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끝내고 2008년 2월29일부로 명예퇴직을 하였다. 퇴직 후 두 달을 쉬다가 6월 첫 주(6월2일)부터 시작한 산행이 꼭 13년 9개월, 산찾아 천 리 길 1000회를 달성하였다. 처음 몇 년간은 한 주에 한 번씩 우산회 회원들과 산행을 하다가 5년 정도가 지난 다음부터 주중 목이나 금요일에 혼자서 산행을 하게 되면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주에 두 번씩 산행을 한 결과 1000회라는 나름대로 큰 업적을 세웠다고 자부하고 싶다. 서울의 유명한 북한산을 비롯하여 관악산과 청계산 등 서울 주변의 여러 산을 매 주 돌아가면서 산행을 하고 때로는 1년에 몇 차례씩 멀리 원정 산행을 하였다.
우산회에 들어와서 제일 먼저 산행을 한 곳은 불광역에서 올라가는 북한산이었고, 원정 산행을 한 곳은 2009년 1월 6일 조*남 선생님의 차를 타고 간 대전의 계룡산을 시작으로 덕유산, 태백산, 함백산 그리고 소백산을 비롯한 전국의 수많은 산들을 다닌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한라산과 지리산이요, 회원들과 같이 한 산으로는 2010년 2월26일 간 태백산이라고 할 수 있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출발하여 눈이 내려서 녹았다가 꽁꽁 얼어붙은 비탈진 빙판길을 오르는데 얼마나 미끄럽든지 낡은, 그것도 신발 가운데만 차는 아이젠을 차고 올라가는데 자칫 잘 못 디뎠다가 삐끗하면 미끄러져서 원점으로 돌아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황에 한 발 한 발 힘을 주어 찍으며 올라가니 시간은 곱절로 걸려서 얼마나 힘들었던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렇게 몇 시간이 걸려 정상에 있는 장군봉과 천제단을 둘러보고 큰 돌에 새겨진 태백산이라는 표지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을 지키는 주목은 현자의 모습을 보는 듯하였고 석탄박물관이 있는 반대쪽으로 내려오는데 하얀 눈이 덮여서 경치는 좋은데 눈꽃이 활짝 핀 설경을 보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산을 거의 내려왔을 무렵 김연아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는 소식을 듣고 박수치며 좋아했던 생각이 난다.
단양 다리안 유원지 입구
무릉도원. 죽서루
설악산 망경대
다음은 2011년 7월15일 산행보다는 강원도 무릉도원을 트레킹하던 날로 신선이 노닐던 멋진 계곡을 걷을 후 박*화 선생님의 제자로 강원대 삼척 캠퍼스 최*선 총장께 전화를 하니 차를 가지고 마중을 나와서 총장실로 안내하여 학교를 소개한 다음 자연산 수산물과 강원도 특산물인 정라항에서 곰치탕으로 식사를 하고 중국의 명주 수정방에 취해서 흥얼거리던 저녁과 덕산 해수욕장에 있는 강원대 게스트하우스 VIP실에서 일박을 하던 너무도 멋지고 융숭한 대접에 감사한 마음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사자평 억새 평원
