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미쳐 날뛴다. 이런 광풍을 본적이 없다. 위정자 라는 인간들에 의해 선량한 국민은 늘 희생자가 되어 왔다.
위기의 시국에 스멀 스멀 기어드는 온갖 잡생각들과 하루종일 천장만 바라 보는것 보다는 나을것 같아 늘 마음속에 있는 그곳으로 여행 같은 번개산행에 나선다.
2018.1월경 육십령에서 구천동탐방지원센터 까지 순백의 물결속을 행복하게 걸었던 그 추억을 되새기며 이 아픈 세상사를 단 하루라도 잊고 싶은 맘이다.
오늘은 무주구천동에서 곤도라를 타고 올라 설천봉. 향적봉. 중봉. 백암봉까지 갔다가 원점회귀 하는 여행같은(?) 산행이다.
거창을 거쳐 약 2시간여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 되지는 않은것 같다.
6년만의 방문인데 이곳은 설국이다. 주차장은 아마도 스키를 타러온 사람들의 차인듯 공간이 없다.
미쳐 날뛰는 세상을 여기서는 전혀 볼수가 없다. 평온한 일상의 모습인데 참으로 인간군상의 양면을 보는듯 하다.
생각보다 날은 춥지 않고 하늘은 구름하나 없다. 너무 상쾌하다.
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제비봉 산행 후 거의 3주만이다.
곤도라 티케팅을 한다. 아마도 공휴일과 주말은 예약을 해야 한단다. 성인 왕복 25,000 이다. 싼지 비싼지 가치없는 화폐에 헷갈린다.
늙어버린 덕분에 30% 할인 되어 17,500 이다. 65세이상 할인이다.
25,000을 내도 젊음으로 갈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는 망상을 해본다.
그때는 모른다. 청춘이 이 세상 무엇 보다도 고귀하다는 것을....
곤도라 입구에는 생각보다 줄이 길지 않다. 바로앞 눈에 보이는 슬로프에는 때 만난 스키어들이 신이났다. 초짜.중짜.고수가 다 모여 춤을 추고 있다.
곤도라는 생각보다 스릴이랄까 무서움이 없다. 5월 장가계의 그 무시무시한 높이에 오금이 저려 오던것에 비하면 시시하기 까지 하다.
정상부쪽에서 창 사이로 비치는 눈꽃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
8인승인데 아가씨 둘과 합승이다.
중학교 친구 사이인데 각 인천, 서울에 산다고 한다. 고속도로 입구에서 만나 함께 내려 왔다는데 이곳이 처음이란다.
딱17 분만에 설천봉에 내린다. 완전 설국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눈이 있고 평일이라 사람도 많지 않다.
헉! 아래위가 이렇게 다를수가?
부는 바람에 손끝이 시려오기 시작한다. 겨울산행은 손끝과 귀가 제일 시리다. 서둘러 무장(?)을 한다.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는 600 여미터다. 능선을 따라 걷는 형국인데 세차례 정도의 짧은 오르막이 있다. 허나 초등학생이나 나이 지극히 많은 분들도 무난하게 오를수 있는 코스다. 그날도 초등생이 부모와 함께 정상에 있는것이 보인다.
향적봉(1614)을 향해 가는데 이곳도 옛날보다는 많은 정비를 해 놓았다.
양쪽에 가드를 설치 해 놓은 것은 물론 경사지는 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옛날 정비전에는 아이젠을 차지 않고는 거의 오를수 없었는데
이젠 크게 힘든게 없으니 세월따라 많은 진전이 되었다.
(아이젠을 가지고 갔으나 사용치 않음)
생각만큼 눈꽃은 없으나 이곳이 워낙 눈이 많고 추운지역이라 여기저기 상고대가 얼어 붙어 있다.
역시 덕유산이다.
사진찍고 구경하며 약 25분여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가히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정상은 너른 공터에 인증샷을 하려고 길게 줄을 서있다.
이곳은 곤도라 덕에 쉽게 오를수 있어 등산객,관광객이 너무 많다.
360도 온천지가 눈아래다.
나무가 전혀 없어 사방이 시원하게 트였다
과히 이곳은 신선이 노닐 듯한 세계임은 분명하다.
지리산을 비롯 주변산군들이 파노라마 처럼 뚜렸하다.
줄을 설 자신이 없어 인증샷을 뒤로 미루고 중봉쪽을 향하여 내려간다. 살짝 내리막을 내려서니 정상바로 아래 대피소가 있다. 마침 점심시간 이어서 인지 여기저기 밥을 먹는다고 난리다. 여기는 매점도 있어 라면등을 팔고 있다.
보통 정상만 보고 하산 하는데 중봉까지는 가보는게 최선이다.
대피소 지나 중봉가는 길에는 주목과 고사목 군락지이며 이곳도 아마
정상 이상으로 최고의 경관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0~500년된 주목 천여그루가
자생하고 있는곳인데 6년전 이곳을
지나며 감탄한 곳이다.
중봉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눈도 제법 많이 쌓여 있다.
중봉가는길에 유명한 산행 유튜버 산타는 J. Sun 을 만났다.
여기서 만날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역시 산바닥은 좁은가?
중봉에는 그래도 산꾼인지 호기심 많은 관광객인지 다수의 사람들이 있다. 아마도 여기서 대부분 되돌아 갈듯 하다.
