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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한 번쯤은 가 봐야 할 곳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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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곳과 다른 모습 다른 느낌이 있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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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여행을 가자고 하니 이 더위에 더워 죽겠는데 무슨 여행이냐고 하면서 좀 시원해질 때 가면 안 되냐고 해서 이곳은 더울 때 이때만 가는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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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났다. 우리는 어디를 갈 때 새벽같이 길을 떠난다. 그러면 길이 덜 막히고 하루를 더 얻은 것처럼 여유롭다.
아침을 먹고 출발하려고 하는데 어디선가 낯선 소리가 들려서 어딘가 먼 곳에서 공사하는 소리인가 했는데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가 보니 우리 집 냉장고에서 나는 소리였다.
갑자기 긴장감이 돈다. 이것을 어찌할 것인가? 냉장고의 나이를 추정해보니 십 년이 넘었다. 사모님께서 고장이면 새로 사자고 하신다. 그래서 그러자고 했다.
고장 난 냉장고를 두고 여행을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사모님께서 여행은 다음에 가자고 해서 마음대로 하시라고 했다.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마음대로 가 뭐냐고 하신다. 그래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마도 균형이 잘 맞지 않아서 그런가 보다.”고 하면서 냉장고를 밀어봤는데 꿈적도 하지 않는다. 사모님께서 안에 어름이 끼어서 그런지 모른다면서 아이스박스를 꺼내오더니 냉장고 물건을 꺼낸다.
어제 따온 커다란 오이 노각 8개를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두 개를 조금 전에 냉장고에 넣는 것을 봤다. 그것을 넣고 얼마 있다가 소리가 나는 것이었다.
냉장고에 물건이 꽉 찼는데 며칠 전에 시골서 부쳐온 옥수수 한 박스도 쪄서 밀어 넣은 데다가 오늘 또 노각을 넣은 것이다. 과부하이다. 오른쪽 문을 여는 것이 익숙하니 오른쪽에 항시 물건이 더 많다.
한참을 물건을 정리하고 잠시 기다려 보니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고 조용하다. 여행을 가도 되냐고 말씀해서 아무 문제 없다고 했다.
그래서 출발했다. 30분이 늦어진 것이냐고 해서 그런 것은 없다고 했다.
고속도로는 평시보다도 덜 밀리는 것 같다. 여름휴가를 떠나서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이 적어서 그런 것 같다. 대신에 여주를 지났는데도 영동고속도로에는 많은 승용차가 있다. 횡성휴게소를 들려서 아이스 커피를 사서 마시고 출발했다.
안반데기를 가기로 하고 지도를 찾아보았을 때 용평에서 가면 가까운 거리였다. 그런데 네비는 강릉을 거쳐서 가라고 한다. 가는 길을 정확히 모르니 여자의 말을 듣기로 했다. 네비 아가씨가 말하는 데로 따라갔다.
대관령 터널을 나와서 길옆에 있는 전망대로 들어갔다. 주차장은 넓지 않고 저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다.
(높은 산에 걸린 구름)
옅은 구름이 저 아래와 바다로 꽉 차 있고 높은 구름은 높은 산을 넘지 못하고 걸려있다. 동해바다 구름이 육지로 다시 말해서 서쪽으로 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비구름은 아니지만 말이다.
북태평양에 형성된 고기압이 며칠째 꼼짝 않고 있어서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불고 있다. 문제는 이 바람이 산을 넘어서 아래로 내려갈 때 건조해지면서 온도가 올라간다고 한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푄현상이다. 가뜩이나 더운데 푄의 열기로 덮으니 세상은 용광로가 된 것이다.
바람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이런 현상은 봄에 잠시 발생하고 여름에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바람은 대개가 서북쪽에서 동남쪽으로 분다.
그래서 강릉이 따뜻한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올해는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바람이 바뀌면 더위는 해결이 될 것이다.
(강릉 방면 구름 풍경)
영동고속도로를 나와 동해고속도로를 잠시 지나서 톨게이트를 나와 다시 시골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잠시 시골길에서 산길로 바뀌고 저수지 둘레길을 지나 산길을 오른다.
점입가경이란 말이 있다. 점점 더 멋져진다는 말인데 점점 더 색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낯선 신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시간이 되시는 분은 여기를 드라이브해볼 만하다.
커다란 돌로 만들어진 이정표가 나타났다. 닭목령이란다. 이름이 낯설고 정겹고 하다. 여기에 올라서면 잠시 평지이다.
이 차선 도로를 신나게 달리다 보니 네비가 이상한 곳으로 자꾸 안내한다. 뭔가 잘못됐다 싶어서 옆에 있는 하나로 농협에 있는 사람에게 배추밭 귀경을 왔다고 하니 되돌아나가라고 한다.
