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오랜 시간동안 깊이 뿌리박힌 경제성장 이데올로기로 인해 자연으로부터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이 그 대표적인 예다."
제주인보다 제주를 더 사랑한 미국의 저명한 학자에게 제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함께 공유해야 할 미래의 자산이었다.
데이비드 네메스 미국오하이오주 톨레도대학 지리학과 교수는 4일 오전 제주 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제주학 국제학술심포지엄에 참석해 <'축복받은 섬 제주', 미래 관광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에 나서 제주의 미래를 진단하며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네메스 교수에게 제주는 풍수지리적으로도 지구의 신비함을 간직한 땅이었다.
그는 "아프리카는 물론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 등에선 '풍수'에 대한 용어가 존재하고 땅에 대해 신성한 공간적인 개념을 둔다"며 "이는 에너지가 하늘에서 땅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개발계획 역시 신성함을 강조해야 하며, 나름대로 지역화·독특화 된 풍수지리를 가진 제주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경제성장 이데올로기가 이러한 자연을 번잡하고 만들고 에너지도 생산성도 잃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네메스 교수는 "모든 지역에서 나오는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고 자연의 풍경을 유지하면 오랜 시간 그 상황을 보존할 수 있지만 경제성장 이데올로기가 들어오면서 모든 상황은 불필요하고 번잡하게 변한다"며 "인간이 풍격 속에 들어가서 개발을 한다면 에너지도 잃고 생산성도 없어질 수 있다. 제주도 마찬가지"라고 걱정했다.
특히 그는 제주 강정해군기지 건설을 예로들며 "공자가 성공담 뒤엔 커다란 범죄가 있다고 말했다. 탐욕은 좋지 않다. 그러나 인간은 욕심에 환경을 파괴하고 있고 제주에선 말도 안되게 생태환경을 파괴해 거대한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자연으로부터 급속히 멀어진 결과"라고 꼬집었다.
네메스 교수는 그러나 "자연을 다시 되돌릴 방법은 있다"면서 틈새관광의 효과성을 제시했다.
그는 "중국의 성공적인 관광지 운남성은 1995년 4만3000명의 관광객이 2003년 100만명으로 늘었다. 이게 가능했던 것 한 작가의 소설속 이야기에서 출발한다"며 "관광마케팅 전략을 신비롭고 환상적인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제주역시 이야기가 있는 생태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해 틈새관광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앞으로 테디베어 박물관, 성박물관과 같은 계획은 지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금덩어리와 요술지갑이 있다면 공간에 대한 지혜를 갖고 어떤것을 선택할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제주는 어떤 것이 지속가능하고 우주계획에 부합한 자연스러움인지 판단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제주관광의 미래이자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네메스 교수는 제주대 객원교수로 활동하며 제주도의 자연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벌여오며 관련서적도 몇권 출판하는 등 그동안 남달리 제주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온 학자로 잘 알려져 있다.
자료출처: 제주도민일보 /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