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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과상황 2013 성서한국 전국대회 참가자 모습.(사진: 성서한국 제공) |
사회적 책임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대답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오는 8월 5일부터 8일까지 건양대학교 논산창의융합캠퍼스에서 열린다. 성서한국대회는 그리스도인이 사회 속에서 복음에 합당한 삶을 살며, 사회적 사명에 책임을 다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총체적 복음 대회로 홀수 해에는 전국대회를, 짝수 해에는 지역별 대회를 개최해왔다. 이번 성서한국 전국대회의 주제는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이다. 삶의 모든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는 사회를 되돌아보고 함께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 ‘유쾌한 세상살이’이며, 그것이 하나님 나라의 삶이라는 것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각자도생의 한국사회
2014년 2월, 송파에서 세 모녀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큰 딸의 만성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세 모녀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전 재산인 현금 70만 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남기고 자살한 사건이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상황까지 내몰리는 동안에도 이웃의 도움이나 국가의 지원은 없었다. 설령 이웃의 도움과 국가의 지원이 있었더라도, 그들에겐 오히려 사회에 폐를 끼치는 ‘죄송함’이었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존엄성마저 보호받지 못한 그들은 무엇이 그리도 죄송했을까? 삶의 모든 책임을 오로지 개인이 짊어지도록 강요하는 사회, 공동체적 가치가 무너진 사회에서 개인의 궁핍은 이웃에 대한 ‘죄송함’이 되었고, 자살을 결심하는 상황에서조차 집세와 공과금이 밀려 폐를 끼쳐서는 안 되는 ‘의무’를 남겼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은 국민들은 이제 안전과 생명을 지켜줘야 할 국가 시스템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고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남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을 갖게 되었다. 한때 품앗이, 두레, 계와 같은 공동체 전통을 자랑스럽게 가르치던 우리 사회가 이제는 각자도생해야 하는 불안한 사회가 되고 말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더 나은 삶 지수>(Better Life Index 2015)에 따르면, 어려움에서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친척, 친구 또는 이웃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사회적 연계’ 부문에서 한국은 36개 조사대상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어려움에 처해도 이웃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고 국가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사회. 그래서 각자도생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사회. 삶의 모든 책임은 오로지 개인의 몫이며 공동체적 가치는 무너진 사회. 우리는 지금 그런 사회를 살고 있다.
교회 안의 청년들을 구하라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청년들의 삶은 특히 더 고달플 수밖에 없다. 각자도생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사회로 귀결되며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하거나 진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사회이다. 가진 것도 없는데 알아서 살아남으라는 것 아닌가. 그래서 지금의 청년 세대를 가리켜 ‘3포 세대’라는 용어가 나왔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보니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사는 세대라는 뜻이다. 그러나 3포세대는 ‘7포(연애·결혼·출산·취업·주택·인간관계·희망 포기) 세대’를 넘어 이제 ‘9포(7포+건강·외모 포기) 세대’로까지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아르바이트와 비정규직 일자리로 내몰린 청년들은 싸구려 노동 상품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한국사회가 구조적으로 생산해 내는 청년 문제는 교회 안의 청년들도 예외가 아니다. 사회에서 동떨어져 살아가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러나 각자도생을 강요받는 현실에 대해 교회는 아직도 마땅한 대답을 준비하지 못했다. 6일 동안 살아낸 세상과 주일에 만나는 교회는 너무나 이질적이다. 각자도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청년들은 대답 없는 교회를 점차 외면하고 있다.
갈수록 줄고 있는 청년 숫자에 교회도 위기감을 느끼고 여러 모양으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사회가 구조적으로 생산해 내는 문제를 교회 안에서만 바라보고 교회 안에서만 해결하려 들면 답이 보일 리 만무하다. 청년들이 처한 사회 현실을 냉철하게 이해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교회가 준비하지 않는다면 교회 안의 청년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다.
하나님은 우리를 공동체로 부르셨다
이번 성서한국 전국대회는 위에서 말한 고민들을 담았다. 세상은 계속해서 각자도생을 강요하지만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로 부르셨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만으로 헬라인이나 유대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차별 없이 한 몸이 되게 하셨다. 하나님은 우리를 어떠한 차별도 존재할 수 없는 믿음의 공동체인 교회로 부르셨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하신 하나님은 가나안에 새로운 이스라엘을 만들기 원하셨다. 하나님이 원하신 이스라엘은 고아와 과부와 나그네를 돌보는 사회였고, 가난한 이들과 짐승들을 위해 밭에 이삭을 남겨두는 사회였다. 생존의 근간인 토지를 영원히 팔지 못할 뿐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저당 잡히더라도 희년에는 반드시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사회였고, 친척이 곤궁에 처하면 그 일가가 생계를 공동 책임질 의무가 있는 사회였다. 하나님은 이스라엘이 바알을 섬기는 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사회가 아니라 하나님만을 섬기는 ‘공동체 사회’가 되기를 원하셨다.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는 그런 하나님의 바람이 우리 시대에 다시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소망을 담았다. 세상이 강요하는 각자도생의 질서를 단호히 거부하고 더불어 한 몸을 이루는 유쾌한 세상살이를 만드는 꿈을 담았다.
