백대가 팔리고 있다.
"처음에는 이미지 광고나 하겠다는 생각으로 홈쇼핑TV에 내보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주문이 쏟아졌습니다. 제품이 달려 방송을 잠시 중단했을 정도입니다. 전략을 바꿨습니다. 이게 곧 유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중국 유통시스템이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LG전자 상하이판매법인 전창수 상무)
LG휴대폰의 성공은 곧 CJ홈쇼핑에도 커다란 이득이다.
이 회사가 중국에서 홈쇼핑 사업에 나선 것은 지난 4월1일.
요즘 하루 5시간 방송에 약 80만∼1백만위안(1위안=약 1백50원)의 매출액이 오른다.
초기 1천5백만위안에 그쳤던 월 매출액이 지금은 3천만위안에 달하고 있다는게 둥팡CJ의 설명이다.
현지 언론은 '둥팡CJ가 상하이 유통패턴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하고 있다.
CJ홈쇼핑의 활약은 유통망 확보에 목말라하고 있는 한국 상품에 출구가 되고 있다.
둥팡CJ 홈쇼핑 판매량의 25%가 한국제품이다.
TG(삼보)컴퓨터, 참존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밀폐용기 락&락 등이 둥팡CJ홈쇼핑에서 히트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둥팡CJ가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한국 상품에 '유통 파워센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흥수 둥팡CJ 총경리(사장)는 "급변하고 있는 상하이의 유통환경에 한 발 앞서 뛰어든 덕택에 초기 성과가 좋았다"며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중국 파트너-공급업체-CJ가 함께 성장하겠다는 윈윈 전략이었다"고 설명했다.
세계 주요 기업들은 이미 중국 '유통혁명'의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유통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진출방식이 속출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좋은 예다.
지난 1월 일본 이토추상사와 아사히맥주는 대만 딩신(頂新)그룹과 합자, 중국 기능성 음료시장에 진출했다.
딩신그룹은 중국 라면시장 최대 시장점유율을 자랑하는 '캉스푸(康師傅)라면' 제조업체로 식음료시장의 강자다.
자금 기술 브랜드 등의 측면에서 우세한 일본의 힘과 중국 유통비즈니스 노하우가 많은 대만 기업이 뭉쳐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세계 3위 유통업체인 테스코는 중국 내 25개 매장을 거느린 슈퍼체인 업체인 팅카오 인수를 통해 중국 유통시장에 뛰어들었다.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