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방송을 들으면 천안함 사고이외에도, 간간히 흘러나오는 사건사고소식중에 폴란드 카친스키 대통령의 비행기 추락소식이 있습니다.
오늘도 출근중에 그런 우울한 내용들이 계속들리더군요...폴란드..카친스키, 비행기 노후, 바벨성 장례식....갑자기 바벨성 이라는 단어가 들리길래, 몇년전 폴란드의 추웠던 기억이 생각나서 몇자 적어봅니다.
2007년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2008년 정초 연휴까지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폴란드 교육부의 초청으로 운좋게 폴란드의 브로츠와프와 크라코프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일반인들이 대부분 잘 알고있는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는 조금 북쪽에 있고, 제가 주로 머물렀던 브로츠와프는 독일쪽과 인접한 서쪽, 그리고 우리나라의 경주와 비슷한 분위기인 크라코프는 옛소련땅과 근접한 동쪽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습니다만, 그때만 해도 폴란드 브로츠와프로 들어가는 직항편이 없어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내려서 폴란드 민항기를 타고 들어가는데, 정말 그렇게 낡은 비행기가 아직도 운항을 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하게 노후한 상태였습니다. 제 짐작에 4-50년 정도는 된 것 같은, 마을버스보다도 못한 프로펠러기가 30명정도의 승객들을 태우고 이륙을 하는데, 정말 스릴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이번에 추락한 폴란드 대통령 비행기도 상당히 노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데, 몇 년이나 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만, 대통령기가 그렇게 낡았다는 것에서도 알수 있듯이 폴란드는 동유럽국가들중에서도 아주 낮은 GNP를 가진 나라입니다.
브로츠와프는 최근 LG의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이 들어오고 관련 국내업체들도 많이 들어간 까닭에 거리에서 간간히 한국사람으로 추정되는 이들을 볼수가 있었습니다만, 브로츠와프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있는 크라코프는 동양인의 자취가 거의 없는 동유럽의 색다른 곳이었습니다.
저도 외국여행을 그리 많이 해본 것은 아니지만, 해외에 나가서 동양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었던 것은 크라코프가 유일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으니까요.
크라코프는 500년정도의 역사가 살아있는 동구권의 도시이면서도, 2차세계대전당시 폭격을 거의 받지 않은 곳이어서, 쉰들러 리스트같은 대부분의 2차대전영화(아우슈비츠 수용소도 근처에 있지요)의 배경이 되곤 한다더군요..
전쟁이후 신축건물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정책적인 것이었는지, 경제적인 이유였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폴란드는 공산권국가에서 개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옛스러움을 고스란히 간직한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크라코프는 폴란드의 옛 수도로서의 역할을 할 당시, 왕족들이 기거했던 바벨성이 강가를 끼고 언덕빼기에 떡 버티고 있습니다. 수많은 왕들이 기거했던 곳이라 지금은 박물관으로 개조되어 있고, 요한 바오로 2세가 교황이 되기 전 주교로 10년정도 미사집전을 했던 성당건물도 안에 포함되어 있는 정말 희한한 건물입니다.
제가 희한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워낙 오래된 세월동안 여러 가지 건축양식들이 더해지면서, 로마네스크·고딕·르네상스·바로크 풍의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보다 위도가 높은 폴란드는 겨울이면 오후 3시 반쯤에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그만큼 저같이 짧은시간에 뭔가를 둘러봐야 되는 사람입장에서는 많이 불편하다는 말이지요...
춥기는 얼마나 추운지요, 강에는 작은 빙산처럼 생긴 얼음덩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입이 얼어서 말이 안나올정도의 추위가 뼛속까지 전해져 오는데도, 현지인들은 저희보다 훨씬 얇은 옷을 입고도 활발하게 다니는 것을 보면, 사람은 사는 환경에 따라서 길들여지나 보다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습니다.
어찌되었던 폴란드 대통령기의 추락 때문에 폴란드 정부가 앞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 같은데, 온국민이 힘을 모아 지혜롭게 잘이겨내기를 바래봅니다. 더불어 우리 천안함 인양도 이번주중에 마무리 될것같다고 하는데, 끝까지 불미스러운 일없이 잘 진행이 되었으면 하네요...
