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글로 소개했던 그 운동화가 얼마전에 버려졌다.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신은 운동화인데 갑자기 버려졌다. 몇 달 전부터 외할머니께서 자꾸만 내게 그 운동화를 버리라고 하셨다. 그 이유는 오씨굿씨병이라고 성장통이 있는데, 무릎과 정강이에 무리를 안 주려면 운동화나 신발을 신을 때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신어야 무리가 안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운동화는 쿠션이 다 닳았기 때문에 외할머니께서 혹시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마음에 계속 버리라고 하셨다. 그때마다 나는 항상 안버리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운동화를 신고 축구하거나 계단을 오르락내릴 때 무릎이 안 아팠다는건 거짓이다. 그리고 계속 신고 다니니 새끼발까락에 물집이 생겼다. 할머니는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하루가 멀다 하며 계속 내게 운동화를 버리라고 하셨다. 물론 할머니의 마음도 이해할 순 있지만, 몇 년동안 그 운동화만 신고 다닌 나로써는 쉽게 버리자고 말하지는 못했다. 운동화의 사이즈는 210이다. 현재 시중에 팔리는 똑같은 운동화는 220이라서 그 당시에는 좀 컸다. 그래서 그냥 그 운동화만 주구장창 신고 다녔다. 원래 하얀 운동화인데 너무 많이 신고 다니니 회색 운동화가 되었다. 깔창도 엄청 더러워졌다. 다들 내 운동화를 보고 1학년때 신던 운동화가 지금도 맞냐고들 물어보면서 신기해한다. 나는 운동화는 그냥 맞으니까 신는거라고 생각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답한다. 나에게 그 질문을 하는 사람들은 똑같은 운동화를 최대 몇년까지 신어봤는지 궁금하다. 나는 5년동안 신고 다녔는데, 몇십년동안 한 운동화만 신으면 쿠션은 얼마나 닳는지, 외관은 어떤지, 돌리는 운동화는 제 기능을 하는지 한번 봐보고 싶다. 학교다닐 땐 그 운동화만 신고 다니니까 그 운동화에 발이 맞춰진 거 같은데, 방학에는 집에만 있으니까 발이 커졌다. 그렇지만 운동화를 신을 때는 지장이 없어서 그냥 신고 다녔다. 그런데 할머니가 며칠 전에 꼬질꼬질한 운동화는 버리고 새 운동화를 사자고 말했다. 이제는 보내줘야 할 때가 된 거 같아서 알겠다고 했다. 할머니가 드디어 버린다며 엄청 좋아했다. 집 근처 백화점에 가서 검정 운동화를 하나 샀다. 할머니가 아디다스 운동화는 되게 편하다면서 아디다스 매장으로 날 대려갔다. 확실히 발 볼이 커서 편하긴 했다. 결국 그 운동화는 버려졌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그 운동화가 조금 그립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았는지, 엄마가 똑같은 운동화를 220으로 사줬다. 이제는 그 운동화가 딱 맞는다. 딱 하나 다른 점이 있다면 너무 깨끗하다. 하지만 똑같은 운동화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첫댓글 운동화가 마음에들어서 다행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