백암봉까지 갔다 오기로 하고 내려 가는데 겨울꽃이 만발이다.
온통 백색의 향연이다. 하늘은 푸르고 그 아래 산야는 하이얀 꽃 천국이다.
하늘. 구름. 산. 바람. 눈. 상고대에 취해 세상만사 시름을 모두 잊는다.
중봉에서 급하게 내려서면 그 아래 덕유평전이 있다. 덕유평전은 덕유산의 명물로 봄에는 야생화. 철쭉 등이 꽃을 피우는 아주 낭만적인 곳이다.
백암봉가는 길은 크게 힘이 들지 않는 능선이다.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눈이 제법 많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다. 반대편에서도 사람이 가끔 오는데 동엽령쪽에서
올라 향적봉 가는길이라 한다.
백암봉에 도착 점심을 한다. 온통 눈이 쌓여 있어 정상 바로위 눈 없는곳 에서 식사를 한다.
저멀리 있는 남덕유와 장군봉을 보니 문득 6년전이 생각난다.
육십령에서 장군봉을 오르는데 무려 4시간이나 걸렸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힘이 든다는 느낌은 없는데 마음이 너무 늙어 버린것 같다. 세월은 몸보다 마음을 먼저 낡게 만드는가?
자연은 그대로 인데....
이곳까지는 사람이 잘오지 않는데
누군가 두사람이 오길래 보니 곤돌라를 함께 타고 올라온 아가씨들이었다. ㅎ 참 호기심 많은 애들이다. 초행길인데도 궁금해서 여기까지 왔나 보다.
백암봉은 백두대간 갈림길로 육십령에서 시작 장군봉.남덕유.삿갓봉
무룡산을 거쳐 이곳에서 횡경재쪽으로 진행된다.
향적봉쪽으로는 이어지는 능선이 없어서 제외된것 같기도 하다.
되돌아 가는길은 또 다른 느낌이다. 오면서 미쳐 보지 못했던 풍경을 새롭게 볼수가 있다.
역시나 멋지다!
향적봉 정상에 오니 그 많던 인간군상들은 다 어디로 가고 조용하다.
하루의 땡볕에 눈도 많이 녹아 버린것 같다.
영원한 것은 없다.
만나면 이별의 시작이고, 시작이면 끝을 향해야 되고 꽃이 피면 지듯이 인생도 태어나면 마지막을 기다려야 되는것 아닌가.
산행도 이제 끝을 향해간다.
저무는 시간과 더불어...
내려오는 곤도라 안에서 양산에서 온 모녀를 만났다. 딸이 연로한 어머니와 함께 3시간을 달려 왔다고 하는데 참 효심이 가득 하구나 싶었다.
산 아래 동네는 저무는 시간임에도 스키 탄다고 복새통이다. 온통 젊음의 물결이다.
세상이 돌든 말든 나하고는 상관 없다는듯...
덕이 많아 넉넉한 산. 어머니 같은산. 눈이 많아 늘 백설에 묻혀 사는산. 먼곳 같아도 늘 가까운 산. 그곳에서 잠시나마 이 어려운 세상을 잊은게 더 할 나위 없이 의미 깊은 하루였다.
눈이 나리는날
덕유산을 가세요
어머니 품같은 따스함이 있는곳
최고봉 향적봉을 필히 가세요
세월을 먹든 아니든 그곳은
삶의 또 다른 의미를 줄겁니다.
세찬 바람은 외려 시원하고
굳굳이 얼어 붙은 주목들은
포근히 나를 안아 줄겁니다.
화려하나 소박한 눈꽃들이
내 삶을 돌아보고
내 인생을 되새겨 줄겁니다.
눈 오는날에는
덕유산을 가세요
영원히 마음속에 남을
추억을 남겨 줄겁니다.
네이버~국립공원 cctv~실시간 영상
(덕유산 설천봉 눈 상황 파악 가능)
09.00 집출발
10.15 거창읍
11.05 무주리조트
11.23 곤도라 탑승
11.40 설천봉 도착
12.05 향적봉 정상
12.30 중봉
13.00 백암봉
13.05 식사
13.35 출발
14.25 향적봉
14.45 출발
14.55 설천봉
14.59 곤도라 탑승
15.16 하차
15.24 차량도착
외곽 주차장
본 주차장
정식 주차장. 빈자리가 없다
요금표
스키장 요도
곤도라 승강장
탑승전 한컷
8인승
온통 눈꽃
설천봉. 곤도라 출구
설천봉.1520m
향적봉 가는 입구
향적봉 가는길
향적봉
무룡산, 남덕유.장군봉. 저멀리 뒷편
인증샷
구름밑 지리산 천왕봉
중봉 가는길. 왼쪽 끝 중봉
향적봉 대피소
주목
산타는J.SUN
중봉에서 본 향적봉
가운데 덕유평전. 왼쪽 백암봉
계단아래 덕유평전
덕유평전
5월의 덕유 평전(퍼옴)
덕유평전. 뒷쪽 봉우리는 중봉
백암봉
점심터. 백암봉이다.
먹이를 갈구하는 까마귀.김밥.사과 줌
덕유평전 앞에서
철쭉나무
향적봉 대피소
보조 정상석
산아래는 도떼기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