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관람 후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김창열 회고전을 보고 왔다. 김창열 작가는 ‘물방울’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하지만, 솔직히 나는 그 물방울이 왜 중요한지 잘 모르는 상태였다. 이번 전시는 그가 왜 평생 물방울을 그렸는지, 그 안에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 알고 싶어서 관람하게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 분위기가 매우 조용하고 차분했다. 그림들도 과하게 꾸미지 않고 적절한 간격으로 걸려 있어서 하나하나 집중해 볼 수 있었다. 물방울 그림들은 멀리서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빛과 그림자가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었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보기에는 단순하지만 오래 보면 묘하게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이 들었다. 물방울이 빛을 반사하고 주변을 비추는 모습이 실제처럼 느껴졌고, 동시에 작가가 오랫동안 고민하며 만들어낸 ‘생각의 흔적’ 같기도 했다. 그래서 물방울은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 작가의 마음을 담아낸 하나의 상징처럼 보였다. 내가 사진으로 남긴 작품은 특히 인상 깊었다. 모래 위에 놓인 투명한 구체들이 그림 속 물방울이 현실 세계로 나온 것 같았다. 모래는 시간이 쌓인 느낌을 주고, 구체는 순간적으로 빛을 잡은 것처럼 보여 둘의 대비가 흥미로웠다. 이 작품 덕분에 물방울이라는 요소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공간에서도 이어지는 작가의 중요한 주제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전시는 김창열이 처음 글자 형태의 추상 작업을 하던 시기부터 물방울 작업을 완성해가는 과정까지 순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은 더 단순해지고 차분해졌는데, 이것이 작가가 한 가지 주제에 깊이 집중해 나간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회고전을 통해 김창열의 물방울이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작가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정신적·예술적 주제라는 점을 이해하게 되었다. 전시는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조용하게 여운을 남겼고, 나에게도 잠시 멈춰서 생각할 시간을 주었다. 덕분에 김창열이라는 작가를 이전보다 훨씬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느껴던 거와는 달리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방금은 1부 <상흔>이라는 전시 테마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설치 작품이고 마지막 4부 <회귀>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설치 작품이 있었다.
이렇게 작품과 일대기까지 확인하며 이번 전시는 나를 한번 더 돌아보고 생각하게 만드는 전시였던 거 같아서 기억에 오래 남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