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3 - Top 10전(戰), 빛이 된 그림자
◼49호 소수빈 (Top 10 확정) ◀넌 쉽게 말했지만(윤상)
◼66호 장은정(Top 10 확정) ◀동경 소녀(김광진)
◼16호 호림(Top 10 확정) ◀눈 (자이언티)
◼46호 신해솔(Top 10 확정) ◀내가 제일 잘 나가(2NE1)
◼59호 편승엽 ◀단발머리(조용필)
◼60호 김수영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김완선)
◉무명의 숨은 원석들을 찾아내는 ‘싱어게인 세 번째 시즌이 매주 신청률이 오르면서 목요일 최고의 비드라마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느덧 ‘Top 10’을 가리는 4라운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이제 번호를 버리고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됩니다.
◉명명식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무대에 나서는 일은 모든 참가자가 원했던 1차 목표였을 것입니다.
그건 이 프로그램이 초점을 맞춰온 무명의 가수들이 그동안 그림자와 같은 삶에서 빠져나와 빛이 있는 양지로 나오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어느 경선 라운드보다 절실함이 더 느껴집니다.
지켜보는 심사위원들도 속이 탑니다.
자신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를 잘 알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모든 순간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새로 심사위원 참여한 환갑 넘은 초보 심사위원 임재범이 심사에 앞서 갑자기 자신의 히트곡 ‘고해’의 가사 한 줄을 읊조립니다.
그 말속에 심사위원의 고통과 고민이 들어있습니다.
실력을 갖춘 참가자의 놀랄만한 무대에 감탄하며 즐거워하다가도 정작 어게인 버튼을 누를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머리를 싸매고 몸을 비틀며 난감해합니다.
◉두통을 호소하며 누가 책임지느냐는 푸념에 사회자 이승기는 출연료 속에 그 모든 게 들어 있다고
재치 있게 답변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합니다.
시니어 네 명 주니어 네 명, 남자 네 명 여자 네 명으로 구성된 8명의 심사위원 모두 취향도 다르고 고집도 셉니다.
그래서 의견이 엇갈릴 때 갈등이 생길 수도 있지만 심사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사이가 나빠져도 할 수 없다는 자세들입니다.
참가자들의 간절함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자신의 판단대로 간다는 굳은 자세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톱 텐 결정전에서부터 심사가 더욱 냉정해졌습니다.
◉심사위원이 고통스러워하고 긴장감이 높아질수록 지켜보는 시청자는 더 스릴 있고 재미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지난주 ‘톱10 전’에서는 두 개조에서 어게인 수가 많은 1, 2위가 Top 10에 올라
모두 네 명의 톱10 진출자가 확정됐습니다.
이번 주 경선에서 나머지 두 조의 1, 2위가 Top 10 진출자로 확정되면
네 개조의 3.4위 여덟 명이 나머지 두 개의 Top 10 자리를 가리기 위해 패자부활전에 나서야 합니다.
◉지난주 톱 10 결정전에서 Top 10 자리를 확보한 참가자를 어게인 수가 많은 순서로 만나보도록 합니다.
먼저 8명의 경선 참가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일곱 개의 어게인을 받은 49호 소수빈입니다.
부산 광안리 출신의 스물아홉 살 싱어송라이터입니다.
9살 때 검지 손가락 첫 마디가 절단되는 장애가 있었지만 엄청난 노력으로 자신만의 연주 방법을 찾아낸 집념의 아티스트입니다.
음색과 가창력, 감정표현, 작곡과 편곡 능력 등에서 탁월한 실력을 갖춘 올 라운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만능의 맥가이버 칼 같다는 김이나의 평가와 ‘고막 남친’, ‘모달’이란 이해리의 평가에 어울리는 친구입니다.
◉지난 3라운드 동안 불렀던 그의 커버 곡은 모두 화제의 노래가 됐습니다.
이번에도 49호 덕분에 30년도 더 지난 윤상의 노래를 만나게 됐습니다.
윤상의 ‘넌 쉽게 말했지만’입니다.
1990년에 데뷔한 윤상이 2년 뒤인 1992년에 작사 작곡해 직접 부른 발라드입니다.
2008년에 조원선과 함께 리메이크한 곡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정통발라드에 최적화된 소수빈에게 잘 맞는 노래입니다.
조용조용하게 부르는 노래에 묻어나는 독특한 색감을 느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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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효리의 남편이자 기타리스트인 이상순이 소수빈을 ‘미래가 기대되는아티스트’로 평가한 이유를
알아챌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49호 소수빈은 시청자 인기투표에서 현재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소수빈에 이어 인기투표에서 4위를 달리고 있는 66호 장은정도 여섯 개의 어게인을 받으며 Top 10에 진출했습니다.
