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연_김근중_김태은_김현지_데비한_민균홍_박지나_서은애 서희화_안상수_오수환_이구용_임영길_홍경택_홍성담_홍지연 전시 디자인_서혜림(건축가)
전시관람_10:00am~07:00pm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휴관 전시설명_02:00pm 관람료_일반 3,000원 / 초,중,고 (청소년) 2,000원 / 20인 이상단체_정가에서 1,000원 할인 부모동반 미취학 아동_1인까지 무료, 2인부터 1,500원씩 / 미취학단체 1,000원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 전관 서울 서초구 서초동 700번지 Tel. 02_580_1279 www.sac.or.kr
2006년 새해 아침에 만나는 현대미술, 그 속에서 우리 옛 그림의 정신을 읽는다. 건축가와 공동작업(콜레베레이션)에 의한 공간 설치 새롭게 태어나는 공간을 체험하세요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오는 12월 29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특별기획전으로 〈세화견문록_ 전통과 현대를 잇는 미술가 16인의 시각〉전을 개최한다. 정초의 세시풍습으로 전해오던 우리의 세시그림, 즉 세화를 전통 미술의 알레고리(우의)로 사용한 이번 전시는 우리 전통미를 바라보는 현대미술가들의 시각에 주목하고자 마련하였다. ● 요즘 미술에서 전통이나 민화 이야기를 꺼내면 한물간 고물로 취급 받기 십상이다. 소위 세련된 전시가 되려면 제목에서부터 포스트모더니즘 냄새가 좀 풍겨야 하고 현대 미학용어 몇 개쯤은 집어넣어야 그런대로 현대미술전시라는 이름이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선으로 세화견문록을 보면 도무지 현대미술과 어울리지 않는다. 세화라는 명칭도 옛 그림에 붙이던 케케묵은 말인데다 또한 견문록이 뒤에 붙어서 문법적으로도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그러나 바로 이 뭔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이 부조화에 이번 전시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 현대 미술가의 눈에는 옛 그림이 그저 세월의 먼지가 겹겹이 내려앉은 골동품으로만 보이지 않는다. 현재와 전통 사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새로운 발상의 전환을 제시하며 상상력을 충동, 창작 범위를 확장시켜주는 따끔한 자극제로 작동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현대 미술가들은 세화, 민화, 더 나아가 전통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오늘의 미술로 새롭게 창작 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세화가 오늘의 언어로 과거 유산을 푸는 기호이자 통로로 반전되는 순간이다. 그 짧고도 긴 통로를 지나며 현대 미술은 자연스레 세화를 만나고, 민화를 만나고 우리 전통 미술의 다양함을 두루 만나게 되는 것이다. ● 현대미술은 철저하게 개인의 창작 의식에서 비롯된다. 이에 비해 민화는 우리가 늘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으로 개인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개인 즉 페르소나가 없는 그림인 것이다. 페르소나가 없다는 것은 근대적 자각이 없다는 뜻이며, 근대미술 이후의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발전의 원동력인 예술을 위한 예술의 반열에도 놓일 수 없게 된다. 동시에 이는 예술이 삶과 분리되지 않았음을 말해주며 그 목적 또한 감상이 아닌, 인간의 삶의 기원 내지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이러한 민화가 현대미술가들에게는 오히려 신선한 자극제가 되는 이유는 민화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조형으로 한국인의 미의식을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 우리 미술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미학 정신은 “자연스러움”에 있다. 백자며, 시문이며, 회화며, 건축에서도 자연스러움을 가장 우리다운 미로 간주한다. 그 동안 우리 전통의 미를 정의할 때 늘 인용되는 “평담한 맛” “단순미” “무기교의 기교”, “소박미” 등이 자연스러움을 표현하는 말들이다. 바로 이러한 미감을 작품에 반영한 현대미술에 주목하면서 이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민화를 더 주목했지만 초점을 여기에만 맞추지는 않았다. 전반적으로는 우리 전통을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관객에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이제 전시 작품을 보기로 하자. 작품의 형식과 내용을 감안하여 이음, 비틈, 즐김으로 나누었다. 이 기준은 명확한 분류가 아니라 전시의 흐름을 인식하는 장치일 뿐임을 밝힌다. ● 이음, 그리고...꿈꾸다 ● 전통 미술과의 인과 관계가 비교적 많이 드러나는 작품이 여기에 해당한다. 시대 변화에 따라서 작품의 재료가 달라지고 형식이 변해왔으며 그 내용 또한 관념적이지 않은 가까운 일상에서 주제를 찾고 있다. 작품에 삶의 기원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전통과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
서희화_목단기병도_플라스틱에 아크릴채색_가변크기2005
서은애_애정과 신뢰_종이에 채색_233×180㎝_2005
홍성담_컴 바이러스 消滅 符_혼합재료_125×125㎝_2005
김현지_닭-합창_종이에 먹, 바니쉬, 홀로그램스티커_가변크기_2005
비틈, 그러나... 행복하다 ● 전통 미술의 형식과 주제가 오늘의 아이콘으로 변환, 현대 미술을 즐기는 관객에게 도발적인 시선을 던진다.
