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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감 선거에선 보수후보 단일화에 '싸인'한뒤 컷 오프되자 이에 불복해 다시 출마한 후보가 있다. 그는 지지율이 진보후보에 비해 크게 뒤지자 또 다시 보수후보 단일화를 주장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도 보기 힘든 사례다.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한 고시3관왕 고승덕 후보의 딸은 아버지가 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SNS에 띄었다. 고 후보는 문용린후보의 공작설을 제기했으나 집안의 치부는 이미 드러날만큼 드러났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자식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교육감에 나서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러나 이정도는 약과다. 전과기록을 가진사람들이 교육감에 출마한 것에 비하면 그들은 양호한 편이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교육감 후보로 등록한 73명 가운데 전과기록 보유자는 19명으로 26.4%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교육감 후보중에는 음란물 유포, 협박, 사기 전과자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2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는 정상범 대전교육감 후보가 있다 . 전과 내용중엔 명예훼손, 음란물 유포, 협박, 상해도 있다. 정 후보는 대전시 교육위원회 의장에 박근혜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교육·복지특별위원회 중앙대책위원장을 지냈다. 명망있는 교육계 인사의 뒷모습이 아이러니 하다.
송인정 대구교육감 후보는 음주, 무면허, 사기, 근로기준법 위반 등 총 5건의 전과 기록을 갖고 있었으며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는 2002년 대선때 재벌로 부터 거액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벌금 3000만원형을 받았다.
몹시 궁금했다. 이들이 어떤 생각으로 교육감에 출마했는지 말이다. 지방선거 후보자의 40%가 전과기록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있지만 교육감은 성격이 다르다. 교육계의 수장이기 때문이다. 교육이 무엇인가. 교육은 기본적으로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행위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아무리 전문적인 지식을 가르치더라도 기본은 올바른 인성교육을 추구해야 한다. 학교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전달되는 내용이 바르고 반듯하지 않다면 학교는 불량학생을 배출할수도 있다. 교육자에게 일반인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이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전과가 있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것인가. 더구나 사기범, 음란물 유포, 협박등 파렴치한 전과자가 교사로 재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학교가 이럴진데 교육원칙과 방향을 제시하고 교육정책을 추진하며 교원인사를 책임지는 교육감 자리에 전과기록 보유자가 선출된다면 어느교사가, 어떤 학생이 그를 인정할 것인가. 교육감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것은 물론 교육에 대한 가치관 혼란을 야기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방선거 후보자중 전과기록 보유자가 40%에 육박한것은 정당공천의 폐해를 다시한번 보여준것으로 볼 수 있지만 그나마 교육감은 정당공천과도 관계가 없다. 이때문에 어떤 전과자라도 마음만 먹으면 후보등록을 할 수 있고 인지도가 높으면 당선될 가능성이 있다. 고승덕 후보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육경력이 전혀 없어도 고시3관왕을 앞세운 정치인 타이틀만 있으면 교육감 후보가 될 수 있다. 후보의 자질과 품성은 차치하고 오로지 인지도만 있으면 유리해 지는 구조다.
차제에 적어도 교육감 후보만큼은 전과기록이 깨끗한 사람만이 출마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면 어떨까. 아니면 전과내용에 따라서 출마를 제한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전과자 교육감'에게 자식의 교육을 맡기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것이다. 교육감선거제도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옳다.
/네이버블로그<박상준 인사이트>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