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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선보인 6번째 골프는 카브리올레 모델이다. 3세대지만 한국에 정식으로 출시된 것은 처음이다. 과거 골프 카브리올레는 차체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롤바 때문에 ‘딸기 바구니’ 라는 애칭으로 불렸지만, 3세대 모델은 롤바를 과감히 생략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인 점이 특징이다. 뚜껑열린 골프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만나보도록 하자.
골프 카브리올레의 외관은 기존 골프와 마찬가지로 심플하고 간결하다. 골프 카브리올레를 다른 골프와 나란히 세워놓고 전면에서 바라보면 거의 차이가 없지만, 측면의 A필러가 약간 더 누워있고 소프트 톱이 적용되어 전체적인 루프라인이 달라졌다.
전자동 소프트탑을 오픈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9.5초이며, 달리는 중에도 30km/h 이하에서는 톱을 열고 닫을 수 있다. 공기역학적으로 설계된 패브릭 루프는 다운포스를 증가시키는 역할도 하며, 패브릭 루프임을 감안하면 정숙성이 굉장히 우수한 편이다.
인테리어는 다른 골프 형제들과 동일하다. 카브리올레라고 해서 화려한 멋을 기대했다면 큰 오산이다. 물론 루프를 열고 주행하는 카브리올레인 만큼 눈에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골프를 타면서 인테리어가 불만이었던 적은 없었다. 그만큼 실용적이면서 완성도가 높다. 오히려 심플한 외관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세미버킷 타입의 1열 시트는 앉았을 때 착좌감이 뛰어나고 등받이 각도를 다이얼로 조절해 세밀한 조정이 가능한 점도 골프와 똑같다. 2열 시트는 보기보다 만족스러운 공간을 제공한다. 차체가 작은 만큼 넓은 공간을 연출할 수는 없지만 성인남자 2명이 탑승해도 무난하다.
골프 카브리올레의 심장은 골프 TDI와 같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산하는 엔진은 이제 국내에서도 익숙한 유닛. 다양한 폭스바겐 차량에 탑재되어 그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엔진과 어울리는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도 검증된 미션으로서 보기만 해도 든든한 파워트레인이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 차량에서 더 이상 엔진소음이 지적되는 일은 많지 않지만, 골프 카브리올레는 그 기준으로 봐도 만족스러운 소음대책을 마련했다. 물론 사람마다 그 기준의 차이는 다르지만, 비교적 다양한 차종을 접할 수 있는 기자의 기준으로 봤을 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준이다.
전체적인 주행에서 골프와 큰 차이점은 없으나, 오픈바디로 만들면서 차체 강성을 높이는 작업의 결과 약간의 무게감은 느껴진다. 같은 패턴으로 주행을 하면 해치백 골프와 비교했을 때 조금씩 뒤처지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
그러나 절대적인 주행질감은 훌륭하다.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울컥거림도 제한적이고 부드럽게 회전하는 엔진도 불만을 갖기 힘들다. 빠른 변속을 자랑하는 듀얼클러치 특성상 몸으로 느껴지는 체감 가속도 무난한 수준. 충분히 즐거운 드라이빙이 가능하다.
운동성능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게가 늘어난 것에 비해 운동성능은 지극히 양호한 수준이다. 무게중심이 낮고 탄탄한 차체강성 덕분에 높은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 마음먹고 몰아세워도 차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부담 없이 받쳐주고 있으며, 쓸데없는 움직임 또한 보이지 않는다.
급격한 코너에서도 마찬가지. 약간 무리하게 파고들어도 차체에 전해지는 스트레스는 극히 제한적이며, 약한 언더스티어가 발생되긴 하지만 기본적인 안정감은 유지된다. 컨셉을 떠나서 탄탄한 구성이 엿보이는 섀시가 만족감을 더해준다.
사실 골프 카브리올레를 처음 봤을 땐 매력적인 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늘어난 차체무게, 어정쩡한 라인의 소프트 톱, 골프 2.0 TDI와 다를 것 없는 파워트레인, 거기에 예상보다 높은 차량가격.
하지만 시승을 끝마칠 때 쯤. 늘어난 무게는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고, 톱을 닫은 상태에서도 뒷좌석 머리 공간에 여유가 생기니 이 또한 불만사항에서 사라졌다. 파워트레인이야 차량의 성격을 감안하면 적절한 선택이라 여겨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오픈에어링의 즐거움. 해외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골프 카브리올레가 국내에서는 어떠한 결과를 보여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