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초격차 전략
이 책 ‘초격차’는 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경영자의 리더십에 관한 책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의 경영관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다. ‘초격차’는 후발 주자와의 차이를 결코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크게 벌린다는 의미다. 동종 기업의 추격자가 아니라 선도자를 지향하는 말이다.
삼성의 ‘초격차’ 전략이 독보적 기술로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을 스스로 만들어내겠다는 목표와 방향이라면, 차이를 만들고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은 초격차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다. 저자는 스스로 변신을 받아들였고, 그것을 삼성의 풍토로 정착시켰다.
그 결과 우리의 척박한 기업 풍토에서 삼성이라는 최고의 기업을 일구어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 최고라는 이름은 국내에만 머물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이미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 격랑의 한 가운데 저자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은퇴를 한 후에 기업을 이끌고 있는 후배 경영인들에게 수많은 조언을 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세계 일류로 가는 길이 훤히 보이기 때문이다. 그걸 혼자만 안고 있기에는 선배 경영인으로서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다. 그런 저자의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스며있다.
저자 권오현
저자는 자기의 노하우를 담았지만 우리에게 이 책은 성공 사례집이다. 저자는 적자투성이 부서를 맡아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바탕으로 남들이 모두 무모하다고 할 때도 뚝심으로 밀어붙여 결국은 일류로 발돋움하는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초격차 전략은 단순히 기술의 격차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치킨 게임에서 영원한 승자가 되기 위한 전략이다. 초격차 전략에는 연구개발 목표 설정 및 방식, 제조 라인의 운영과 시스템, 인프라, 일하는 방법, 문화 등 모든 것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따라서 초격차 전략은 구성원들에게 개선이라는 보수적인 영역에서 혁신이라는 영역으로 생각의 틀을 바꾸어가게 하는 동력으로 작동했다. 초격차 전략은 삼성의 경쟁력은 시장 점유율, 이익 확대 등 모든 영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진 자료 : 다음 이미지, 이하 같음
전략의 핵심은 규모나 자본에 의해 그 실현 가능성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과감한 혁신을 향한 리더의 의지, 구성원의 주도적 실천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머뭇거리지 말고 과감히 실행에 옮겨 자신만의 ‘격’을 만들어가라고 조언한다.
나. 기업의 비전을 구현하는 조직
리더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조직 체계를 결정하고 각 조직 단위들이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직을 관리하는 일이다.
최고의 조직은 조직 목표를 이루는데 최적화된 조직이다. 이러한 조직 체계의 구성과 인원 배치는 리더가 주도권을 쥐고 결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조직도는 리더가 직접 짜야 한다. 먼저 조직도를 만드는 일이다.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부서와 기능이 필요하다고 가정해 보고 가상의 조직도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가상의 조직도라고 한 것은 리더가 만든 것은 최종 단계의 조직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여러 사람의 관점에서 피드백을 받은 다음 수정 보완되어야 한다.
조직도가 완성되면 부서를 이끌고 갈 적임자를 찾는 작업이 뒤따른다. 당장 마땅하게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면 그 자리는 비워두라고 한다. 조직도는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만들거나 변경해서는 안 된다.
조직이 활성화와 다른 조직과의 협력을 원할히 하기 위해서는 개별 조직이라는 사일로를 파괴해야 한다. 이는 조직의 폐쇄성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게 한다. 아울러 조직에 부합하지 못하는 관리자의 정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다.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
기업을 경영하려면 우선 자신의 위치가 어디인지, 자기가 몸담고 있는 기업이 어떤 기업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비즈니스는 서바이벌 모드, 지속 성장 모드, 스타트업 모드로 분류할 수 있다. 속성별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분류된다.
그 각각에 따라 기업의 전략이 달라진다. 전략을 짤 때는 기본적으로 지금 처한 상황을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이 크게 나눈다면 각 상황에 따라 전략은 다르게 수립되어야 한다.
기존 사업의 경우 전략의 핵심은 ’지속 성장‘에 있을 것이며, 생존하고 성장하는 것이 기존 사업의 목적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삼성전자에서는 이 책의 제목인 ’초격차‘라고 부르고 있다.
격차를 벌릴 만큼 벌려놓자. 후발업체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로 기술적 격차를 벌리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핵심역량을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며, 나머지 모든 가치는 과감히 버려야 한다.
한 산업 분야의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개선이 아니라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 자신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는데 만족하지 말고 아예 생각 자체를 바꾸는 혁신적 사고가 요구된다. 개언은 실무자가 하는 일이라면 혁신은 리더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라. 효율적 인재의 선발
경영 현장에서 탁월한 인재란 결국 성과를 내는 사람을 말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남들보다 월등한 성과를 내는 사람을 아웃라이어(outlier, 고성과자)라고 한다. 경영자는 늘 인재를 발굴할 때 아웃라이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마련이다.
글로벌 시대에는 다양한 인재를 선발해야 한다. 저자는 그러한 인재 중 최고의 인재는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호기심은 다양성에 접근하게 한다. 그리고 다양성이 발현되기도 한다. 즉,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성을 확보하는 인사 채용이 포인트다.
이는 명문대 출신을 채용하는 문제와는 다른 문제다. 공부만 한 평범한 명문대생보다는 특별한 경험을 가진 지방대생이 훨씬 낫다. 개인도 마찬가지로 독서를 통해서든 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서 배우든 다양성을 유지하도록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저 가능한 한 최적의 상태의 인재를 뽑기 마련이다. 그러자면 피해야 할 인재상부터 규명하고 이런 사람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다. 효율적 인재를 찾는 첫 단계이다.
제일 먼저 제외시킬 사람은 남의 말을 경청하지 않는 사람, 겸손하지 않고 무례한 사람이다. 두 번째로 제거해야 할 사람은 매사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이다. 세 번째로 경계해야 할 사람은 뒤에서 딴소리 하는 사람이다. 시쳇말로 뒤 담화를 즐기는 사람이다.
끝으로 저자는 경영은 시대에 따라 방법이 많이 변하지만 그래도 변화하지 않는 기본 원칙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에 대한 생각으로 정리한 것이 이 책이라고 에필로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은 경영에 대한 그의 소회이자 자서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