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스님 화엄경 강설 33】 7
8. 게송으로 찬탄하다
(1) 찬탄하는 위의(威儀)와 뜻을 펴다
爾時에 金剛幢菩薩이 承佛神力하사 觀察十方一切衆會와 曁于法界已하고 善知文義하사 增廣大心하야 大悲普覆一切衆生하며
그때에 금강당(金剛幢)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의 일체 대중과 법계를 관찰하고 나서, 글과 뜻을 잘 알며, 광대한 마음이 증장하고, 크게 자비한 마음이 일체중생을 두루 덮었습니다.
繫心安住三世佛種하며 善入一切佛功德法하며 成就諸佛自在之身하며
또한 마음을 두어 삼세 부처님의 종성(種性)에 편안히 머물고, 일체 부처님의 공덕법(功德法)에 들어가서 부처님의 자재한 몸을 성취하였습니다.
觀諸衆生心之所樂과 及其所種一切善根하사 悉分別知하며 隨順法身하야 爲現淸淨妙色之身하고 卽於是時에 而說頌曰
또 모든 중생들이 마음으로 좋아하는 것과 그들이 심은 일체 선근을 관찰하고, 분별하여 알며, 법신(法身)을 수순하여 청정하고 미묘한 색신(色身)을 나타내고는 곧 그 때에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강설 ; 길고 긴 10회향품의 법문을 장문으로 설하는 것은 다 마쳤다. 그리고 다시 게송으로 요약하여 정리하면서 찬탄한다. 게송으로 찬탄하는 위의와 뜻을 간략히 밝혔다. 경전을 결집한 경가는 “금강당보살이 글과 뜻을 잘 알며, 광대한 마음이 증장하고, 크게 자비한 마음이 일체중생을 두루 덮었다.”고 하였다. 또한 금강당보살은 “부처님의 종성에 편안히 머물고, 일체 부처님의 공덕의 법에 들어가서 부처님의 자재한 몸을 성취하였다.”고도 하였다. 이와 같은 등의 금강당보살의 법력과 덕화를 다시 밝히는 것은 10회향법문이 끝없이 높고 넓고 자비와 지혜가 끝 간 데 없이 무량하고 무변하다는 것을 더욱 믿게 한 것이리라.
(2) 회향하는 선근(善根)
菩薩成就法智慧하야 悟解無邊正法門하고
爲法光明調御師하야 了知無礙眞實法이로다
보살이 법의 지혜 성취하여서
끝없는 바른 법문 깨달아 알고
법의 광명 비치고 조어(調御)하는 스승이 되어
걸림없는 진실한 법 분명히 알도다.
▶강설 ; 청량스님은 소(疏)에서 이 게송을 이와 같이 분류하였다.
“뒤에 게송을 설하는 중에 둘로 나눈다. 앞에서는 제10회향을 밝히는 게송이고, 다음은 수승함을 찬탄하여 수행하기를 권하였다. 앞의 36게송을 다시 셋으로 나눈다. 처음 9게송은 회향할 바의 선근이다.”라고 하였다.
10회향 지위에 오른 보살이 불법에 대한 지혜를 성취하였으므로 무량무변한 정법을 깨달아 알고 있다. 보살이 중생을 교화조복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부처님의 정법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법의 광명으로 널리 세상에 비출 수 있으며 중생을 잘 다스리는 스승이 된다. 이것이 진정 걸림이 없는 진실한 법을 깨달아 아는 것이다.
菩薩爲法大導師하야 開示甚深難得法하고
引導十方無量衆하야 悉令安住正法中이로다
보살이 바른 법의 대도사(大導師)가 되어
얻어 보기 어려운 깊고 깊은 법 열어 보이고
한량없는 시방 중생 인도하여서
모두 다 바른 법에 편안히 머물게 하도다.
▶강설 ; 10회향 지위에 오른 보살은 바른 법을 가르치는 큰 스승이다. 그러므로 얻기 어려운 깊고 깊은 법을 열어 보여서 시방의 모든 대중들을 인도하여 정법에 편안히 머물게 한다.
菩薩已飮佛法海하고 法雲普雨十方界하며
法日出現於世間하야 闡揚妙法利群生이로다
보살이 불법의 바다를 이미 마시고
법의 구름 시방세계에 널리 비를 내리며
법의 태양이 세간에 출현하여서
미묘 법을 드날려 중생을 이익케 하도다.
▶강설 ; 보살이 법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 마치 용왕이 바닷물을 다 마시고 하늘로 올라가서 큰 구름을 일으키고 온 시방에 비를 흠뻑 내려쏟는 것과 같은 광경이다. 또 보살은 정법의 태양이 되어 세상을 진리로써 환하게 비추어 온갖 생명을 바른길로 인도하여 이익하게 한다.
