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무지하게 순대국밥이 먹고싶어서 어디에 먹느냐구 글 올렸다가
드디어 골목순대집 추천 받아서 신오쿠보까지 가서 드뎌 소원 달성한
열공의 슬픈 사연을 아시고들 계시는지요. ..
알고보면 하나도 안 슬프지만 입덧에 일주일동안 시달리며 꿈속에서도 순대국밥을 그리던 저로서는
완전 살아났도다..그 토요일에..였답니다.
근데 아시겠지만 신오쿠보가 뭐 옆집 이름도 아니고(거기 근처 사시는 분들이 부럽삼다..이렇게 입덧할땐 말이죠)
먹고싶다고 만날 가서 먹을 수도 없는 관계루다가
어떻게 하면 순대국밥을 자력으로 만들어 먹어볼까 무지하게 고민하지 않았겠읍니까.
네이버 지식인을 쳐봐도 그럴싸한 레시피도 없고.. 이래저래 고민하던 와중에... 요리의 잔머리만 발달한 제가 드디어 방법을 발견..
비스무리하게 해서 오늘 순대국밥 해 먹었읍니다. 제가 했지만 맛 별로 안 딸립디다..
다대기를 만들어야 하는게 귀찮아서 그냥 안 만들었는데..(현재 상태로서 요리를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기력을 소진하는 관계로다가)
그래도 꽤 먹을만 했으니 한번 댁에서 해 보시라고 간단 레서피 올립니다.
1. 한국장터에서 레토르트 팩으로 된 갈비탕, 소머리국밥, 등등을 준비한다.. (저는 소머리국밥 다 먹고 없어서 갈비탕으로 했는데 소머리 국밥으로 하는게 더 나았을거라는 예상입니다)
2. 역시 진공 포장된 순대와 머릿고기를 산다 (저는 아리랑 순대를 샀는데요..약간 시큼한 맛이 나더군요..담엔 장충동 원조할매 순대를 함 사봐야지..^^)
3. 레토르트 탕 1팩을(즉 머리국 육수 대신이지요. 보통 2인분 나오는 정도라고 생각하심 됩니다) 남비에 붓고, 물 반컵 정도 더 부어준다음에(끓이면 쫄므로..)
배추 어슷어슷 썰어서 넣고, 마늘 간거 한 큰스푼 넣고,고추 썰어넣고 (청양고추면 더 좋겠지요) 파 어슷썰기 해서 썰어 넣고 머릿고기 썰어서(썰어져 있으면 그냥 넣으세여) 끓인다.
4. 순대를 렌지에 넣고 한 3~4분정도 찡 한후 랩채, 혹은 비닐채 찬물에 잠깐 담근다(쫄깃해지라고 그러는거 같음)
5. 국이 얼추 끓어 올라와서 배추니 파니 뭉근하게 끓은 느낌이 나면(한 10분정도끓이면 될라나요..) 순대를 넣고 한 2~3분 더 끓인다.
(순대가 풀어지면 안되니까 적당히 끓이시는게 관건입니다.. 안그러면..순대 속 당면이 국물 흡수해서 아주 불어버리는 수도....제 실패 사례임^^)
6. 이렇게 끓인 순대국을 그릇에 담고, 들깨가루(전 서울서 사왔던 거 넣었는데 이거 신오쿠보에 팔겠죠?)듬뿍 뿌리고, 고추가루 약간 뿌리고, 새우젓으로 간해서 밥 말아서 먹는다.
7. 김치는 종가집 깍두기 사다가 같이 먹었읍니다.
의외로..이렇게 해 먹었는데 맛도 그럭저럭 비슷하니
아주 맛나서 남편이랑 둘이 아주 바닥까지 득득 긁으면서 먹었읍니다.
임산부가 순대 참새방앗간인 이유가..이게 철분이 많아서 그렇다면서요? 입덧해서 뭐 못먹다가 순대먹고나면 좀 가라앉는게 그래서일까요?
크흐흐..신오쿠보갈 여유가 없으면 다큐빙으로 냉장순대랑 머릿고기, 머리국밥 레토르트 시켜서 대충 해 먹어도 한동안 순대국밥 노래부를 일은 없겠구만요..
흐흐 무지하게 간단하죠..집에서 돼지 뼈 넣고 고을 정신과 시간적 여유와 체력이 안되는지라..이렇게 함 편법으로 만들어 봤읍니다..
뭐 어쩝니까..어차피 그 국물도 머릿국물 육수..이것도 소 머릿국물 육수..순대야 뭐..찹쌀순대 아닌 담에야.. 어차피 일본서 구할 수 있는 순대 한정돼 있으니끼니^^..
한번 만들어 드셔보시고 소감 부탁드립니다 .. 뭐 궁하면 통한다고..먹고는 싶은데 매번 먹으러 달려갈 정신은 안되는 열공의 잔머리 자급자족 순대국밥 레서피였읍니다.
첫댓글 저 위에 한문으로 에러 난거 머릿고기입니다요,,먼저 넣어야 국물이 우러나지용~
아....침 꼴깍.....ㅠ,.ㅠ 한달 반 있음 곧 한국 가는데 그래도 먹고 싶네요.한번 해 봐야겄어요~
장터에서 파는 순대중...장충동원조할매 순대가 가장 맛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