매일 저녁 새롭게 만나는 공동체 이야기 : 저녁집회
이번 대회는 하루 한 분씩 세 분의 주강사가 저녁집회를 맡는다. 먼저 첫째 날(8월 5일) 저녁에는 나들목교회 김형국 목사가 맡는다. 기독교의 구원은 개인적 차원에 머물지 않는다. 공동체를 말하지 않고는 복음을 말할 수 없다.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그만큼 잘못 알고 있는 구원과 회심의 개념을 균형 있게 점검하고 기독교 신앙의 가장 중요한 기초를 튼튼히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둘째 날(8월 6일)에는 새맘교회 박득훈 목사가 저녁집회를 맡는다. 기독교 신앙의 공동체성은 사회적 약자와 자연 생태계와도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사회를 지향한다. 한국사회와 교회가 가야 할 길을 이처럼 제대로 보여주는 이가 또 있을까? 맘몬의 실체를 드러내는 그의 메시지를 통해 이 사회에서 어떤 공동체로 살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셋째 날(8월 7일)에는 건신대학원대학교 배덕만 교수가 저녁집회를 맡는다. 기독교 신앙의 공동체성은 교회로 나타난다. 교회는 어떠한 차별도 존재할 수 없는 믿음의 공동체이다. 한국 교회사 속에서 다양한 신앙 전통과 흐름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면서 오늘날의 한국 교회를 형성해 왔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유산은 무엇이며 공동체로서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끊어내고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살펴볼 것이다.
성경에서 공동체를 만나다 : 오전 성경연구
성서한국 운동은 성경의 가르침에 합당한 삶을 살자는 운동이다. 그런 만큼 오전에 진행하는 성경연구는 성서한국이 가장 중요하게 준비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국대회의 성경연구는 대회 주제인 공동체에 초점을 맞췄다. 구약과 신약 전체를 통해 공동체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을 집중 조명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탁월한 12명의 강사들이 기꺼이 강의를 수락해 주셨다. 김구원 교수(개신대학원대학교),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성민 교수(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차준희 교수(한세대학교)는 구약을 통해 공동체를 이야기할 것이다. 권연경 교수(숭실대학교), 안용성 목사(그루터기교회), 이필찬 소장(이필찬요한계시록연구소),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학교)는 신약을 통해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성서한국 전국대회에 처음 참석하는 사람이나 기초 강의를 듣기 원하는 이들을 위한 강의도 구성했다. 남오성 목사(일산은혜교회), 박대영 목사(광주소명교회), 백소영 교수(이화여대), 이시종 간사(IVF 학사회)는 신앙과 공동체의 관계를 비교적 쉬운 언어로 참석자들에게 소개해 줄 것이다.
살아있는 공동체를 만나다 : 주제선택특강
오후에 진행될 주제선택특강 역시 대회 주제인 공동체에 집중했다. 다양한 영역의 강의들을 소개했던 그 동안의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다. 대회 주제에 집중한 만큼 대회가 목표하는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풍성히 나눠질 수 있을 것이다.
주제선택특강은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첫 번째 섹션인 “한국사회와 공동체”는 한국사회의 현실을 경제, 노동, 사회, 마을의 관점에서 냉철히 돌아보고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를 고민해 보는 시간이다. 남기업 소장(토지+자유연구소), 오찬호 박사(《진격의 대학교》 저자), 하종강 학장(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이창환 이사(사단법인 마을) 등이 강사로 나선다.
두 번째 섹션인 “살림과 변혁을 꿈꾸는 신앙공동체 운동”은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가 이론과 담론에만 그치지 않도록 다양한 사례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실제 사례들을 통해 공동체로 살아가는 삶이 결코 소수의 특별한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갈수 있는 일임을 이야기할 것이다. 김혜령 교수(이화여대 교양학부), 최철호 목사 외(생명평화연대), 하.나.의.교회, 송강호 박사(개척자들), 방물단, 새벽이슬, 정성한 소장(한국기독교공동체연구소) 등이 강사로 나선다.
세 번째 섹션인 “오늘의 청년 공동체”는 청년들이 직접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청년공동체 탐방팀이 청년들 스스로 공동체를 일구어 살아가는 다양한 사례들을 탐방한 이야기들을 들려줄 것이다. 또한 각 교회 청년부의 현실을 나누고 어떻게 대안을 찾아갈 수 있을지 솔직하게 대화하는 시간인 ‘노답토크’도 준비되어 있다.
네 번째 섹션인 “예술로 향유하는 공동체”는 강의 위주의 프로그램 대신 영화 상영과 음악 콘서트를 통해 공동체를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청년, 사회선교를 만나다 : 어울림 축제
성서한국 전국대회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대회에 참가하는 단체, 교회, 청년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로서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주제선택특강 이후의 오후 시간에 진행되는 어울림 축제가 그런 플랫폼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다양한 사회선교단체들과 개인들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강의 위주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준비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개인들의 다양한 고민들을 강사 및 선배들과 진솔하게 나눌 수 있는 상담실을 운영한다. 3인 이상 가족 참석자들은 가족방을 이용할 수 있으며,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을 위해 어린이 캠프도 운영한다.
더불어 한 몸, 유쾌한 세상살이를 꿈꾸자!
1년이 넘게 걸린 고민을 담아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나 여전히 아쉽다. 들어야 할 이야기, 소개하고 싶은 사례가 너무 많다. 기획한 사람들의 한계와 예산의 한계로 필요한 프로그램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이번 성서한국 전국대회가 우리 사회와 교회의 모습을 냉철히 돌아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의 모습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기를 마음 깊이 기도하며 기대한다.
각자도생은 불가능하다. 각자도생하면 모두가 죽는다. 공동체의 회복은 우리 사회를 구하는 일이며 청년을 구하는 일이다.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일이며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더불어 한 몸’을 이루고, 암울한 시대를 ‘유쾌한’ 도전으로 반전시키며, 공동체의 ‘세상살이’를 꿈꾸는 2015 성서한국 전국대회에 당신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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