常爲難遇法施主하야 了知入法巧方便하니
法光淸淨照其心이라 於世說法恒無畏로다
언제나 만나기 어려운 법의 시주가 되어
법문에 들어가는 훌륭한 방편을 알고
법의 광명 청정하게 그 마음 비추니
세상에서 설법하기 두려움 없도다.
▶강설 ; 보살은 참으로 만나기 어려운 법을 시주하는 시주자다. 부처님도 스스로 대시주(大施主)라고 하였다. 모든 사람 모든 생명에게 바르고 유익한 길을 베풀고 나누는 진정한 시주다. 실로 모든 불자들은 마승(馬勝)비구가 사리불을 처음 만나 인연의 이치로서 교화했듯이 인연이라는 그 한마디라도 바르게 시주하는 시주자가 되어야 한다. 회향이란 시주하는 일이다.
善修於法自在心하야 悉能悟入諸法門하며
成就甚深妙法海하야 普爲衆生擊法鼓로다
바른 법에 자재한 마음 잘 닦아서
여러 가지 법문에 깨달아 들어가며
깊고 깊은 묘법의 바다를 성취하여
중생 위해 법의 북을 널리 치도다.
▶강설 ; 10회향위에 오른 보살은 오로지 법에 자재한 마음을 닦아, 법을 깨달아 들어가고, 깊고 깊은 법의 바다를 성취하여 중생들을 위해 법의 북을 크게 친다. 이것이 보살의 할 일이다.
宣說甚深希有法하야 以法長養諸功德하며
具足淸淨法喜心하야 示現世間佛法藏이로다
매우 깊고 희유한 법을 널리 설하여
법으로 모든 공덕 길러내며
청정한 법에 기쁜 마음 구족하여
세간에 부처님 법의 창고를 나타내도다.
▶강설 ; 또 깊고 깊은 희유한 법을 널리 설하여 그 법으로 모든 공덕을 길러낸다. 즉 어떤 이치를 알아야 이치에 맞는 행위를 하고 그 결과를 얻어내는 것과 같다. 또 청정한 법에 대한 기쁜 마음을 구족하여 세간에 부처님 법의 창고를 나타낸다.
諸佛法王所灌頂으로 成就法性智藏身하고
悉能解了法實相하야 安住一切衆善法이로다
모든 부처님 법왕께서 정수리에 물을 부어서
법의 성품 지혜의 몸을 성취하였고
법의 진실한 모양을 다 능히 깨달아
일체의 선(善)한 법에 안주하였도다.
▶강설 ; 정수리에 물을 붓는 관정(灌頂)이라는 의식은 세자가 한 나라의 법통을 잇는다는 인도의 전통 관례다. 부처님의 법을 이어 계속해서 전해가도록 하는 소임을 맡는 것을 뜻한다. 그 일을 감당하려면 법의 성품인 지혜의 몸을 성취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법의 진실한 모양을 다 능히 깨달아 일체의 선(善)한 법에 안주하는 것이다.
菩薩修行第一施하니 一切如來所讚喜라
所作皆蒙佛忍可하야 以此成就人中尊이로다
보살이 제일가는 보시를 닦아
일체 여래의 기쁘게 칭찬한 바가 되고
하는 일을 부처님이 다 인가하시니
이것으로 사람 중에 높은 이를 이루었도다.
▶강설 ; 보살이 닦는 제일가는 보시란 온갖 선행 중에서 보시가 제일가는 선행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6바라밀에서도 보시가 먼저 강조된다. 또 보시 중에서도 여러 가지 보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법을 보시하는 일이 또한 제일이다. 세존은 평생동안 법을 깨달아 법을 보시하는 것으로 인생 최고의 가치로 여겼다. 그래서 일체 여래의 기쁘게 칭찬한 바가 되고, 하는 일을 부처님이 다 인가하시는 것이다. 그리고는 나아가서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 즉 세존이 된다.
菩薩成就妙法身하니 親從諸佛法化生이라
爲利衆生作法燈하야 演說無量最勝法이로다
보살이 묘한 법신(法身) 성취하여서
부처님의 법으로부터 변화하여 나고
중생에게 이익주려고 등불이 되어
한량없이 좋은 법을 연설하도다.
▶강설 ; 보살이 묘한 법신(法身) 성취하여 그것으로 부처님의 법으로부터 변화하여 태어나는 것이 된다. 의법출생(依法出生)이라 하여 부처님의 법에 의해서 새로 태어나는 뜻이다. 불교를 믿는 모든 불자들은 부처님의 법으로부터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세속적인 가치에서 벗어나 보다 숭고하고 높은 삶의 가치를 향해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보다 숭고하고 높은 삶의 길은 무엇일까? 일체중생에게 이익을 주려고 세상을 밝게 비추는 진리의 등불이 되어 한량없이 좋은 법, 훌륭한 법, 참다운 이치의 법을 연설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