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참돔 회 뜨기! ‘회 뜨는 엔지니어’ 삼성전자 정문석 대리에게 배워볼까요? 4/30
차주부가 회 뜨는 것 보고
군침만 흘리고 계셨다면?
블로거 10년 차 #삼성전자 정문석 대리가
집에서도 깔끔하게 회 뜨는 법을 알려드립니다!
“회 뜨는 엔지니어?! 사내에서 꽤 유명해요”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S/W 검증 그룹에 근무하고 있는 정문석 대리입니다. 스마트폰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위에 있는 사진도 제가 지금까지 해 온 요리들! 10년 전 취미생활로 시작한 개인 블로그 ‘불량식객의 맛(sukzintro.com)’에 맛집과 요리법을 올리고 있는데요. 작년에 SNS에서 ‘회 뜨기’ 시리즈가 화제가 되면서 신문에 기사가 났어요. 덕분에 하루 3000명, 때로는 10만 명 이상이 제 블로그에 방문한 적도 있었답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즐기면서 삶의 질이 올라갔다고 할까요? 덕분에 업무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
부산 사나이, 직접 회 뜨기에 도전하다!
저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산 사람입니다. 어릴 때부터 자연히 회를 즐겨 먹었죠. 취업 후 구미로 발령받게 되었는데 내륙 지방인 구미에서는 부산만큼 맛있는 회를 먹기 쉽지 않았습니다. 맛있게 회 먹는 방법을 찾던 차에 지인들과 낚시를 가게 되었는데요. 그때,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회로 떠서 먹는 걸 보고, ‘직접 회를 한 번 떠보자!’고 결심했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회칼을 주문했고, 그때부터 꾸준히 연습하고 있습니다.
초보를 위한 참돔 회 뜨는 방법!
처음에는 1kg짜리 광어를 손질할 때도 살점을 거의 떠내지 못 했는데요. 부산 단골 횟집에 하나하나 물어보면서 회 뜨는 방법을 연구해, 이제는 다양한 생선을 꽤 능숙하게 손질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오늘은 제철을 맞은 도미(참돔)를 이용해 요리해보겠습니다.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상세히 알려드릴게요.
참돔은 백어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흰 살 생선 중 뛰어난 맛을 자랑합니다. 요즘은 양식이 잘 돼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답니다.
참돔! 준비됐나요?
▲ 2.6kg 자연산 참돔
Step1 생선의 비늘부터 깨끗이 제거합니다. 회만 드실 거라면 몸통 쪽만 제거하면 됩니다.
▲ 머리 제거
Step2 비늘 제거 후, 머리를 분리합니다. 머리 위쪽부터 칼을 넣어 사선으로 배지느러미를 지나가도록 잘라야 합니다. 자른 후, 척추뼈 쪽에 강한 힘을 주어 뼈를 끊어줍니다.
Tip> 이때, 뱃살 부분에 칼을 너무 깊게 넣으면 내장이 터질 수 있으니 조심하세요. 특히 쓸개를 건드리면 녹색 물이 살에 물들어 쓴맛이 나게 되죠.
▲ 배 가르기
Step3 항문 쪽에 칼을 넣어 뱃살을 갈라줍니다. 이때에도 역시 내장이 터지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 내부 세척
Step4 생선의 내장을 감싸고 있는 얇은 막이 있는데요. 칼을 이용해 척추뼈를 따라 막을 잘라줍니다. 그럼 척추뼈와 막 사이에 피가 고여 있을 거에요. 요리용 솔을 이용해 깨끗이 닦아 줍니다. 세척이 끝난 후에는 깨끗한 행주나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 생선 내장 부위와 전체 물기를 제거해줍니다.
▲ 참돔
Step5 손질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도미 석장 뜨기(삼마이 오로시)를 해야 하는데요.
▲ 꼬리에 칼집 넣기
Step6 우선 꼬리 부분에 가볍게 칼집을 넣어줍니다.
Tip > 꼬리 쪽은 살이 질겨 잘 먹지도 않고, 칼집으로 표시해두면 깔끔하게 손질이 가능하죠. 반대편도 똑같이 칼집을 넣어두는 것! 잊지 마세요.
Step7 뱃살부터 손질하기 시작합니다. 내장을 제거한 끝부분, 즉 항문 부위부터 시작해 칼집을 넣어 준 꼬리까지 다시 한 번 칼집을 내어주세요. 칼이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죠.
Step7-1 칼집을 넣어준 후, 참돔의 척추뼈를 느끼며 손질을 시작합니다. 조금씩 전진하다 보면 어느새 칼이 두꺼운 척추뼈에 닿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갈비뼈 끊기
Step8 이 부분은 조금 어려운데요! 등살 쪽을 손질하기 위해서는 갈비뼈를 끊으며 진행해야 합니다. 사진에 보이는 대로 척추부터 머리 쪽까지 내장을 감싸고 있는 갈비뼈가 있습니다. 칼의 각도를 살짝 세워 힘을 주어 뼈들을 끊어줍니다.
Step9 그 후에는 아래쪽과 동일한 방법으로 위까지 손질하면 됩니다. 마지막 위 껍질까지 자르고 나면 손질의 반이 끝!
