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느덧 가입한 지 1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마음 뿐 아니라 카페 등급도 신입회원을 유지 중인 나니신입니다.
눈 감았다 뜰 때마다 한주한주 휙휙 지나가더니 어느새 12월입니다. >_< 지난 가을 펜쇼 날짜를 돌아보니 보름을 훌쩍 넘었습니다. 정리해서 글로 남겨둬야지 했다가 주말마다 무언가 바빠지면서 미루길 수차례!!! 12월이 된 오늘 더이상 미루면 안된다는 생각에 기록으로 정리하며 흐릿해진 기억들은 사진들을 다시 보면서 차근차근 떠올려 봅니다.
처음 참석했던 2024 봄 서울 펜쇼에는 둘째딸과 갔다가 아버지 유품인 파카51 수리 관련 박종진 소장님이 주신 미션(빅 볼펜을 구해오랏!)을 수행하던 과정에서 아이에게는 조금 힘든 기다림의 시간(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2024 서울 봄 펜쇼 후기에서 확인 가능^O^)으로 남았나 봅니다. ^^;; https://cafe.daum.net/montblank/6p8k/43056?svc=cafeapi
이번에는 딸들 모두 주말이라 친구들과 놀겠다고 하면서도 지난 펜쇼 때 가져온 쿠루토가 샤프를 잘썼던 기억 때문인지 본인들이 따라가지는 않지만 조금 묵직한 샤프를 구해달라는 미션을 줘서 봉새님 게시글 보구 구매할 샤프는 일치감치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2024 가을 서을 펜쇼는 아내와 단둘이 가게 되었습니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근처 동대문 상가들도 둘러보는 쇼핑까지~ :D 거기에 입장을 조금이라도 빠르게 하는 안내에 따라 퇴근해서 펜쇼 전날인 금요일 밤에 자체 제작 명찰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_+>
마음은 캘리그라피 형태로 만들고팠으나 시간 부족에 급하게 떠오른 아이디어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하이브리드! 갤럭시 노트앱에서 글씨를 그림처럼 그리고 기본 제공되는 AI 생성 기능으로 스케치 형태로 변환! 이리저리 실험하며 글자 별 쪼개서 변환하고 조합해서 최종 출력하고 아이들 상장 코팅할 때 쓰던 코팅지로 9x12 크기에 맞춰 코팅해서 명찰 제작 완료하니 이제야 마음 한켠에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휴~
펜쇼 당일 오전에는 아이들 식사/학원 일정 등을 미리 챙겨두고 수원에서 출발하니 점심 무렵에야 중구구민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시간대가 이미 오픈런이나 경매같은 폭풍(?) 이벤트들이 끝나서인지 여유롭게 명찰 보여주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봉새님 데스크로 가서 펜텔 그래프1000 샤프 0.5mm 2자루 구매해서 딸들 미션 우선 완료!
이후 무대로 올라가서 박소장님 점검줄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어 우선 만년필탐심 개정판에 사인(월말 11월호를 듣고 나니 저두 '안녕하세요' 기본 문구가 아닌 '독일소가 작다'나 '꿀이 꿀맛 개꿀맛'으로 받아둘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_+a)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직접 수리해서 사용 중인 아버지 유품 만년필들의 자가 수리(몽블랑146 그립부 잉크샘 - 쉘락 도포 처리, 파카51 후드닙 및 화살 클립 틀어짐 - 전체 분해 후 재정렬)가 올바르게 되었는지 빠르게 점검받았습니다. 추가로 파카51 닙 팁이 오른쪽으로 좀 더 닳은 상황이라 소장님께 혹시나 아버지도 다른 왼손잡이가 사용하던 펜을 물려받은 상황인지 루페 검사를 받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왼손잡이이신 소장님(사실 저도 글만 오른손으로 쓰는 왼손잡이^^;;;)이 실제 왼손잡이가 사용한 팁은 오른쪽으로 더 심하게 닳는 패턴이 나오기에 이건 생전 아버지의 펜 파지법이 펜을 약간 오른쪽으로 기운 형태로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한 세월의 흔적이라고 이야기해주셔서 궁금증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도 제 파지법으로 매일 사용하면서 왼쪽 팁도 자연스럽게 닳게 하면 언젠가 양쪽 팁을 균형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오늘도 실천 중입니다. 자리에 일어나기 전 부담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겸손펜 준비 상황이 너무나 궁금했기에 소장님께 베개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멘트를 남기고 그냥 다같이 웃었습니다. ㅋㅋㅋ
무대에서 내려온 뒤 지난 봄 펜쇼 때는 품절로 놓쳤던 펜쇼 한정판 잉크를 이번에는 여유롭게 가을 펜쇼 한정판 잉크 2종류 모두 구입 성공했습니다.
