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가 작곡한 <옛날 옛적 서부에서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의 'Finale(피날레)'는 영화 음악 역사상 가장 웅장하고 감동적인 명곡 중 하나로 꼽힙니다.
이 곡은 단순히 영화의 끝을 장식하는 음악을 넘어, 한 시대의 종말과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라는 영화의 핵심 주제를 완벽하게 음악으로 구현해 낸 걸작입니다.
1. 음악적 특징: 천상의 목소리와 웅장한 오케스트라 에다 델오르소(Edda Dell'Orso)의 소프라노 스캣 'Finale'의 가장 큰 상징은 가사 없이 목소리만으로 멜로디를 이끄는(보컬라이즈) 에다 델오르소의 천상 같은 목소리입니다. 이 목소리는 서부라는 거칠고 황량한 땅에 피어나는 치유, 구원, 그리고 대지의 어머니와 같은 생명력을 상징합니다.
감정의 점층적 폭발 (Crescendo) 음악은 잔잔하고 애잔한 현악기와 소프라노 솔로로 시작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풀 오케스트라와 웅장한 콰이어(합창단)가 더해지며 가슴이 벅차오르는 거대한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모리코네 특유의 '감정을 끝까지 고조시키는' 작법이 정점에 달한 곡입니다.
2. 영화 속 서사와 주제의 시각화 이 곡은 여주인공 질 맥베인(클라우디아 카르디날레 분)의 테마곡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 음악이 흐르며 시각적·서사적 완성도를 이룹니다.
무법자들의 퇴장과 문명의 도래 복수를 끝낸 주인공 '하모니카(찰스 브론슨)'와 치명상을 입은 '샤이엔(제이슨 로바즈)' 같은 과거 서부 시대를 상징하는 무법자들은 결국 마을을 떠나거나 죽음을 맞이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새로운 시대의 개막 그들이 떠난 자리에 거대한 기차가 들어오고 철도 노동자들이 활기차게 일하기 시작합니다. 홀로 남은 '질'이 노동자들에게 물을 나눠주며 그들의 커뮤니티(새로운 사회)의 중심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Finale'는 이 철도(문명)의 개척과 황량했던 서부가 살만한 곳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축복하는 찬가 역할을 합니다.
3. 세르조 레오네 감독과의 예술적 협업 이 곡이 유독 영화와 완벽하게 맞물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감독 세르조 레오네는 영화 촬영 전에 엔니오 모리코네에게 음악을 먼저 작곡하도록 의뢰했습니다.
그리고 촬영장에서 이 'Finale'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배우들의 걸음걸이, 카메라의 움직임, 심지어 편집 타이밍까지 음악의 박자와 감정에 맞춰 촬영했습니다. 즉, 음악에 맞춰 영화를 연출했기 때문에 시각과 청각이 완벽한 일체감을 주는 예술적 경지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 요약하자면 Ennio Morricone의 'Finale'는 황량하고 잔인했던 서부극의 시대를 위로하며 보내주고, 그 위에 세워질 새로운 문명과 삶의 의지를 에다 델오르소의 경이로운 목소리로 찬미한 서부극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장송곡이자 찬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