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李白) : 술에 관한 시(詩) 7편.
1).自遣(자견) 스스로를 위로하다 / 李白(701∼762)
對酒不覺暝 (대주불각명) 술잔을 마주하여 해지는 줄 몰랐는데
落花盈我衣 (낙화영아의) 꽃잎은 떨어져 옷깃에 수북하네
醉起步溪月 (취기보계월) 취한 몸 일으켜 달 비친 개울가 걸으니
鳥還人亦稀 (조환인역희) 새들은 돌아가고 인적 또한 드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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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春日獨酌(춘일독작) 봄날 혼자 마시는 술
東風扇淑氣 (동풍선숙기) 봄바람에 훈기 돌고
水木榮春暉 (수목영춘휘) 수목은 봄빛에 무성하며
白日照綠草 (백일조록초) 환한 빛 봄 풀을 비치고
落花散且飛 (낙화산차비) 꽃은 져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네
孤雲還空山 (고운환공산) 조각 구름은 빈 산을 돌고
衆鳥各已歸 (중조각이귀) 새들도 저마다 집으로 돌아가네
彼物皆有託 (피물개유탁) 생겨난 모든 것 기댈 곳 있는데
吾生獨無依 (오생독무의) 나만 혼자 외롭게 의지할 곳 없네
對此石上月 (대차석상월) 돌 위에 비치는 밝은 달과 더불어
長醉歌芳菲 (장취가방비) 오래오래 술 마시며 꽃을 읊으리
▶ 淑氣(숙기): 부드러운 기운
▶ 榮春暉(영춘휘): 봄빛에 생기를 띠다
▶ 芳菲(방비): 향기로운 꽃이나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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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待酒不至(대주부지) 술을 기다리며
玉壺繫靑絲 (옥호계청사) 옥병에 청사 매어 술 사러 보냈건만
沽酒來何遲 (고주래하지) 술 사서 오는 걸음 왜 이토록 더딘가
山花向我笑 (산화향아소) 산마다 가득 핀 꽃 날 보고 웃어주니
正好銜杯時 (정호함배시) 바야흐로 술 마시기 정말 좋은 때
晩酌東窓下 (만작동창하) 해 진 뒤 동창 밑에서 술잔 드는데
流鶯復在茲 (유앵부재자) 꾀꼬리는 우짖으며 숲으로 드네
春風與醉客 (춘풍여취객) 향기 실은 봄바람과 술 취한 사람
今日乃相宜 (금일내상의) 오늘에야 비로소 사이 좋아지네
▶ 沽酒(고주): 술을 사다
▶ 銜杯(함배): 잔에 든 술을 머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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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山中與幽人對酌(산중여유인대작) 산중에서 은자와 함께 마시다
兩人對酌山花開 양인대작산화개
一杯一杯復一杯 일배일배부일배
我醉欲眠卿且去 아취욕면경차거
明朝有意抱琴來 명조유의포금래
꽃 피는 산에 마주 앉아 술을 마시네
한 잔 하고 한 잔 하고 다시 한 잔 더
나는 취해 잘 테니 그대 그만 갔다가
내일 아침 생각나면 가야금 안고 오게
* 幽人(유인): 은거하는 사람.
* 卿(경):그대. 친구지간에 존경하거나 혹은 친한 사이에 부르는 호칭이다.