이후부터는 여유롭게 데스크들을 둘러보다가 Soyo님 데스크에 놓인 플랫탑 실버 스털링 파카75에 갑자기 눈이 고정!!! @_@ 사실 여러차례 이베이 경매에서 낙찰을 받아볼까 하다가 종료 몇시간 전에 치솟는 가격에 결국 포기하곤 했었습니다. 이번 펜쇼에서도 경매 외 개별 데스크에서 판매가 있는 걸 알았지만 이미 베개 2자루를 기다리고 있으니 물욕 방지 차원에서 올해는 추가적인 빈티지 만년필 구입은 없다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터라 애써(?)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인연이 되어 직접 만져보고 시필해 보면서 조금이나마 파카75 스타일을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데스크 위에 캡 뒤에 꽂지 말아달라는 안내 스티커가 있었는데 시필하면서 저도 모르게 평소 습관대로 뒤로 꽂으려고 했던 행동을 보여서 죄송했습니다. m(_ _)m Soyo님 덕분에 플랫탑/디시탑 파카75 실물을 직접 비교하는 소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
중간에 방문 이벤트로 쓰기님 데스크에서 워터맨 초기 스탬프를 찍으러 갔는데 살짝 밀리면서 자연 블러처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_<
그리고 다시 무대에 올라가 야근양행님 데스크에서 일상 생각 노트와 고양이 디자인들을 구경하다가 만년필 쥔 고양이손 스탬프에 또 눈이 확 가서 기념으로 꾹 찍어서(이것도 앞에 워터맨 블러가 기억나 제대로 찍으려다 너무 세게 눌러서 죄송했습니다. ㅠ_ㅠ) 남기고 샘플노트 구매하면서 봄 펜쇼에 이어 또다른 고양이 스티커도 받았습니다~ 참고로 현재 2개 모두 제 맥북에 소중하게 붙여둔 상태입니다. :D
아내와 펜쇼장을 나가려던 길에 지난 봄 서울 펜쇼 때 참석하지 못하신 LOGOS님이 후기 댓글로 설명해주신 제 첫 만년필 피에르가르뎅 이야기가 퍼뜩 떠올라서 LOGOS님 데스크를 마지막으로 방문했습니다. 피에르가르뎅의 최근 만년필들과 잉크들을 보다가 집에 러시아 마트료시카 레드가 있어서 이번에는 태극 블루를 구해보고자 했으나 이미 품절된 상황이었습니다. >_< 그래서 일단 지난 봄 펜쇼 후기 댓글 말씀드리며 LOGOS님께 제 피에르가르뎅 만년필을 직접 보여드렸더니 그당시 정식 모델명을 정확히 알아내진 못했지만 플루토 조상 초기 버전이 맞다고 다시 한번 확인해 주셨습니다. 또한 당시 초창기 모델의 캡 밀봉력이 떨어져서 펜촉이 마르던 증상까지 알려주셔서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_@/ 태극 블루는 구하지 못했지만 피에르가르뎅 만년필 유물(?)을 보여드린 기념으로 차이콥스키 백조의 호수 그린 샘플 잉크를 선물로 주셨습니다. :D
펜쇼장을 나온 뒤 근처에서 점심식사 후 동대문 상가에서 옷쇼핑하고 DDP 전시물 구경하고 커피 한잔하면서 조금 쉬다가 컴백홈했습니다. 그런데 비오는 주말 저녁길이라 그런지 평소보다 더 막혀서 저녁 늦게야 집에 도착했습니다. ㅠ_ㅠ 그래도 펜쇼 아이템들을 하나하나 선물처럼 풀어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장시간 운전 피로가 싸악 사라졌습니다. ^^/
내년 2025 봄 서울 펜쇼에는 고등학생이 되는 큰딸에게 만년필 입문을 살며시 권하면서 같이 참석할 아이디어를 찾아봐야겠습니다. ;)
모두모두 추억이 담긴(또는 만들어갈) 펜들과 함께 행복하게 12월을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제 첫 만년필(2002년 피에르가르뎅 플루토 조상) 역사 재확인 기념 사진 2컷 :D
