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지금,
내 앞에 선 그대는 기쁨인가 슬픔인가.
아침에 화사하던 햇빛이 낮참에 흐려지기도 하듯
내게로 오는 만남이 기쁨만은 아니려니, 나는 내게 남겨질 아픔을 생각한다.
내게 웃음이었던 사람들, 내게 눈물이었던 사람들,
내 그릇은 그들의 흔적들로 채워져 있다.
웃음 뒤에 숨은 칼날, 눈물 뒤에 피는 꽃의 향기,
칼날은 내 가슴에 빗금을 치고 고운 향기는 기억의 손끝에서 부드럽고 아련하다.
그러나 마다할 것인가.
온몸으로 기뻐하고 온몸으로 슬퍼한다.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내 삶은 그러했으니,
살아 있는 한 나는 줄곧 그러할 것이다.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그대,
그대는 내게 얼마만큼의 기쁨을 주고 얼마만큼의 아픔을 남겨 두고 떠날 것인가?
허허로운 마음으로 그대에게 말한다.
이제 나는 삶을 탁발할 그릇조차 없으니, 네 그릇의 크기만큼 날 담아가거라...
&&
그대 한 줄기 강물이거든
그대 살아 온 깊이대로 내 안을
흘러서 가십시오
어느 날 당신의 새벽엔 이슬로 내려
나를 잔잔케 하시고
때론 소나기 되어
내 가슴을 후두둑 쓸어 내어 가십시오
나는 철따라 강언덕에 들꽃으로 피어
당신의 흐르는 길목을 지키겠습니다.
어느 해 홍수로 후미진 곳이거나
오늘 새로 난 물길을 따라 흐르는 당신은
나에게 덧붙혀질 또 하나의 흔적입니다.
전병구 --.
사진 : 라인님의 배경 이미지
♬ Relax music collection by Original TV Chris Spheeris Juliette
첫댓글
<iframe width="75" height="25" src="https://www.youtube.com/embed/SemTSSfXHvY?autoplay=1" frameborder="0" allowfullscreen="" allow="autoplay; encrypted-media"></iframe>
네 그릇의 크기만큼
날 담아가라고 하셨으니
욕심을 부리지는 않겠습니다
책상 위에 쌓인
돌탑의 크기만큼만 가져가겠습니다
돌탑은 내게 큰 의미가 되고
생의 귀중한 보물도 됩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쌓인 돌탑이라면
평생 곁에 두고 바라보면서
행복해하겠습니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
만큼만 가지고 그 만큼만 살아갈께요
욕심 부려도 소용 없더이다
그렇게 딱 그 만큼만 마음에
담아 갑니다
꽃씨야님도 제 마음에
그 만큼만 사랑으로
그렇게 담을께요 ^^
네, 딱 그만큼만 담아가세요
근데 제 맘이 그다지 크지가 않아서 ㅡ.ㅡ
대신 바다의 맘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살겠습니다
머물러주신 영아 님
고맙습니다
가을엔 행복한 일이 한가득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