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조선일보 2013-2-6
"中, 동중국해서 日함정에 사격용 레이더 조준"
도쿄=차학봉 특파원
미사일 발사 전 위협신호… 日방위상 "지난달 헬기도 조준당해" 어제 긴급회견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싸고 영토 분쟁 중인 동중국해에서 중국 군함이 일본 자위대 함정을 사격 통제 레이더로 조준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사격 통제 레이더로 조준하는 것은 상대 군함에 대해 언제든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고 알리는 일종의 위협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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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가운데) 일본 방위상이 지난달 중국 해군이 동중국해에서 일본 함정을 사격 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한 것과 관련해 5일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 |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일본 방위상은 5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30일 동중국해에서 중국 해군 소형 구축함(프리깃함)이 3㎞ 떨어져 있던 해상자위대 함정을 사격 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9일에도 중국 해군 군함이 일본 자위대 함정에 탑재된 헬리콥터를 사격 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했다고 밝혔다.
사격 통제 레이더는 미사일이나 포를 발사하기 전에 목표물까지의 거리와 발사 각도 등을 산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격 목표 추적 레이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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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국 해군 소형 구축함(프리깃함). /로이터 뉴시스 |
일반 레이더와 달리 주파수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과 헬리콥터는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탐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지난달 19일 일본자위대 군함의 헬기에서도 사격 통제용 레이더를 탐지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고 방위성은 밝혔다.
NHK는 "사격 통제용 레이더로 조준한 것은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리는 행위"라고 전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중국 군함의 사격 통제용 레이더가 조준된 것이 탐지돼 당시 현장에서는 상당히 긴장이 고조됐다"고 말했다.
오노데라 방위상은 발표가 지연된 이유에 대해 "사격 통제 레이더 조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분석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면서 "이는 자칫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이며 중국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 들어 중국 함정이 12번 정도 동중국해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함정이 동중국해 공해상을 항해할 때도 일본 자위대 함정이 근접 추격하는 등 양국 해군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보도) 연합뉴스 2013-2-6
일본 아베 총리 "중국의 레이더 조준은 일방적 도발" (종합)

중국 전문가 "중국 위협론 부추기려는 의도"
(도쿄·베이징=연합뉴스) 이충원 신삼호 특파원 =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사진) 총리가 자위대 함정에 대한 중국의 사격용 레이더 조준에 대해 "일방적인 도발"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아베 총리는 6일 참의원(상원) 본회의에서 민주당 가네코 요이치(金子洋一) 의원의 질문에 "(중국의 레이더 조준은) 예측하지 못한 사태를 일으킬 수도 있는 위험한 행위"라며 "일방적인 도발이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략적 호혜 관계로 돌아가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도록 자제를 강하게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 부(副)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양국간 관계 전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대국적인 관점에서 대처하겠다"며 중국과 일본이 이같은 돌발 사건에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기야마 신스케(杉山晋輔)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이날 자민당 외교·국방 합동부회에서 "동맹국인 미국과 연계를 강화하고 (미국의) 관여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담당 부처(국방부)에 물어보라"며 답을 피했다.
화 대변인은 일본 정부의 항의 전에는 중국 외교부도 이번 사건 내용을 모르고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우리도 보도를 보고 알았다.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 군사 전문가는 일본이 레이더 조준을 비난하고 나선 것이 '중국 위협론'을 부추겨 국방 예산을 대폭 늘리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중국국제라디오(CRI) 인터넷판에 따르면 중국 미사일 부대인 제2포병 교관 등을 지낸 군사 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레이더 조준 사건은 결코 이례적인 것이 아니고 비상 상황을 조성한 것도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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