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자전거길(2017.6.11)

[김창기]

코스: 대림역08:35 상봉역(경춘선)09:58 춘천역11:34 소양강 처녀상. 의암호 둘레 자전거길.인형극장. 강원경찰충혼탑12:13 반야선원(점심)12:50 강촌역. 백양리역. 가평역. 상천역. 청평역(전철탑승)16:07 상봉역(7호선환승)17:00 대림역18:07

나는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지가 40년이 넘었다.
그런데 실력은 없지만 취미가 그 것밖에 없어서 지금까지 쭉 치고 있는 것이다.
내가 85년 분양받은 대림동 우성아파트 내에 있는 코트에서 치다가 테니스치는 주민이 줄어들면서 결국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대림운동장 테니스코트를 이용하게 되었다.
야외 운동이다 보니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또 안된다.
겨울에는 눈이 쌓이면 비상연락망이 가동되어 눈을 치워야되고 안 치우면 빙판으로 변한다.
요즘같이 더우면 주로 새벽에 나가서 친다.
요즘 운동장에 안나갔더니 제명한다고 협박이 온다.
그래도 운동장에서 나오라고 연락이 오면 기분이 좋다.
아직도 내가 필요한 곳이 있다는 얘기다.
실력, 체력도 부족하니 젊은 사람들은 같이 치려고도 안한다.
복식게임은 4명이 있어야 되는데이 한 명이 부족할 때는 가끔 끼워 주기도 하다가 실력있는 사람이 한 명 더 나타나면 금세 안면을 몰수한다.
세상은 원래가 그런 것이다.
내 실력은 내가 아니까 내 상대는 실버팀, 여자들, 레슨을 받으면서 열심히 운동하는 초보들이다.
이 사람들은 같이 쳐주면 좋아하고 초보자들은 자진해서 음료수도 사오고 술도 사온다.
실버회원 중에서는 아직 젊은 편에 속하는데 80대는 매년 한 두명씩 운동장에서 사라진다.
요즘 새벽 6시만 넘으면 7-8명의 실버들이 나타나 2-3게임 하고 들어가는데 테니스가 재미가 있으니까 나와서 하는 것이지 재미가 없으면 돈을 준다고 해도 나와서 땀을 흘릴 사람이 없을 것이다.
어제 아침에 땅이 아직 젖어있어서 운동을 못하니 자전거나 타고 한강이나 가자고 연락이 와서 도림천, 안양천, 한강, 행주대교, 행주산성, 점심, 한강북단, 홍제천 인공폭포를 보고 한강상류로 올라가다가 갑자기 테니스 회원 중에 이름은 모르지만 노량진 수산시장에 있는사람을 찾아갔다가 너무 넓어서 수소문 끝에 겨우 찾아내서 회 한 접시에 소주2병을 사서 마시면서
일요일 08:30분에 대림역에서 만나 춘천에 가보기로 약속을 했었다.
그 분은 나보다 9살이 많은 양띠인데도 술도 굉장히 세고 체력도 나에게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아침에 대림역에서 얼굴에 쓰는 천으로 된 복면을 하나 사서 착용했다.
전철의 맨 뒤나 앞에는 자전거를 고정시키는 벨트나 거치대가 있었다.
춘천은 듣던 대로 정말 호반의 도시답게 확 트인 의암호수가 넓게 펼쳐져 있다.
소양강 처녀상도 보이고 관광객도 일요일이라 그런지 많았다.
사실 어제 자전거를 많이 타서 엉덩이가 좀 부어있어서 며칠 쉬어야 되는데 어제 술김에 약속해서 나왔으므로 오늘은 무리를 하지않기로 두 사람이 약속을 했다.
춘천까지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길이 나있는데 우리는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내려가는 내리막 코스를 따라가므로 체력이 떨어진 우리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면 곤충들이 내 안면과 충돌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새나 곤충들이 앞 유리창에 부딪히는 것과 똑 같았다.
가다가 그늘에 자리를 잡고 싸가지고 온 밥, 떡, 커피를 들었고 상천역 근처의 터널 속 내리막 길을 달릴 때는 얼음 속을 지나는 것처럼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너무 무리하지 말자고 의기투합한 두 사람은 청평역에서 자전거를 세우고 전철에 자전거와 몸을 맡겼다.
아침에는 승객이 적어서 자전거를 엘리베이터에 실고 오르내렸으나 저녁에는 승객이 많아서 계단으로 오르내려야했다.
여하튼 무리하지 않고 일찍 자전거 탑승을 마감하고 집으로 돌아 올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