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일부 야당과 시민단체, 누리꾼들이 쓰촨(四川) 강진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인들에게 구호 성금을 보내선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부패 관리들이 성금을 중간에 가로챌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렁춘잉 홍콩 행정장관이 지진 피해 구호를 위해 1억 홍콩달러(약 144억원)을 기부하기로 하고 의회에 자금 집행 승인을 요청했지만 반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같은 움직임이 5년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 당시 분위기와는 대조적인 것이라고 전했다. 당시 홍콩 정부는 100억 홍콩 달러를 기부했으며 비정부 기구들도 시민들로부터 150억 홍콩 달러를 모았다.
민주당의 에밀리 라우 주석은 정부의 기부 계획에 대해 많은 반대의견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재난에 깊은 유감과 동정심을 느낀다"면서도 "중국은 돈보다 시스템을 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금이 부패 관료들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홍콩 도시국가 자치운동'은 성명에서 "정부가 납세자들의 돈을 기부에 쓸 이유가 없다"며 "중국은 재정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의원들에게 자금 지원 계획을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기부금이 중국에서 낭비되는 것보다 홍콩인들을 돕는데 더 나은 방법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은 "100달러 중 1달러라도 희생자들을 돕는데 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홍콩에서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2008년 원촨 대지진 당시의 분노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홍콩에서 기부된 돈이 이재민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호화 식사 비용과 쓸데없는 도로 건설 등에 유용됐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2013/4/23 경향신문 베이징오관철 특파원
루산현 대피소에 이재민 아이들
코멘트
2008년 5월에 쓰촨성에서 리히터규모 8.0의 대지진이 발생했었죠. 사망자만도 약 7만명에 달하는 정도였는대요. 그래서 그런지 지난 4월 20일에 또 한번의 쓰촨성 지진은 충격적이고 또한 안타까웠습니다. 지금까지 사망자가 220명이 넘고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대규모 재난이 발생할때 무엇보다 희망이되고 도움이 되는것이 자국민과 주변국가의 구호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홍콩에서 왜 쓰촨 지진 구호성금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지 설명해주는 기사였습니다.
저도 가끔 홍수나 재해로 인한 국내 이재민구호성금을 ars를 통해 소액 기부했던 경험이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과연 이 성금이 그목적에 맞게 잘 사용이 될까하는 의구심을 갖게됩니다. 이재민을 위한 성금이 오용되는 경우가 워낙 많아서 이겠죠.
중국이 부정부패한 관리에게 최고 사형까지 형량을 언도한다지만, 실제로는 거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런부분은 한국과 중국이 많이 다르지 않나봅니다. 홍콩시민들이 원촨 대지진 당시의 분노로 쓰촨 지진 구호성금을 모으는 것에 반대하는 것도 당연하겠죠.
도움은 주고 싶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중간에서 자신의 주머니를 채우기 바쁜 사람들 때문에 피해가 커져서는 안되겠습니다.
구호품을 기다리는 주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