9단계까지 잘 따라왔다면, 이렇게 완성된 한 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반 마리도 같은 방법으로 손질해주세요!
▲ 석장 뜨기
남은 반 마리 손질까지 완료하면 석장 뜨기가 모두 끝나는데요! 살 2장, 뼈 1장 총 3장이기 때문에 석장 뜨기라고 부릅니다. 손질에 성공했다면 위 사진처럼 3장이 나올 거예요.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죠? 계속 가볼까요?
▲ 갈비뼈 제거
Step10 회 뜨는 과정에서 고난도 작업 중 하나! 바로 갈비뼈 제거입니다. 갈비뼈가 시작하는 부분에 칼이 들어갈 수 있게 살짝 길을 만들어줍니다. 이후에 갈비뼈를 따라 조금씩 달래면서 갈비뼈를 제거해줍니다. 3번째 사진처럼 갈비뼈가 일어나면 성공! 반대편도 사진처럼 똑같이 손질해주면 됩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지만 맛있는 회를 위한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뱃살 부분은 사수하세요!
▲ 갈비뼈 제거한 참돔
완벽하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갈비뼈를 제거한 참돔의 모습입니다.
▲ 내장 막 제거
Step11 마지막으로 조리용 족집게를 이용해 내장을 감싸고 있는 막의 파편들을 제거합니다.
Tip> 제거하지 않아도 별문제는 없지만, 회가 질겨질 수 있으니 제거하는 게 좋겠죠?
이제 재료 손질은 모두 끝이 났습니다.
재료 손질 끝! ‘껍닥도미’를 만들어 볼까요?
지금부터는 ‘껍닥도미’의 요리법을 알려드릴 텐데요. ‘껍닥도미’란, 도미의 껍질 부분만 살짝 익혀 회로 먹는 요리입니다. 반 마리는 껍질을 살짝 익히는 ‘껍닥도미’를, 나머지 반 마리는 껍질을 익히지 않아 두 가지 식감 모두 맛볼 생각입니다.
Step1 준비한 체 위에 손질한 도미 반 마리를 껍질이 위로 올라오게 놓아줍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면보나 해동지로 살짝 덮어줍니다.
Step2 끓는 물을 면보를 덮은 도미 위에 부어줍니다. 너무 많이 부으면 살이 익어버리고, 너무 적게 부으면 껍질이 익지 않아 질겨지는데요. 적당히 부어주는 게 아주 중요합니다. 이후에 바로 얼음을 띄운 냉수에 도미를 넣어줍니다.
Tip> 물을 부을 때, 물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각도를 만들어 준 채로 부어주면 좋습니다!
▲ (사진=껍질을 익히지 않은 도미) 치아이 제거
Step3 마지막으로 ‘치아이’를 제거해주어야 하는데요. 치아이란 생선 혈합육 부분에 있는 뼈로, 잘라줘야 깔끔한 회를 즐길 수 있습니다. 손질한 생선의 중간 빨간 부분을 잘라주기만 하면 됩니다.
▲ 손질 완료된 도미
▲ 등살 썰기
Step4 초밥을 만들기 위해 손질이 완료된 도미의 등살을 썰 텐데요. 껍질을 익힌 도미 등살에는 칼집을 3개 정도 넣어준 뒤, 칼을 뉘어 넓적하게 썰어줍니다.
Tip> 껍질이 익으면서 오그라들었기 때문에 그냥 썰면 모양이 예쁘지 않아요!
▲ 완성된 참돔 회
Plus Tip> 도미 초밥 만드는 방법
준비물 : 고두밥, 초대리(식초 : 설탕 : 소금 = 3 : 2 : 1), 초밥용 생선, 와사비, 물
Step1 고두밥에 초대리를 적당히 부어 초밥용 밥, ‘샤리’를 만들어 준비해주세요.
Step2 물과 초대리를 섞은 물을 손 전체에 발라줍니다.
Step3 오른 손을 이용해 샤리를 적당량 쥐어 죔죔 하듯 뭉쳐주세요.
Step4 왼손에는 초밥용 생선을 정리해 손 위에 올려줍니다.
Step5 오른손 검지를 이용해 고추냉이를 찍어 초밥용 생선에 찍어주세요.
Step6 고추냉이가 묻은 초밥용 생선에 샤리를 올리고 모양을 잡아주세요.
Step7 초밥 모양을 잡고 나면 뒤집어 줍니다.
Step8 예쁜 접시에 담아 맛있게 먹으면 끝!
▲ 도미 초밥
참돔을 이용한 껍닥도미 회 한 접시와 초밥이 완성되었습니다! 같은 생선이지만 등살과 뱃살은 지방의 양이나 식감이 조금씩 다르죠. 덕분에 다양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답니다.
처음부터 프로처럼 깔끔한 솜씨를 기대하고 시작한다면, 금방 포기하게 되겠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합니다. 저도 부족했던 실력이 점점 능숙해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껴 계속 도전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맛있는 생선을 양껏! 먹을 수 있어 행복한 제 취미생활은 앞으로 계속됩니다! 쭈-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