네비의 약점이 길을 지나치면 유턴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직진을 시킨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골길은 유턴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한 바퀴 돌려서 나오는 곳까지 계속 직진을 시킨다. 길을 벗어나면 벗어났다고 하는 안내를 하는 기능을 누가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돌아 나오니 우리가 들어가야 할 길은 차선이 없는 시골길이었다. 길옆에 핀 저 노란 꽃이 무슨 꽃이냐고 해서 보니 마타리꽃이다. 마타리꽃이 길을 따라 노랗게 피었다. 마타리꽃은 소설 소나기에서 나오는 우산 꽃이다.
중간에 말티고개 같은 고개를 올라가고 다시 약간의 평지를 달리고 다시 말티고개를 올라가고 하는데 차가 마주 오면 피하기가 어려운 길이다.
다시 좁을 길에 올라서니 와~ 이게 뭐래 드넓은 배추밭이 나타났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차를 세우고 감상을 하고 길을 따라가니 능선 마루에 카페가 있고 작은 주차장이 있다. 평창으로 가는 길도 있다.
(초입에서 바라본)
잠시 망설이다가 배추밭으로 솟아오르는 것 같은 하얀 길이 보여서 그 길로 가보기로 했다. 길은 외길이고 중간중간에 마주 오는 차를 피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놓긴 했다.
그렇게 올라서니 배추밭을 가르는 작은 능선 위에 작은 하얀 주차장이 나타났다.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니 사모님 첫 일성이 “아유 시원해”이다. 시원한 바람이 온몸을 스쳐 지나가고 상쾌한 느낌은 마음속까지 파고든다.
저 멀리 펼쳐진 배추밭은 어느덧 한 폭이 수채화로 다가오고 그 수채화 위를 나르는 큐피드처럼 내 마음도 따라 나라 간다. 와~ 정말 멋지다.
먼저 온 승용차에서 막 내린 부부와 휠체어에 탄 할머니가 계신다. 그래서 할머니는 참 좋으시겠어요. 이렇게 멋진 곳에 오시니 하고 말을 걸었다.
할머니께서는 이곳 강릉이 고향이라고 하신다. 아들이 효자라서 이렇게 왔다고 하시길래 “아들이 효자요? 며느리가 효부지요.”해서 함께 웃었다.
저 멀리 능선을 넘어가는 배추밭이 있어서 그곳으로 갔는데 가까이 가니 능선은 안 보이고 거의 절벽이다. 그래서 그 풍경을 담지 못하고 되돌아 왔다.
다시 주차장으로 와서 부부와 할머니의 가족사진을 담아 주겠다고 하니 괜찮다고 한다. 그래도 휴대폰을 달라고 해서 가족사진을 담아 주니 할머니께서 나보고 잘 생겼다고 하신다.
부부의 사진도 담아 주니 우리 사진도 담아 주었다. 할머니가 아들이 두산 사장을 했다고 자랑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두산에너빌리티 밖에 모르고 그 주식을 몇 주 사서 가지고 있다고 하니 남자가 하는 말이 “제가 그 회사에서 사장을 했었어요.” 한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았다. 저 산 위에 돌고 있는 바람개비를 보라고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초기에 풍력발전을 할 때 유럽에서 사 온 제품이라고 한다.
유럽 제품은 날개 길이가 30m라며 이유는 유럽은 바람이 일정하게 강하게 불어서 날개가 작아도 발전이 잘 된단다.
우리나라는 바람이 약하고 일정하게 불지도 않아서 30m짜리 날개 가지고는 발전이 잘 안 된다고 한다. 약한 바람에 잘 돌아가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두산에서 45m짜리 날개를 만들었고 천천히 돌아도 발전이 잘 된다고 한다. 50m짜리를 만들면 더 좋은데 우리나라 교통상 옮길 수가 없고 도로교통법상도 어렵다고 한다.
두산에너빌리티 전 사장을 만나서 난데없이 풍력발전 교육을 받았다.
그래서 “기술발전 시키느라 수고했습니다.”하고 말을 건네니 난색을 하며 활짝 웃으며 좋아한다. 그렇게 환하게 웃는 사람 처음 본 느낌이다. 자신을 인정해 주는 것을 사람들은 참 좋아한다.
사실 이런 기술자들이 있어서 우리나라가 발전한 것이다. 감사해야 할 일이고 나는 무심코 감사를 표했다. 나는 직장 생활을 처음부터 행정직으로 시작해서 이런 기술을 잘 모른다.
산을 가로질러 오르는 길이 있어 더 올라갔다. 저 아래에서는 낮은 곳과 높은 곳을 가운데서 돌아본 것이라면 여기서는 저 아래로 쫘~악 펼쳐진 풍경을 내려다본다.