박지나_고물_장지에 채색_78.0×162.2㎝_2005
홍지연_stuffed flower_캔버스에 아크릴 채색_130×162cm_2005
홍경택_서재4_캔버스에 유채_각 72.7×60.6㎝_2004
데비한_Fresh Grin_컬러인화_100×65cm_2005
즐김, 그래서...자유롭다 ● 인생의 즐거움을 뜻하는 락(樂)은 동양권에서는 높은 경지의 미학적 가치개념이다. 거침없고 자유로운 상태에서 전통을 대면하는 작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 즐거움의 작품들은 무의식이 작용하며, 때로는 유유자적하다.
민균홍_무제_철_92×25×80㎝_1997
이구용_산울림_한지에 수묵채색_366×200㎝_2005
임영길_한국의 12길상동물_혼합재료_110×40×125㎝_2005
가벼운 팝 형식의 작품에서부터 묵직한 정신적 무게를 가진 작품까지 다층을 이루고 있음을 드러내 보였다. 작품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의 차이는 관람객의 입장에서 다소 힘겨울 수 있지만 또 다른 시각으로는 그네 타는 즐거움에 비유를 할 수도 있겠다. 좀 더 진지하게 작품에 다가서면 작품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우리 미술의 내면적 성찰로서 그 동안 소외되었던 내면의 〈우리〉에게 시선을 돌리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사실 한국현대미술의 발자취를 되새겨 보면 우리 미술은 서구모더니즘의 흐름에 따른 공명이 주류를 이루어 왔다. 그래서 우리미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우리라는 명제를 내세우는 것조차도 자칫 우물 안 개구리로 치부될 수 있는 상황이 늘 주변에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서구 중심의 세계화도 그 중 하나다. 세계화라는 구호가 어느 때 보다 주목을 받았고 그 자체가 모방의 대상이 되어 미술뿐 아니라 제도나 문화의 모방으로 확산되었음을 누구나 경험하고 있는 사실이다. 지난 20세기를 풍미했던 서구의 실험적 예술들에 대한 시효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최근 들어 문화표현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운동이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음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 여겨 볼 대목은 전시디자인의 변화다. 전시디자이너로 건축가 서혜림씨가 참여, 공동 작업을 통해 전시장의 구조를 역동적으로 재구성했다. 관람객들은 순수미술전시에서는 드물게 뜻밖의 새로운 공간을 체험하게 될 것이다. 대개의 순수 미술 전시는 미술작품을 외부에 방해 없이 미술작품 자체로 보이기 위한 백색의 정방형 공간에서 이루어져 왔지만 이번 전시는 색다르다. 때로는 비스듬히 때로는 비틀린 공간을 지나며 작품과 작품이 놓인 상황을 관객의 발로 걸으며 확장된 감동을 느끼게 해줄 것이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는 관람객이 앉아서 여유 있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해 두었다.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이 전시 기간 동안 함께 하여 세화라는 이름을 환기하고, 병술년을 맞아 작가들이 전하는 〈행복기원〉 〈근하신년〉의 의미를 가족과 함께 새롭게 되새길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 한가람미술관
첫댓글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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