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격정보 제공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18일 현재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1L에 평균
1541.81원입니다. 전날보다 0.05원 내렸습니다. 휘발유값이 가장 비싸다는 서울 강남구 주유소의 평균 판
매가격은 1L에 1695원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150원 이상 높습니다.
19일 현재 강남구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곳은 삼성동에 있는 주유소로 1L에 1529원으로 전국 평균
보다 저렴합니다. 하지만 같은 동에 있는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L에 1814원으로 1800원선을 넘겼습니다. 강남구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싼 주유소와 가장 비싼 주유소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판매가격은 1L에 285원이나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 강남구에서 휘발유값이 가장 비싼 주유소 간판을 보면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라는 표시가 있
습니다.
[출처=SK네트웍스 홈페이지]
직영주유소는 정유사 또는 대리점이 직접 영업을 하는 주유소를 말합니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
법에 따르면 정유사는 석유(원유)를 정제하여 석유제품을 제조하는 정제업자입니다. 대리점은 정제업자로
부터 석유제품을 을 공급받아 이를 주유소나 판매소에 판매하는 도매업자를 말합니다.
SK네트웍스는 정유사로부터 휘발유, 경유 등을 공급받아 이를 주유소나 판매소에 파는 대리점입니다. 지난 8일 지식경제부가 정유사 주간 판매가격을 공개하며 발표한 보도참고자료에 따르면 정유사 SK에너
지는 국내에 출고하는 휘발유, 경유, 등유 등 석유제품 95.6%를 SK네트웍스 등 대리점을 통해 주유소나 판
매소에 공급한다고 합니다. SK에너지와 SK네트웍스는 같은 그룹 계열사죠.
SK네트웍스가 올 1분기 실적을 공개하며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월 현재 전국의 주유소는 1만2764개로 이중 36.3%인 4629곳은 SK 폴을 달고 있다고 합니다. SK에너지가 공급하는 휘발유나 경유를 파는 주유소입니다. 이중 3684개 주유소는 대리점인 SK네트웍스로부터 기름을 공급받습니다. 그리고 이 주유소 중
736곳은 대리점 SK네트웍스가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입니다. 전국 주유소의 5.8%를 차지합니다.
SK네트웍스가 직접 운영하는 주유소 중 한 곳이 서울 강남구에서 휘발유값을 가장 비싸게 판매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오피넷 홈페이지]
지난 8일 처음 공개된 정유사별 판매가격에 따르면 4월 다섯째주(4월 26일~5월 2일) 국내 1위 정유사 SK에너지가 대리점과 자영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가격은 1L에 1397.89원으로 국내 정유사 중 가장 낮았
습니다. 다른 정유사에 비해 1L에 16원~19원 가량 낮았습니다('정유사별 가격 공개 누가 웃고 누가 울까'
하지만 한국석유공사가 같은 날 발표한 5월 첫째주(3일~9일) 주유소 판매가격은 SK 폴 주유소의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1L에 1550.67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다른 정유사 폴 주유소에 비해 1L에 6원~20원 가량 비쌌습니다.
SK에너지의 휘발유 출고가격이 가장 낮지만 SK 폴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가장 높은 건 SK에너지가 공급
하는 휘발유의 90% 이상이 대리점을 거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도매업자인 SK네트웍스가 정유사와 주유소 사이에서 유통 마진을 취하는 것이죠. 그만큼 주유소 판매가격은 높아질 가능성이 높습니
다.
[출처=공정위 보도자료]
도매업자인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 직접 운영한다는 것은 소매업도 겸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휘발유나 경유를 SK에너지로부터 도매로 받아 직접 파는 것이죠.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첫째주(3일~9일) SK에너지가 대리점 또는 주유소에 공급한 휘발유 출고가격은 1L에 1,429.27원이었습니다. 도매업자인 SK네트웍스에 공급한 가격은 이보다 낮을 가능성이 높습니
다.
SK네트웍스가 직접 운영하는 강남구 삼성동 주유소의 18일 현재 휘발유 판매가격은 1L에 1814원이라고
했죠. 지난주 판매가격은 이보다 15원 낮은 1799원이었습니다('정부도 못말리는 정유사 기름값 횡포'
휘발유를 1429원에 받아 1799원에 팔았다면 1L에 370원의 마진이 생깁니다.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마진은 1L에 평균 100원 가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남구에서 휘발유 가격이 가장 싼 주유소의 지난주 판매가격은 1499원이었습니다. 이 주유소가 휘발유 1L에 1429원에 공급받았다면 마진은 70원에 불과합니다. 직영 주유소의 마진이 자영 주유소보다 훨씬 높습니다.
직영 주유소가 기름값을 비싸게 받는 것은 현실적인 이유가 있더군요. 직영 주유소가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하면 주위에 있는 자영 주유소가 영업 타격을 받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직영 주유소의 판매가격이 싸면 이를 운영하는 정유사나 대리점이 기름을 싸게 공급한다는 오해를 살 우려가 있다는 것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직영주유소의 휘발유 판매마진이 1L에 370원 가량 된다면 너무 비싼 것 아닙니까. SK
네트웍스가 직접 운영하는 강남구의 다른 주유소의 18일 현재 휘발유 판매가격은 1L에 1806원입니다. 가
장 비싼 주유소와 8원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