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오계수지와 살생 ①
살생 칭송해도 악처 떨어지는 과보 받아
이번 호부터는 오계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살펴보겠다. 계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은 나중에 공덕행 토대에 대해 설명할 때 다루기로 하고, 오계를 수지하는 팔리어와 그 의미를 먼저 간략하게 소개하겠다.
생명이라고 분명히 인식하고
의도 가지고 해치면 살생업
다른 이 시켜 죽이게 하거나
살생 동의하는 것도 마찬가지
1. 빠-나-띠빠-따-웨라마니-식카-빠당 사마-디야-미 살생행위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 2. 아딘나-다-나-웨라마니-식카-빠당 사마-디야-미 도둑행위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 3. 까-메수 밋차-짜-라-웨라마니-식카-빠당 사마-디야-미- 삿된음행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 4. 무사-와-다-웨라마니-식카-빠당 사마-디야-미 거짓말을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 5. 수라-메라야 맛자 빠마-닷타-나-웨라마니-식카-빠당 사마-디야-미 음주약물 삼가는 계행수지 합니다.
첫 번째, 살생계에 대해 알아보겠다. 살생(pāṇātipāta)이란 생명을(pāṇassa) 빠르게 떨어지게 하는 것(atipaito), 즉 죽게 하는 것이라고 단어분석을 할 수 있다. 다음의 다섯 가지 구성요건을 충족한 살생은 악처에 태어나는 나쁜 과보를 줄 수 있다.
‘다른 생명 인식하고 살생 의도 행위 해서 실제 죽음 살생업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
먼저 생명체를 해쳐야 살생업에 해당된다. 생명이 아닌 것을 해치는 것은 악처의 과보를 주지 않는다. 특히 초기불교에서 식물은 윤회하는 중생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래서 풀을 꺾는 것은 살생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함부로 초목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비구의 경우 초목을 해치는 행위는 범계에 해당된다.
두 번째로 생명이라고 분명히 인식하고 해쳐야 살생업에 해당된다. 생명체라는 인식 없이 해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뱀을 막대기인줄 알고 밟아서 그 뱀이 죽은 경우 살생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행위를 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세 번째로 죽이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해쳐야 살생업에 해당된다. 죽이려는 의도 없이 해치는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그냥 길을 가고 있는데 개미가 발에 밟혀 죽은 경우 살생에 해당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되도록 이러한 경우가 생겨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네 번째로 죽게 하는 어떠한 행위가 포함되어야 한다. 이 행위에는 직접 죽이는 것 외에도 시키는 것, 칭송하는 것, 동의하는 것이 모두 포함된다. 이것은 살생뿐만 아니라 열 가지 악행 모두에 해당된다.
스스로 죽이는 행위는 분명하다. 다른 사람을 시켜 죽이게 하는 것도 만약 시기, 장소, 방법, 살해자와 피해자가 일치한다면 시킨 사람도 살생업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미얀마에는 ‘닭카레밥’이라는 음식이 있는데 전통적으로 이 음식은 살아있는 닭을 죽여서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아는 사람이 식당에서 닭카레밥을 주문했다면, 이것은 분명히 시키는 행위에 해당되어 살생업에 해당된다. 하지만 시장을 걷다가 이미 요리되어 있는 닭카레밥을 보고 구입했다면 살생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도살업을 해서 누가 부자가 되었다’라는 등으로 살생 행위를 칭송하는 것도 살생업에 해당된다. 하지만 ‘내가 살생에 대해 칭송하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 그 행위를 할 것이다’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칭송했을 때, 그리고 그 소리를 듣고 실제로 누군가 살생을 했을 때만 살생업이 된다.
그렇지 않을 때는 단지 계만 더럽혀질 뿐이다. 누군가 ‘내가 어느 생명을 죽였다’라는 말을 듣고 ‘잘 했다’고 동의하는 것도 살생업에 해당된다. 검사가 사형을 구형했을 때 판사가 그것에 동의하여 사형을 언도하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살생에 해당된다. 하지만 자신을 괴롭히던 모기 등이 죽은 것을 보고 좋아하는 것 정도는 살생업에 해당되지 않는다. 단지 계목이 더럽혀지는 정도일 뿐이다.
다섯 번째로 실제로 그 생명체가 죽었을 때만 살생업에 해당된다. 죽지 않았다면 살생업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죽이려는 마음에 포함된 의도는 나쁜 결과를 줄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살생의 나쁜 결과에 대해 살펴보겠다.
일창 스님 녹원정사 지도법사 nibbaana@hanmail.net
[1339호 / 2016년 4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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