주제도 없는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딸과 찍은 사진 뒤로 보이는 이 길이 바벨성입구로 들어가는 성문입니다. 이번주 18일이면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운구차가 이길을 따라 올라가서 바벨성 지하에 안장된다고 합니다.
첫댓글 형이 이 카페에 계시다는게 참.. 세삼 그 위력을 느낍니다...우리가 어떻게 폴란드의 크라코프를 알겟습니까?...귀한 따님 얼굴까지.... 잘 봣습니다..형....미소/
귀한 얼굴이라고 표현하는것은 이쁘지 않다는 완곡한 의미겠지? ^^ 나도 알고 있다..우리딸 공부 열심히 시켜야되는걸.....^^
아이고 형~...무슨 야기를 그래 주~~ 땡깃뿝니꺼? ㅎㅎ 머슥하게 시리요... 이쁘구만요.... 다시봐도 참 내용 좋습니다...글과 사진이 앙상블이 참 멋있습니다....어께 조심하시고요...미소/
형님 좋은 글, 여행기 잘 보고 갑니다. ^^ 정말 사진에서 이 동네가 참 춥다고 느껴지네요 ^^;;
정말 춥데요...저기 내 머리에 두르고 있는거(정확한 이름은 모르겠는데.. 스키탈때 쓰는거) 공항내리자 마자 어찌나 추운지, 바로 가게 들어가서 산거잖아요...그때 껴보고는 아직 한번도 써본적 없네요....^^
천안함 만큼이나 안타깝고 우울한 뉴스 속에서도 동원형님 덕분에 한 수 배웁니다. 크라코프... 바벨성... 간단한 국가개요까지... 감사함다 ^^
오래된 기억이라 정보가 정확한지는 잘모르겠네요...그냥 참고만 하시길....^^
형님, 언제 폴란드는 다녀왔습니까... 정말 리스펙트 합니다... 제 고객중에 한분이 폴란드에 현지주재원으로 근무하는데, 요즘도 자주 전화가 옵니다.
춥기가 말로 표현을 못할만큼 춥다네요... 요즘은 형님 말 처럼 또 해가 엄청 빨리지고..
잘 봤습니다 형님.. 다음주 형님 얼굴 뵐수 있겠네요.. 기대됩니다 형님...
그래..주용아 다음주에 진짜 얼굴볼수 있겠네...아무리 남자대 남자 관계지만, 20년만에 만나면 늙어버린 외모때문에 서로 충격받을수있으니, 피부관리라도 좀 받고 만나는게 어떻겠노...^^ ㅎㅎㅎ
길에 쌓인 눈 하며 정말 추워 보이네요...^^;
폴란드라고는 동유럽에 있고 형제가 (전)국무총리, 대통령 하고 있다는 정도만 알았는데.. 선배님 덕분에 좀 더 배우네요ㅎㅎ^^
철호후배...그래도 전국무총리하고 대통령이 형제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있었다는것 자체가 대단한거지요...아무 관심 안둬도 상관없는 나란데....^^
웅장한 바벨성의 모습이 멋지네요. 졸업하고 약20년이 흘렀으니 형님도 40대 중년의 중후한 멋이 느껴집니다.^^
다음주 중원CC에서 얼굴 볼수 있겠네...'꽁트는 꽁트일뿐 오해하지 말자'는 말도 있더만,...실물과 사진은 다를수있으니 오해하지 말자 ^^
동원 선배님 10대 김진환이라고 합니다. 실제 보면 어는정도 기억하실거 같은데^^ 제가 부족하여 선배님들과의 추억을 많이 만들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다시 좋은 후배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생각하고 인사드립니다^^ 사진 잘 보고 갑니다.수고하세요^^
얼굴이 가물가물하긴한데, 나중에 보면 알수 있을것 같네...^^ 다들 사는게 바빠서 못보던 사람들인데, 이렇게 한자리에 모일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동원선배도 예쁜 딸이 있네요`아빠들은 딸이 이렇게 예뻐서 어떻게 시집보내겠어요? 하긴 요즘은 딸 결혼 할 때는 그렇게 서운해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우리딸은 절대 시집안간다고 하는데, 믿을건 못되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