감사합니다. 전 베개라는 물욕억제제와 연이은 파카75 이베이 경매 실패가 없었다면 아마도 박소장님과 김총수가 소개한 올타임 베스트 10을 향한 수집의 길을 달리고 있었을 걸로 예상되는데요. 다행히(?)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는 나름 잘 억누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매월 월말 김어준 만년필편을 듣고 실생활에서도 매일 5자루의 만년필을 돌려가며 쓰면서 관련 지식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이번처럼 펜쇼에 참석해서 눈앞에 다양한 만년필들이 펼쳐지면 정말 눈을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_< 실사용 소감을 나누기 위해 베개까지 들고가게 될 내년 2025 봄 서울 펜쇼를 저도 벌써부터 상상해 봅니다. :D
아 저는 외국에 살면서 11월 초에 귀국했다가, 모처럼 펜쇼에 갈 기회가 되나 했는데, 마침 16일 출국하는 날인데, 분당에서 공항으로 가야 하는 저에게는 오전에 잠간이라도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아 가보질 못했어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내년 봄에 가도록 꿈을 꿔봅니다. 파커75 한자루 갖고 싶네요. ~
감사합니다. 출국날 당일에 펜쇼 일정까지 소화하기는 심리적인 부담이 크죠^^; 펜후드는 다양한 회원분들의 경험담을 접할 수 있다 보니 정작 제글은 자주 쓰지 못하지만 눈팅만으로도 펜생활 취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즐거운 펜생활하시면서 2025 봄 서울 펜쇼에는 일정이 잘 맞아 참가하는 경험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D
첫댓글 후기 잘 보았습니다.
저는 2주 전 카페에 가입하고, 월말도 뒤늦게 정주행중이라, 펜쇼가 있는걸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내년 펜쇼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베개라는 물욕억제제와 연이은 파카75 이베이 경매 실패가 없었다면 아마도 박소장님과 김총수가 소개한 올타임 베스트 10을 향한 수집의 길을 달리고 있었을 걸로 예상되는데요. 다행히(?) 1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는 나름 잘 억누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매월 월말 김어준 만년필편을 듣고 실생활에서도 매일 5자루의 만년필을 돌려가며 쓰면서 관련 지식이 하나둘 쌓이다 보니 이번처럼 펜쇼에 참석해서 눈앞에 다양한 만년필들이 펼쳐지면 정말 눈을 떼기가 쉽지 않습니다. >_< 실사용 소감을 나누기 위해 베개까지 들고가게 될 내년 2025 봄 서울 펜쇼를 저도 벌써부터 상상해 봅니다. :D
아 저는 외국에 살면서 11월 초에 귀국했다가, 모처럼 펜쇼에 갈 기회가 되나 했는데, 마침 16일 출국하는 날인데, 분당에서 공항으로 가야 하는 저에게는 오전에 잠간이라도 시간을 내기가 여의치 않아 가보질 못했어요.
후기 잘 보았습니다. 내년 봄에 가도록 꿈을 꿔봅니다.
파커75 한자루 갖고 싶네요. ~
감사합니다. 출국날 당일에 펜쇼 일정까지 소화하기는 심리적인 부담이 크죠^^; 펜후드는 다양한 회원분들의 경험담을 접할 수 있다 보니 정작 제글은 자주 쓰지 못하지만 눈팅만으로도 펜생활 취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즐거운 펜생활하시면서 2025 봄 서울 펜쇼에는 일정이 잘 맞아 참가하는 경험을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