卿: <----> :君. 杯=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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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對酒(대주) 술잔을 마주하고
勸君莫拒杯 (권군막거배) 권하는 술잔을 마다 말게나
春風笑人來 (춘풍소인래) 봄바람 웃으며 살랑거리잖나
桃李如舊識 (도리여구식) 복사꽃 오얏꽃도 알아보겠다는 듯
傾花向我開 (경화향아개) 우리 쪽을 향해서 피어있잖나
流鶯啼碧樹 (유앵제벽수) 앵무새 우짖으며 나무를 옮겨 다니고
明月窺金罍 (명월규금뢰) 둥근 달도 술독에 환하게 떠있잖은가
昨日朱顔子 (작일주안자) 어제는 얼굴 붉은 아이였던 우리
今日白髮催 (금일백발최) 오늘은 백발 성성한 노인 되었잖나
棘生石虎殿 (극생석호전) 석호전에는 가시밭 무성해지고
鹿走姑蘇臺 (녹주고소대) 고소대에는 사슴들이 뛰어다니잖나
自古帝王宅 (자고제왕택) 자고로 제왕의 집과 성채는
城闕閉黃埃 (성궐폐황애) 무너지고 흙먼지 내려앉잖나
君若不飮酒 (군약불음주) 그대가 몸 생각해 술 마시잖겠다 해도
昔人安在哉 (석인안재재) 살아있는 옛 사람 없다는 걸 알아야 하리
▶ 罍(뢰): 큰 술독(열 말 들이)
▶ 石虎殿(석호전): 5호16국 시절에 후조後趙의 군주 석호石虎가 스스로를 대조천왕大趙天王이라 칭하면서 신하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던 태무전太武殿을 말함. 불교 전파를 위해 구자국龜玆國에서 중국으로 와있던 외국인 승려 불도징佛圖澄이 그 연회 소식을 듣고 나서 ‘棘子成林, 將壞人衣(극자성림, 장괴인의: 가시나무가 숲을 이루고, 그 가시가 장차 사람들의 옷을 찢으리라)’고 탄식했다는 말이 전한다. 後趙는 건국한 지 32년 만에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졌다. 4명의 단명한 임금들이 석호의 뒤를 이어 왕조의 연명을 꾀했으나 그 기간은 불과 2년이었다. 석호는 사실상 망국의 군주였다.
▶ 姑蘇臺(고소대):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서시西施와 놀았던 누대
▶ 昔人安在哉(석인안재재): 옛 사람 중에 죽지 않고 살아있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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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春日醉起言志 (춘일취기언지) 봄날 술 깨어
處世若大夢 (처세약대몽) 우리 삶이 한 바탕 꿈과 같거늘
胡爲勞其生 (호위노기생) 뭐하자고 그렇게 아등바등 사는가
所以終日醉 (소이종일취) 나는 오늘 진종일 술을 마셨고
頹然臥前楹 (퇴연와전영) 대청마루 기둥에 기대 잠이 들었네
覺來眄庭前 (각래면정전) 술에서 깨 문 밖을 내다봤더니
一鳥花間鳴 (일조화간명) 새 한 마리 꽃 속에서 울고 있었네
借問此何時 (차문차하시) 지금이 어느 땐가 물어보려다가
春風語流鶯 (춘풍어류앵) 봄바람과 꾀꼬리의 속삭거림 듣고 말았네
感之欲歎息 (감지욕탄식) 탄식은 참으려도 참아지지 않는 것
對酒還自傾 (대주환자경) 혼자서 술병 들어 가득 따라 마셨네
浩歌待明月 (호가대명월) 달 어서 뜨라고 큰 소리로 노래했네
曲盡已忘情 (곡진이망정) 노래 한 곡 부르고 나니 모든 게 다 잊혀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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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우인회숙(友人會宿) 벗을 만나 함께 묵다 :이백(李白唐)
滌蕩千古愁(척탕천고수) 오래 쌓인 시름을 잊고자
留連百壺飮(유련백호음) 마시고 또 마신 술, 일 백 병!
良宵宜淸談(양소의청담) 청담을 나누기에 좋은 밤이요,
晧月未能寢(호월미능침) 두둥실 밝은 저 달 두고 어이 자랴.
醉來臥空山(취래와공산) 취하여 공산에 누우면
天地卽衾枕(천지즉금침) 천지가 곧 이부자리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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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君且去
:古文眞寶 前集 제4권 7언 古風
:이태백집23권
:東國李相國文集
卿且去
:四佳詩集제31권 詩類
:李太白集 권23 금계집(錦溪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