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을 만들기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거기서부터 귀찮아지니 다른 것이야 뻔하지 않은가....
그래서 만만한 제주여행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 혼자 가는 여행도 아닌 가족여행인데 무엇하나 대충 할 수가 없다.
가족을 이끌고 가는 여행에서 가족들이 옆에 서있는데 "어떻게 하지?"하는 모습을 보이면 가족들도 불안해 하고 나도 매우 불안해진다. 나 혼자라면 내가 보려고 했던 관광지가 없어졌다 해도 '커피나 한잔 하고 가지, 뭐.....'하면서 다른 곳으로 갈 수 있을텐데 가족들과 함께, 특히 집사람과 함께라면 그게 매우 어렵다. 거의 일주일 정도 저녁 시간에 2-3시간을 할애한 결과 계획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그 이후로도 계속 날씨를 관찰하면서 수정에 수정을 거듭했다.
다녀온 후에 아쉬움은 25%정도?
가장 큰 아쉬움은 마지막 날 숙소인 "숨게스트하우스"에 대해 미비한 조사이다.
바닥 난방도 안되고,
온풍기에서는 계속 삐걱대는 소리가 나고,
더블침대 3개 정도 들어가는 좁은 공간에 더블침대 2개에 개인사물함 4개만 있고,
냉장고, TV도 없으며,
화장실은 다른 2개의 방과 같이 써야 되는 공용화장실이고,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서 화장실에서 샤워하고 소리, 가글하는 소리를 다 들어야 하며,
조식은 식빵, 3가지의 잼, 커피, 컵라면이 끝이고
그릇은 손님이 씻어야 했다.
첫째날 숙소인 마실게스트하우스도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숨게스트하우스에 비하면 호텔급이었다.
물론 "숨게"는 매일 밤 9시-11시에 숨파티가 있고 야경투어가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잠을 자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라면 파티때문에 시끄럽고, 야경투어를 마치고 새벽 1-2시에 돌아오는 사람들의 귀가 소음을 다 들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숨게나 마실게 보다 1500원 더 비싼 라마다 호텔의 시설이 그리 좋은 줄 알았다면 3박을 모두 라마다에서 할 것을 그랬다.
렌트카를 24시간 더 빌리더라도 충분한 값어치를 했을텐데 말이다.
그리고 두번째 아쉬움은 돌아오는 비행기 티켓을 너무 이른 시간인 9시40분 출발 티켓으로 예매를 해서 아침에 7시30분에 일어나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후 여유있는 오후를 보낼 수 있었다.
세번째 아쉬움은 올레국수의 국수가 2년전의 그 맛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국물의 맛은 기억속의 그 맛이었으나 고기와 면의 양이 줄었다. 다시 가지는 않을 듯 하다. 지금이라면 대전의 제주부르스가 차라리 나을 듯 하다.
다음번에 제주도를 찾는 다면 산방산, 수월봉, 한라산, 우도 등 포인트를 잡고 그 지점에서 이박이든 삼박이든 하면서 천천히 그 주변을 살펴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