그리고 2012년 1월6일. 온 산이 보물창고라고 할 수 있는 경주 남산은 높지 않은 산으로 우리 같은 노인들이 산행하기에는 안성맞춤이고 곳곳에 널려 있는 유적을 보면서 걷는 것은 눈으로, 마음으로 즐기기에 참 좋은 산행이었고 동해 감포 바닷가의 지중해 팬션에서 바로 창 아래로 철석거리는 동해의 파도소리를 들으며 지낸 밤은 지금도 멋진 기억으로 남아있다. 또 2012년 10월26일 밀양의 영남 알프스 산행도 너무 멋지고 아름다웠다고 말하고 싶다. 얼음골에서 케이블카를 예약하여 1000m 고지까지 올라가서 제약산과 천황산 정상을 거쳐서 억새로 유명한 사자평을 지나 표충사 계곡으로 하산하는 일정인데, 얼음골에서 그 유명한 얼음골사과 한 봉지를 사서 각자 하나씩 먹고 가는 중에 점심을 먹은 다음 시간 여유가 있으니 한 시간만 예술놀이를 하다가 가자는 조*남 선생님의 주장대로 놀다가 표충사 계곡으로 하산을 하는데 마침 단풍이 최고 절정이라 얼마나 곱던지 단풍에 취해서 힘든 줄도 모르고 걷다보니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갈 길은 아직 남았는데 마음이 급해지는 순간 벌써 어둠이 내려 길이 잘 보이지 않을 때 쯤 큰 길로 내려오게 되어 천만 다행이었고 덕분에 표충사는 어둠 속에 어슴프레 모형만 보고 스쳐야 하는 아쉬움도 있었고, 2012년 8월31일 강원도 산꼭대기에 있는 전망 좋은 하이원 리조트에서 1박을 하고 다음 날 산상의 정원 만항재 꽃구경을 하면서 산행을 하는데 바람이 어떻게 많이 불던지 몸을 가누기도 어렵고 비도 조금씩 내려서 비닐 우의를 입고 함백산 정상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것이 어면한 증거로 남아있으며 서강과 동강의 한반도 지형도 인상이 깊은 곳이다. 2017년 7월13일 꽃사슴들이 큰 눈을 껌벅거리던 서해의 외로운 섬 굴업도 여행과 2018년 10월16일 내설악 망경대의 가을 풍경과 백담사 계곡의 맑은 물, 2019년 10월23일 주전골의 단풍도 기억할 만하고 2011년 10월1일 광덕산은 길을 잘 못 들어 계속 걸으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외로운 길 나그네 길‘이라는 노래를 부르며 가다가 결국 포기하고 어딘지도 모르면서 무조건 하산을 하다 보니 어느 산자락 마을 언덕의 밤나무에 밤송이가 쫙 벌어진 것을 보고 다들 정신없이 밤을 한 주머니씩 주워서 겨우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왔던 것도 재미있는 기억이라 할 수 있다.
마장호수 출렁다리
2009년 4월 14일 주왕산은 박*택 회장님도 같이 가서 정상까지 힘든 산행을 하고 제1폭포를 거쳐 계곡을 따라 오는 길은 우리나라 산 중에서는 가장 멋지고 아름다운 곳으로 기억되고 동해 영덕으로 가서 대게로 포식을 한 다음 날 불영사를 한 바퀴 돈 다음 불영 계곡을 끼고 넘던 고갯길은 전국적으로 아름답다고 소문난 명소로 잊을 수가 없다. 2011년 11월4일 등산을 한 고대산은 비무장 지대를 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최전방, 박*화 선생님이 십대 혈기 왕성하던 시절 미군부대에서 알바를 하며 당시 전투 상황을 직접 경험한 목격담은 동존상잔의 생생한 증언으로 기억할 가치가 있었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용산 가족 휴양소와 아세안 자연휴양림에서 송년회를 하고, 노래자랑에 밤새워 예술놀이 하던 즐겁고 흥겨운 추억은 우리 생전에는 잊혀질 수가 없겠지.
성주사지 - 신 샘의 피난 시절 초등학교 다니던 추억담을 들으며..........
그렇게 2009년부터 약10년 간 전국의 산을 찾아 원정 여행을 한 것이 총48회나 된다. 많을 때는 한 해에 일곱 번까지 다니기도 하였으며 2020년 코로나 때문에 멈춘 기간을 제하며 일 년에 평균 4회 정도를 다닌 셈이다.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여행이었으며 행복했는지 훗날 더 깊이 가슴에 새겨지리라 짐작하는 바이다.
