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푸른반 장난꾸러기”
4- 푸른 반에는 장난꾸러기가 한명 있습니다. 우리 다윤이입니다. 다윤이가 오늘 도담도담실의 점심밥을 책임졌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쌀도 퍼서 밥을 지었습니다. 다함께 다윤이에게
고맙다고 외쳤습니다. 본인이 한 밥을 도담담도담실 사람들과 함께 나누니 밥이 더 꿀맛 같았나 봅니다. 한 그릇을 그새 다 비우고 쌀 한톨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볼록 나온 배를 두들기며 수연선생님과 설거지도 하며 뒷정리도 깨끗이 해주었습니다.
다윤이는 참 야무진 아이입니다. 맡은 일, 해야 할일은 꼭 해내는 모습이 기특합니다. 이제는 제 뒤로 와서 매달리고 말도 걸고 장난도 제법 많이 칩니다. 처음에는 마냥 부끄럼 많은 아이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완전 장난꾸러기였습니다. 반전매력이 많은 아이입니다. 밥을 먹고 다윤이와 1대1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다윤아 오늘 컴퓨터 몇시까지 가야 해~?”
“저 오늘 2시30분까지 가야돼요!”
“그럼 배 좀 소화 식히고 나가자 ! 어디가고 싶어~? 선생님은 여기에 뭐가 있는지 잘 모르니까 다윤이가 정해줘!”
다윤이의 눈이 이곳저곳을 향하며 곰곰이 고민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밖에는 더우니까 와플대학가요! 자리도 많고 시원해요!”
“그래!”
본격적으로 1대1 데이트를 위해 밖을 나섰습니다. 무척이나 더운 날씨에 깜짝 놀랐습니다. 와플대학에 도착 한 후 다윤이가 맛있는 와플 이것저것을 추천해줬습니다. 저는 아이스크림치즈와플, 다윤이는 딸기아이스크림와플을 골랐습니다. 와플을 맛있게 먹으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다윤아~ 활동하면서 뭐가 제일 재밌었어?”
“저는 라면 끓이기랑 설명회 꾸미기 팀으로 꾸몄을 때요!”
그밖에 아빠 엄마 이야기, 집에서 뭐하고 노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야기하다가 다윤이 아버님이 춘천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빠는 춘천에서 일하세요.”
“오 진짜?! 선생님은 춘천 옆에 화천에 사는데 곧 춘천으로 이사가!”
서로 신나서 웃으며 한참 이야기했습니다. 다윤이와 얼굴 마주보며 이야기하고 장난치는 시간이 무척 소중했습니다. 다윤이를 만나기전 담임선생님과 누리선생님이 해준 말이 떠올랐습니다.
“말문을 트는게 중요해요~ ”
“다윤이는 무서운 이야기를 좋아해요~ 좋아하는 걸로 공감대를 만들어서 대화하면 훨씬 관계 맺기가 수월해 질거에요. 정말 귀여운 아이에요”
틀린 말 하나 없었습니다. 다윤이가 혼자서 도담도담실에 놀러왔을 때 무서운이야기로 서로 이야기하다가 책도 서로 읽어주며 그날로 부쩍 다윤이와 친해졌습니다. 먼저 다가와 툭 치며 장난 걸며 씩 웃어주는 모습이 제 마음을 꽉 채워주었습니다. 친구들, 특히 요섭 선생님에게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꼭 제 어린시절을 보는 것 같아 더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갔습니다. 이제야 친해졌는데 신은초에서 활동이 다 끝나가니 너무 아쉽습니다.
아이스크림 흘리면 후다닥 물티슈 가져와 닦으라며 챙겨줍니다. 정말 예쁩니다. 다윤이에게 편지쓰기를 제안했습니다. 일단 민지선생님한테 편지 쓴다 해서 보면 안된다며 다른 테이블에 가서 편지를 씁니다.
“선생님 편지는 휴가 다녀와서 도담도담실 우체통에 넣어놓을게요!”
“선생님 월요일에 가는데?!”
“헐 네? 그럼 제가 한달에 한번씩 메시지로 생존신고 할게요!”
절대 선생님 까먹지 않겠다는 다윤이! 그런 다윤이와 이야기하면 저도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친구들과 여럿 있을 때와는 다르게 단둘이 만나 이야기 해보니 다윤이의 속 깊은 마음과 배려가 크게 보입니다. 어딜가서든 사랑받을 아이입니다. 그런 다윤이가 후에 저를 만나 기억을 자세히 못해도 크게 서운하지 않겠습니다. 그저 이은별 선생님은 참 좋고 재밌었던 선생님이다라고 기억해주면 그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훨씬 큰 시간이었지만 서로 대화 나누고 편지 쓰며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 어떤 시간보다 정말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받은 사랑 나눠주는 멋있는 어른으로 자라길 기대합니다. 한참 수다를 떨고 학교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다윤이의 앞으로를 응원하는 날입니다. 진하게 포옹 한번 한 뒤 손 인사해주며 쿨하게 돌아서는 다윤이를 보며 이렇게 좋은 아이를 만났다는 뿌듯함과 감사함이 밀려들어옵니다. 장난꾸러기 배다윤! 고맙습니다.
첫댓글 와~ 1:1 데이트 너무나 재미었겠다! 항상 다윤이를 보면 은별이의 어릴적 모습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둘이 잘 맞나 봐요^^
은별이가 다윤이 마음을 잘 알아주니 다윤이도 은별선생님을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윤이가 지어준 밥, 너무나 맛있게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