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장소 관계없이 손 안에서 해결… 공연 홍보·판매방식 바꿔
공연정보 담은 '무료 어플' 내놓고 즉석 설문으로 관객의견 반영…
부정적 소문도 빨라 '양날의 칼'
회사원 한승희(33·서울 목동)씨는 지난 15일 대학로 근처에 갔다가 즉흥적으로 공연이 보고 싶어졌다. 차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파크 모바일 페이지(m.playdb.co.kr)에 접속한 그는 대학로에서 어떤 연극·뮤지컬이 공연 중인지, 할인 이벤트는 없는지 등을 훑었다. 한씨는 "반경 5㎞ 이내의 공연 목록이 뜨고 리뷰 읽기와 입장권 구매까지 가능했다"며 "시간·장소에 관계없이 손안에서 원하는 것이 해결된다는 게 스마트폰의 자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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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형제는 용감했다’의 미투데이 페이지. /PMC프러덕션 제공
스마트폰과 트위터(twitter)가 공연의 홍보와 판매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스마트폰으로 '배우들에게 배우는 노래 따라하기' 같은 무료 어플리케이션(어플)을 제공하면서 일종의 트위터인 미투데이(me2day. net)를 통해 대본을 조금씩 서비스해 호응을 얻었다.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는 배우들이 스마트폰으로 찍은 연습실 및 백스테이지 사진을 트위터나 미투데이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글을 올린 지 1분 만에 50~60개의 댓글이 붙기도 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창작 발레 '심청',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도 개막을 앞두고 관련 게임과 영상 등을 아이폰용 무료 어플로 내놓았다. 인터파크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용 예매 페이지를 오픈했다. 스마트폰으로 공연을 고르고 객석 등급과 구역을 지정해 구매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이다. 인터파크 김도운 모바일사업팀장은 "모든 공연의 세부정보를 제공하면서 자리 선택까지 가능한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라며 "바코드가 붙은 모바일 티켓도 곧 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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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선보인 뮤지컬‘오페라의 유령’(왼쪽)과‘지킬 앤 하이드’. /설앤컴퍼니·오디뮤지컬컴퍼니 제공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은 지난해 토니상 시상식 D-35일부터 트위터에서 주인공의 대사를 매일 짧은 문자 메시지로 전송하는 '트위터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 트위터의 팔로워(읽는 사람)는 서비스가 시작된 지 1주일 만에 3만명, 종료될 시점에는 14만5000명으로 늘었고 티켓 판매에도 효과적이었다. 미국에서는 할인 쿠폰도 스마트폰으로 내려받는다.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뗄 수 없는 관계로 연동한다. 어떤 사람(공연)을 팔로하기만 하면 그가 트위터에 남긴 글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다시 각각의 팔로워들에게 전파된다. 설앤컴퍼니의 신정아 마케팅팀장은 "과거에는 새 정보가 관객에게 닿기까지 광고·예매처·홈페이지 같은 단계를 거쳤다면 스마트폰과 트위터의 결합이 그런 절차와 시·공간의 제약을 없앴다"면서 "5월 가정의 달 이벤트가 4월 마지막 주에야 결정됐지만 널리 알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PMC프러덕션의 이동현씨는 "캐스팅 과정에서 즉석 설문 형식으로 팔로워들의 생각을 반영하면서 공연과의 친밀도를 높이는 방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공연에 '양날의 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스마트폰과 트위터에서 오고 간 짧은 메시지들의 총합이 그 공연을 규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공연칼럼니스트 조용신씨는 "영향력 있는 전문가가 '이 작품 별로이니 보지 마세요' 할 경우 그 파장이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면서 "효과적인 홍보 도구이지만 거꾸로 부정적인 소문을 확산시키거나 제작사를 감시하는 역할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