산행을 시작한 이후 13년 동안 가슴 아픈 일도 있었다. 2014년 북한산을 산행하고 독바위역으로 하산 길에 넘어져서 피를 흘리던 김*경 선생님, 21년 6월21일 안산에서 임*경 씨가 넘어져 팔이 부러진 상태에서 한두 주 지난 다음 기브스를 하고 목에 팔을 걸고 산행을 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하였는가 하면 종신 회장인 박*택 선생님이 2011년 4월4일 한 동안 앓던 췌장암으로 별세를 하여 우산회의 중심이 무너지는 것 같은 상황을 맞기도 하였으며 사과협 회원에 또 카사모 회원으로 우리와 즐거움을 같이 했던 김*목 선생님은 폐암 치료를 하고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니 2017년 6월10일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고 말았다. 그리고 신*호 선생님. 2022년 1월 10일 북한산 산행을 마치고 하산 길에 갑작스런 소천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며 마음이 아팠었던 사건들은 우산회의 역사와 함께 오래 기억될 것이다.
아름다운 이 세상 우리들의 소풍이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모두가 건강하게 남은 인생 즐기며 행복한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가능하다면 가까운 산자락에서 예술놀이나 하면서 새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원정 산행 기록
북한산 | 249 | 청계산 | 174 | 관악산 | 119 | 모락산 | 315 |
도봉산 | 5 | 호암산 | 54 | 수리산 | 5 | 태백산 | 3 |
용봉산 | 2 | 용문산 | 2 | 계룡산 | 1 | 주왕산 | 1 |
동악산 | 1 | 문배마을 | 1 | 유명산 | 1 | 오봉산 | 1 |
무릉계곡 | 1 | 광덕산 | 1 | 고대산 | 1 | 영인산 | 1 |
경주남산 | 1 | 한라산 | 1 | 덕유산 | 1 | 운길산 | 1 |
수락산 | 1 | 성주산 | 1 | 칠갑산 | 1 | 곰배령 | 1 |
민둥산 | 1 | 소백산 | 1 | 연인산 | 1 | 함백산 | 1 |
영남알프스 | 1 | 내변산 | 1 | 황악산 | 1 | 바래봉 | 1 |
축령산 | 1 | 선자령 | 1 | 오서산 | 1 | 소요산 | 1 |
수원성 | 1 | 남한산성 | 2 | 강천산 | 1 | 추읍산 | 1 |
사패산 | 1 | 삼성산 | 1 | 호명산 | 1 | 안산 | 40 |
안면도 | 1 | 불곡산 | 1 | 영취산 | 1 | 백두산 | 1 |
봉황산 | 1 | 대공원 | 2 | 굴업도 | 1 | 설봉산 | 1 |
양수리 | 1 | 아세안 | 1 | 주전골 | 1 | 인왕산 | 5 |
비선대 | 1 | 망경대 | 1 | 마장호수 | 1 | 서생포 | 1 |
천마산 | 1 | 단양 | 1 | 노고단 | 2 | 용산가족 | 1 |
우리의 전통인 예술놀이 성적표
이 름 | 로얄스트프 | 스 트 프 | 4 카 드 | 비고 |
김*경 | 5 | 7 | 56 |
|
신*호 |
| 4 | 11 |
|
정*조 | 1 | 10 | 48 |
|
최*민 | 2 | 17 | 88 |
|
이*열 |
| 3 | 20 |
|
박*회 |
|
| 11 |
|
김*용 |
| 2 | 10 |
|
박*택 |
| 1 | 4 |
|
박*화 |
| 1 | 3 |
|
김*목 |
| 1 | 9 |
|
임*경 |
| 1 | 60 |
|
요*나 | 1 | 11 | 31 |
|
비*야 | 1 | 6 | 58 |
|
로*사 | 1 | 6 | 31 |
|
조*남 |
| 1 | 1 | 이*중1. 홍*식 1 |
2021년 12월 20일 북한산 멧돼지 한 마리 출현
2021년 12월 27일 청계산 고라니 두 마리 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