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의 지휘자, 제일모직 리조트 Creative팀 양인규 선임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인 이곳은 바이킹, 롤러코스터처럼 아찔하고 신나는 놀이기구도 많지만, 계절마다 다양하게 열리는 공연과 이벤트, 축제로도 유명합니다. 창조적인 공연으로 에버랜드를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꾸미는 양인규 선임을 찾아가 보았습니다.
공연기획, 우연에서 필연으로
양인규 선임은 제일모직 리조트 Creative팀에서 공연을 기획·제작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호러메이즈’와 같은 쇼 어트랙션(Show Attraction: 연기자가 들어가는, 쇼의 요소를 많이 포함한 놀이기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그가 공연기획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입사 후의 일입니다. 입사 때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공연기획자로 일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입사 후 교육을 받으면서 이런저런 것을 경험하다 보니 콘텐츠 기획 분야에서 일하면 재미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늦게나마 지금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비록 뒤늦게 결정한 진로였지만, 이보다 더한 궁합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양인규 선임의 활약은 대단합니다. 그는 에버랜드와 드림웍스의 합작으로 탄생한 뮤지컬 ‘마다가스카 라이브’의 기획부터 제작까지 모조리 맡아 진행했습니다. 2012년 7월부터 지금까지 공연 중인 ‘마다가스카 라이브’는 에버랜드 개장 이후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포용력 + 소신 있는 결정 = 훌륭한 공연 기획자
공연과 이벤트를 오케스트라에 비유한다면 공연기획자는 지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리더입니다. 공연의 콘셉트를 맛깔나게 살리기 위해 조명, 특수 효과, 음향 관계자를 포함해 직접 손님을 응대하고 안내하는 운영팀은 물론이고 불꽃놀이를 위한 화약 담당자에 이르는 수많은 스태프를 이끕니다.
양 선임은 ‘포용력과 책임감’을 함께 갖춰야 좋은 공연기획자가 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선배님들, 전문가를 포함한 모든 스태프를 하나의 프로젝트로 아우르기 위해서는 리더십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소신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지요. 좋은 의견이 많이 나오지만, 그것을 정리하고 필요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좋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저스트 30분!” 관객의 마음을 훔쳐라
공연을 기획하고 진행함에 있어 그가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포인트는 ‘관객’이었습니다.
황금 같은 휴일, 사람들이 굉장히 ‘큰마음 먹고’ 오는 곳 중 하나가 에버랜드라고 생각해요. 그런 분들에게 재미없다고 느껴지는 공연이나 퍼레이드는 0점짜리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즐기고 환호할 수 있는 공연이 가장 좋은 공연 아닐까요?
다양한 연령의 관객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공연을 위해 그는 오늘도 과제를 풀어가는 심정으로 재미있는 요소를 찾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테마파크의 공연은 일반 콘서트나 뮤지컬과는 달리, 3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합니다. 그는 신선한 공연기획을 위해 늘 트렌드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외부의 유명한 공연을 자주 관람해 분석하고, 흥행 포인트를 고심하기도 하죠. 평소 TV나 영화를 볼 때에도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메모합니다. 올여름 ‘호러 메이즈’와 ‘호러 사파리’의 재개장을 앞두고, 그는 유명한 미국 호러 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보고 있습니다. 기자가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에도 인터넷으로 호러 관련 소품들을 찾아보고 있었습니다.
컴퓨터 옆에 놓인 계산기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연기획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이라 생각했습니다. 의아해하는 기자를 보고 양 선임은 전체 프로젝트의 비용관리나 일정 관리 역시 그의 몫이라고 말했습니다.
공연에 포함되는 음악, 디자인, 특수효과, 그리고 이 전체의 비용을 콘셉트에 맞게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계산기가 꼭 필요해요
헤드폰과 손전등도 업무에 빠질 수 없는 소품입니다. 공연과 이벤트는 언제나 신나는 음악에 맞춰 진행합니다. 때문에 양 선임은 기획의 영감을 얻기 위해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듣는데, 그때마다 헤드폰이 늘 함께 합니다.
제작하고 있는 콘텐츠의 음악을 직접 모니터링해야 할 때도 많아요
호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는 요즘은 캄캄한 곳에 들어가야 하는 일이 부쩍 늘었습니다. 실제로 관람객들이 깜짝 놀라고 무서워하는 부분은 어딜까? 끊임없이 생각하고 체험해 보기 위해 그는 오늘도 손전등 하나만을 들고 귀신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테크놀로지, 너는 내 운명 공연은 예술이자 문화이기도 하지만, ‘테크놀로지’도 상당 부분 필요합니다. 퍼레이드를 위해서는 플로트(퍼레이드 차량)를 제작해야 하죠. 무대 공연에도 조명, 특수효과를 포함한 무대 장치가 어마어마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렇기에 공연기획자는 테크놀로지와 IT 부문의 트렌드를 꼭 알 필요가 있다는 것이 양 선임의 조언입니다.
공연을 기획함에 있어 테크놀로지와의 접합을 강조하는 그는 무대장치를 직접 제작하고 현장에서 실측하기 위해 줄자와 전용 안전모까지 구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과 공연의 콜라보레이션이 낳는 짜릿함과 새로움을 잘 알고 있는 그는 늘 고민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서 아직 아무도 시도해 보지 않은 공연, 에버랜드가 전 세계 최초가 되는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그는 공연의 기술적 측면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기술적 이해도를 가진 기획자는 스태프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을 진행하는 데도 강점을 드러낸다고 전했습니다. 또, 전문적 지식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타 기술에 대한 열린 자세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라이브의 매력
항상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공연은 모든 순간이 긴장의 연속입니다. 무대 장치가 갑자기 작동을 멈추거나, 연기자들의 타이밍이 맞지 않는 등 수많은 돌발 상황의 가능성이 언제나 도사리고 있죠. 그럴 때는 등에 한 줄기 식은땀이 흐르기도 하지만, 어느덧 공연 기획 6년 차에 들어선 양 선임은 머릿속 매뉴얼에 따라 여유롭게 임기응변할 수 있게 되었다며 웃음을 지었습니다.
당시에는 진땀도 났죠. 정말 당황스러운 일이 심심찮게 일어났거든요. 그렇지만 ‘생방송의 묘미’라는 말이 있잖아요? 생생하게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제 업무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적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 이상이 걸리는 공연기획의 바쁜 일정.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그는 주말도 퇴근도 없이 기획에 푹 빠져 지냅니다. 365일 운영되는 에버랜드에서 가장 방문객이 많은 주말과 휴일 근무는 거의 필수입니다. 새로운 시설을 제작할 때에는 손님들이 다 돌아가고 난 뒤에 진행되는 야간 업무도 비일비재하죠.
정신없이 바쁠 때도 있지만, 몇 개월 동안 정말 공들여 제작한 공연이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때면 그동안의 고생이 전부 보답 받는 낌이 들어요
그래서 공연을 새로 올릴 때마다 새롭게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라는 양 선임입니다.
즐기면서 일할 수 있고, 일이 일상에 스며드는 업무를 원하는 취준생이라면 공연 기획 분야를 주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음악, 디자인,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과 재능이 있는 ‘다재다능’한 당신도 환영합니다. 공연기획자 양 선임이 에버랜드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