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의 코피터지는 연수강좌가 끝나고 시간은 좀 이르나 이제부터는 즐거운 회식.
장소는 목동 병원에서 떨어진 곳으로 나도 이화여대 팀이랑 한 두번 와 본곳.
이 자리에서는 내가 제일 연장자이다. 따라서 회식의 시작에 건배는 나의 차지.
요즈음 내가 주로 써 먹는 건배사는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다. 소, 화, 제, 를 외치며 한잔을.
기본 찬이 깔려 있었다.
장아찌라면 나와 친하였고 지금은 이 세상에 안계시는 투석환자 김수경보살이 가져다 준
일엽스님이 계셨던 수덕사 환희대의 고수 장아찌와 깻잎 장아찌, 그리고 산초장아찌가 그립다.
씨래기 무침, 물김치, 야채 샐러드, 그냥 생으로 나온 연근, 우엉, 버섯, 샐러리와 당근도 고기에 균형을 맞 춘 반찬들.
왼쪽에 앉아 있는 점잖은 모습의 김 용수선생은 말하기를
술버릇을 잘 못 고치는 것처럼 강의 길게 하는 버릇도 고치기 어렵다.
20분 강의를 40분으로, 다음번에 주의를 주었어도 똑 같다.
결국 세 번째는 강의를 부탁하지 않았다.
Vascular access의 intervention을 자기가 한다고.
그 성가신일을 직접하다니 대단하다.
가운데는 오늘의 호스트인 최 규복선생.
휘하에 전임의 남녀 각각 한명씩 들어와 흐뭇한 표정이다.
왕년에는 나와 한 술을 같이 하였으나 최근들어 몸을 사리는 것이 눈에 보인다.
아마 집에 들어가면 야단을 맞는 모양인가?
먼데를 보고있는 신장학회의 멋쟁이이고 다재 다능,
특히 사회와 음악에 있어서는 한 가닥하는 김 성남선생
가운데 강 덕희선생은 수년 전 San Diego 미국 신장학회가 끝나고 우리 병원 신경외과의 김영백선생과 같이 앤틱으로 유명한 소도시, 라마 곶, 그리고 사막의 도시 쥴리앙으로 같이 여행한 기억, 그리고 진달래 피는 봄철 동생과 신장학회회원들과 수락산 산행을 한 일도 있었고. 휴대폰을 꺼내어 남편과 사패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 준다. "내려올 때 범골로 내려 왔어요?." 그렇단다.
경사 급한 콘크리트 포장길을 내려오느라 혼이 났다면서.
아마 플로리다의 학회가 끝나고 Key West와 헤밍웨이가 자주간 술집도 같이 구경 간 것 같은데.
오른쪽의 노 정우선생에게 언젠가 외국 여행을 같이 한 처의 안부를 물었더니
같은 병원의 해부병리에 근무하는 처를 위하여 기사노릇을 잘 하고 있단다.
요즈음은 노선생의 특기인 나팔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제일 왼쪽이 나와같이 근무하는 김 수현선생.
내 눈앞에 보이는 모든 남녀 의사들이 배우자가 의사이다.
그러면 생활이 윤택하고 얼마나 살기 편할까? 하고 생각.
바로 옆자리의 한 진석선생은 나의 서울대 6년 후배.
나와 졸업동기인 한양대 강 종명선생과 같은 해에 정년을 하게 되니 저녁자리를 꼭 한번 마련하겠다고
연락을 달라한다.
가운데는 신장학회 서부지회의 만년 회장인 이 종용선생.
저 끝에 앉아 있는 김 승정선생은 누가 대학들어가는 애의 학부형이며 세 아이의 어머니라고 하겠는가?
서남병원으로 파견 갔다가 다시 복귀하였다 한다.
내 옆자리의 전 노원선생은 휴대폰을 꺼내어 군복을 씩씩하게 입고 있는 아들 사진, 마치 누나와 동생 같은 부인과 아들 사진,
딸이 듣기 싫은 소리는 엄마와 같이 찍은 사진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마치 자매 같다는 소리.
생각해보니 나는 여태 지갑이나 휴대폰에 애인 사진이나 가족들 사진을 넣어 다닌 적이 없었구나.
San Antonio에서 미국신장학회가 열렸을 때 강선생이 수영장에 갔더니 김 모선생이 있어 나갈 때까지 자쿠치에 들어 있다가 나오니까
만난 사람이 전노원선생. 사실 몸매를 자랑하고 싶었는데 잘 되었지 뭐.
4월 29일 고려대 구로병원 신장연수는 다문화가정 무료봉사진료를 춘천으로 가서 못간다고 이종용선생과 의논한다.
훌륭한 분들이다.
이런데 와서는 스페샬 메뉴를 시켜보는 건데.
주위의 눈치를 보느라 참자.
마블링이 잘 되어 있는 등심
고기는 살짝 익혀 먹어야 맛이 있다.
지난 한달동안 전립선 조직검사 후 술을 안마셨더니 고기가 맛이 없던데
오늘은 술과 같이 먹으니 먹을 만하다.
꼬막도 나오고, 나는 이걸 먹을 때 마다 배탈이 나지 않나 걱정을 하나 한번도 그런적은 없엇다.
왜냐하면 항상 설익혀 나오는 것이 정식인 모양.
자꾸 잔을 들고 온다.
그래도 가지고 온 잔은 마시고 따루어 준다.
우거지 국은 간이 좀 싱거웠다.
또 올라온 안창살
서비스로 나온 김치 장떡
자그마한 그릇에 담겨 나온 김국.
확대를 하였더니 엄청나게 큰 그릇에 담겨 나온 것처럼 보인다.
갖가지 고명을 얹은 소면으로 저녁을 먹고
디저트는 홍시 아이스크림과 매실차로
이화여대 팀이라 역시 여자들이 많다.
7시에 끝내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7시 20분.
아직도 바깥 날은 훤하다.
오늘은 좋은 강의듣고, 좌장을 하고, 점심 식사 후 음악회,
맛잇는 두끼의 식사, 저녁은 술을 곁들였지만.
그리고 좌장비도 챙기고, 아니 무엇보다도 우리 회원들을 만나 환담을 하고, 식사와 음주를 하고
무엇하나 부족함이 없는 하루이었다.
첫댓글 그 꼬막 꽤 크네요... 음식은 맛있게 보입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감상만 하지 말고 같이 한번 식사합시다.
some other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