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회덕탐험
더 잠을 자고 싶은 욕망을 떨치고 일어났다. 어제 공주 대백제전에 다녀와 힘이 들었지만 그래도 기대되는 회덕 탐험을 한다고 하니 몸이 일어나졌다. 갑자기 설레어지는 마음에 인터넷 대탐 카페에 들어가 일정표를 찾아보고 박팽년, 송준길, 그리고 송시열 이렇게 세 사람에 대해 자료조사도 하였다. 나는 회덕이란 지역에 대해 잘 모르기도 했지만 여러 유명한 인물들에 대해 알아본다고 하니 정말 기대되었다.
출발하여 처음 간 곳은 비래동 고인돌이었다. 고인돌은 우리가 잘 아는 탁자식 고인돌이 아니라 무지석식 즉, 굄돌이 없고 큰 돌 한 개만 있는 고인돌이었다. 이 고인돌은 발견되었을 당시 고인돌인지 모르고 있었는데 나중에 고인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을 두 가지 알게 되었는데 첫째는, 선사시대 사람들도 천문을 관측하였다는 사실이다. 고인돌에 새겨진 성혈을 보면 북두칠성 모양이 있었다. 다른 고인돌에도 있었는데 그건 우연히 같은 게 아니라 일부러 그런 표시들을 다 한 것 같았다. 그것으로 보아 선사시대 사람들도 천문을 관측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정말 놀라웠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 천문을 관측한 것 같다. 그리고 다른 하나 더 알게 된 건, 우리나라에 고인돌이 정말 많다는 사실이다. 고인돌인데 표지석이나 다른 용도로 쓰인 것들도 정말 많고 아직 알려지지 못한 것들도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내가 커서 역사학자가 되면 이런 것들을 발굴하여보고 싶다.
다음으로 호연재 김 씨 시비가 있는 곳에 갔다. 호연재 김 씨는 어렵거나 힘들 때 시를 지어 마음을 달래고 누그러뜨렸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야음’이라는 시를 자주 낭송하였다고 하는데 이 시는 김 씨가 집안일을 하거나 힘들 때 지은 시라고 한다. 호연재 김 씨의 마음이 잘 느껴졌다. 시비 바로 옆에는 송용억 가옥이 있는데, 특이한 건 사랑채가 두 채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손님들이 매우 많아 한 채로는 부족하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송 씨 집안은 문화로 잘 알려져 손님도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송용억 가옥을 지나니 동춘당이 있었다. ‘동춘당’에 담긴 뜻은 항상 봄처럼 밝고 행복하라는 것인데 그 이름처럼 동춘당에서는 지혜, 고운 마음, 그리고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두 번 꺾이는 담으로 땅을 넓혀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도록 하였고 굴뚝을 땅 쪽으로 아래쪽에 만들어 가난한 사람들이 보고 흉을 보지 않게 하였으며, 새가 둥지에서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갖고 있었다. 난 동춘당을 보고 정말 감탄하였다.
오전에 네 군데를 둘러보다 보니 배가 정말 고팠다. 점심은 출장뷔페. 돼지고기 주물럭, 떡볶이, 나물들과 김, 김치 등을 맛있게 먹었다.
그리고 남간정사에 갔다. 남간정사는 우암 송시열 선생님께서 관직에서 물러나 자신의 제자들을 가르치던 곳이다. 개구리밥이 쫙 깔린 연못이 정말 예뻤는데 마치 풀밭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에서도 조상의 지혜를 엿보았는데 바로 건물에 소금을 뿌려 썩지 않도록 하고 벌레로부터 피해도 입지 않게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건물의 주인인 우암 송시열 선생님께 왕이 선물로 준 담비 털로 만든 털옷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었다. 추운 요동지방을 함께 정벌하러 가자고 당부하면서 주었다고 한다. 그만큼 송시열 선생님은 믿음직스럽고 학식도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다음 찾아간 박팽년 선생님의 유허비는 우암 송시열 선생님이 글을 짓고 동춘당 송준길 선생님이 글씨를 쓰셨다고 한다. 조선시대 세조 때 사육신의 한 분인 집현전 학자 박팽년 선생님은 왕에게 반발해 죽임을 당했는데도 후손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큰 죄를 지으면 가족 중 남자 자손은 모두 죽이고 여자 자손은 관가의 노비가 되었는데 박팽년 선생님의 둘째 며느리가 임신한 상태에서 노비가 되었다고 한다. 나중에 아들을 낳았는데 다른 노비의 딸아이와 바꿔 신분을 속인 덕분에 자손이 남았다고 한다. 참 극적인 일이다.
박팽년 선생님은 세조가 그의 능력을 아까워하여 살려주려고 기회를 여러 번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세조의 뜻에 끝까지 따르지 않아 죽었다. 세조를 따를 경우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게 오직 이유였다고 한다. 끝까지 단종에 대해 충성을 다한 박팽년 선생님은 참 훌륭하신 분이다. 의로운 일에 목숨을 걸고 절개를 지킨 선생님을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나 더 알게 된 사실은 왕이 되기 싫었지만 아버지 태종의 선택으로 왕이 된 세종대왕과 달리 그 아들 세조는 조카인 단종을 죽이기까지 하면서 왕이 되려고 했다는 슬픈 역사이다.
그렇게 탐험을 마친 후 대동역에 가서 지하철을 탔다. 어른(보호자) 없이 타 본 적이 없는데 친구들과 함께 타니 두렵지 않았다. 지하철에서 자리에 앉아 있는데 할머니 한 분이 타셔서 자리를 양보해 드렸다. 마음이 뿌듯하였다. 그렇게 시청역까지 안전하게 오는 것으로 오늘 탐험은 끝이 났다. 정말 기대 이상의 유익한 탐험이었다. 다음 달에 갈 서울 탐험도 정말 기대된다.
서울아, 기다려라~! 은결이가 간다!
첫댓글 은결이가 자신에게 느낀 뿌듯함이 은결이가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샘이 너희에게 주려고 했던것을 은결이는 너무 잘 알고 있구나 은결이 화이팅
이젠 서울 꼼짝마 어른한테 양보도하고 정말 예쁘군아
은결이와 네토 2가 간다..
은결아
글도 맘도 예쁜 은결이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