더 멀리 초록의 향연을 바라볼 수 있어서 마음이 더 멀리 날아가니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산을 돌아서 가는 길이 있어서 따라가니 길은 더 좁고 산비탈이 더 가파르다. 산 능선이 뻗어 나가는 곳에 전기로 담장을 쳐 놓은 카페가 있고 사유지라고 되어 있다. 무슨 전망대라고 하는 카페이다.
여기에 있는 길은 돌아서 다음 동네로 가는데 길이 회전하는 자리인지라 공터가 있어서 차를 세우고 풍경을 감상했다. 여기는 배추를 심지 않은 풀밭이 있고 호밀을 심어놓은 밭도 있다.
저렇게 비탈진 곳을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사모님이 물어서 아마도 소로 갈 것 같다고 했다. 소도 넘어질 것 같다.
(산 너머 카페 앞 거리에서 바라본 건너 풍경)
카페가 있는 곳까지 되돌아 나왔다. 건너편 산등선이에 양배추밭이 있어서 그리로 가보자고 하니 사모님께서 앞서 걸어가신다. 나는 차를 타고 가보려고 했는데 그냥 걸었다.
비탈길을 오르니 힘이 들어서 한다. 길옆에는 이제 막 지고 있는 꽃양귀비꽃이 있고 이제 막 피어나는 테디베어 해바라기가 있다. 우리 동네는 해바라기는 꽃이 지고 열매가 다 여물었다. 기온 차가 한 달도 더 나는 것 같다.
우리 동네는 꽃이 계절에 맞추어서 피는데 여기는 한꺼번에 피는 것 같다.
멀리서 산등선에 있는 양배추밭은 땅겨보고 되돌아 내려왔다. 이 길로 가면 지도에서 보이는 고루포기로 가는 것 같다.
그곳까지 한참 배추밭이 더 이어질 것 같은데 되돌아 나와서 아쉬웠다. 기회가 된다면 그곳까지 트래킹을 하고 싶다. 내년에 한 번 추진해 봐야겠다.
(카페 주차장에서 바라본)
(양배추밭)
카페 아가씨에게 저리 가는 길이 평창으로 내려가는 길이 맞느냐고 물으니 무심하게 고개를 끄떡이며 그렇단다. 내려오는 길은 말티고개처럼 휘어지는데 아까 올라온 강릉 쪽 길보다 도로 폭이 넓고 좋다.
길을 내려서면 도암댐과 용평으로 가는 삼거리길이다. 당초 계획에는 도암댐을 가보기로 했었는데 점심때가 되어서 용평 쪽으로 길을 잡았다.
길은 중간중간에 공사 구간이 여러 곳 있다. 낙석 지역이라 도로에 지붕을 씌우는 공사를 하는 중이다. 나오는 길에 동계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가 있다.
안반데기를 가보고 싶은 사람은 네비에 도암댐이나 이 선수촌 아파트를 치고 와서 다시 안반데기를 잡으면 강릉으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강릉으로 가는 것보다 약 30분은 절약된다.
황태덕장에 도착하니 사모님이 여기에 내가 다니던 회사의 수련관이 있어서 들였었다고 말씀하신다. 맞다.
황태구이를 시켰는데 나는 딱 맞는 것 같은데 구이가 좀 딱딱하다고 하신다. 황태구이와 황태미역국을 하나씩 시켰으면 딱 좋았을 것이라고 하신다. 다음에 가실 분들은 참고하시라
오대산 상원사로 가는 길에 감자를 캐는 것을 보았는데 기계로 캔다. 기계가 지나가면 엄청난 감자가 줄지어 나타난다.
이렇게 많은 감자가 있다니 경이롭다. 우리가 밭에 조금 심어놓은 감자는 잘 달리지 않아서 얼마 캐지 못했다. 역시 농사도 기술이다.
상원사로 가는 길은 비포장도로이다. 그늘이 져서 어둡고 털털대는 반복되는 리듬이 졸리게 한다. 상원사를 들려서 상원사종 보물을 보고, 비천상을 감상하고, 커다란 돌배나무를 감상하고, 전나무에 감탄하며 내려왔다.
(돌배)
강원도에 왔으니 강원도 특산물인 올챙이국수를 먹을까 하고 식당에 전화를 걸어보니 오늘 휴무란다.
봉평에 혹시 있을까 해서 봉평올챙이를 치고 갔더니 가정집이다. 알바를 했다. 예전에 왔던 추억을 되살리며 거리를 귀경하고 다시 나와 국도를 달려서 둔내IC로 들어섰다.
(섭다리 = 삽다리 = 삽교)
횡성휴게소를 들려서 아이스 커피를 마시고 달려서 집에 돌아왔다. 냉장고는 아무 소리 없이 잘 있다.
이렇게 해서 멋지고 환상적인 배추 여행을 마쳤다.
감사하고 경이로운 세상이다.
2026. 8. 6일자

첫댓글 입추가 지났으니 이제 가을
멋진 가을 여행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