◉‘이름을 알리고 죽고 싶은 가수’로 자신을 소개했던 66호 장은정은 적어도 다음 명명식에서 일단 자신의
이름을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서울 출신 스물세 살의 싱어송라이터입니다.
홍익대 실용음악과를 휴학하고 Ejel 이란 예명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지난해는 유재하가요제에서 입상하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가창력과 비쥬얼 어필되는 66호 역시 그동안 라운드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특히 심사위원 코드 쿤스트가 ‘최애의 참가자’로 꼽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과감한 선곡으로 놀라게 했던 66호 장은정은 이번에 ‘동경 소녀’라는 발라드를 골라 나왔습니다.
2008년 김관진이 작곡하고 부른 노래입니다.
이별 후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랑과 그리움을 깊이 있게 나타낸 노래입니다.
애절하면서도 섬세하게 안타까운 사랑을 표현해 낸 66호 장은정의 무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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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lcz-5ozk8Gs?si=IPL-CK33Y50wL7gI
◉역시 여섯 개의 어게인을 받아 Top 10 진출이 확정된 16호 호림입니다.
지난 두 번째 시즌에서는 예심에서 탈락해 본 무대에 오르지도 못했습니다.
이번에 1라운드에 나서면서 그는 ‘1라운드에서 떨어져도 괜찮은 가수’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을 비우고 시작한 이번 시즌에서는 Top 10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큰 성과를 올렸습니다.
◉서른세 살인 호림보다 한 살 많은 코드 쿤스트는 음악친구인 16호가 1라운드에 처음 등장했을 때
‘곰팡이 가득한 지하 골방에서 함께 작업하면서 이 친구 목소리를 우리만 알아서는 안 되는데 했다.’면서 무척 반가워했습니다.
그 기대 대로 16호 호림의 목소리를 이제는 많은 사람이 알게 됐습니다.
◉소울과 R&B에서 특별한 재능을 보여온 호림은 연세대 국어국문과를 나온 문학도이지만 뮤지션의 길을 택해
2015년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8년 동안 무명으로 노래하면서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지만 긍정적이고도 낙천적인 성격으로 그 과정을 잘 견뎌온 모양입니다.
자신의 1호 팬인 아내와 그 팬클럽 회장인 아내가 그동안 큰 힘이 됐다고 합니다.
그가 선택한 이번 노래는 이외로 이문세가 피처링한 자이언티의 2017년 노래 ‘눈’입니다.
'눈이 올까요? 자는동안 그대 감은 눈위에 눈이 올까요?'
실제 자고나니 밤새 눈이 소복히 쌓인 아침이라 오늘 아침에 들으면 딱 맞는 노래입니다.
겨울 감성의 이 발라드 도전이 모험으로 보였지만 의외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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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산골 소녀 46호 신해솔은 5개 어게인으로 59호 추승엽과 같은 어게인으로 비겼지만
심사위원들의 선택으로 Top 10 자리에 올랐습니다,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엇갈렸지만 최종 선택은 46호 신해솔이었습니다.
심사위원 윤종신으로부터 재능이 부러워지는 진귀한 무대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던 신해솔의 무대를 만나봅니다.
그녀가 선택한 노래는 2011년 2NE1의 랩 성격의 노래 ‘내가 제일 잘나가’ 였습니다.
아마 심사위원들은 10대 어린 나이에 보여 주는 그녀의 재능이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무게를 얹어 그녀를
Top 10에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해솔의 ‘내가 제일 잘나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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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와 같이 5개 어게인을 받았지만 패자부활전으로 밀려난 59호 추승엽의 무대입니다.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들고나와 밴드 출신답게 일렉기타로 연주하며 대단히 엑티브한 무대를 꾸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다만 목이 불편한 상황에서 무리한 시도가 다소의 감점 요인이 된 것 같습니다.
2008년에 시작한 Actung은 그가 15년째 이끌고 있는 3인조 인디밴드입니다.
패자부활전에서 어떤 곡으로 어떤 무대를 꾸밀지 한 번 더 기대를 갖게 됩니다.
추승엽의 ‘단발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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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어게인을 받았지만 3위로 밀려나 패자부활전으로 가게 된 60호 김수영의 무대를 만나보도록 합니다.
여성으로서는 드물게 베이스 기타를 들고나와 멋진 연주를 덤으로 보여줬습니다.
1라운드 때 김수영이 부른 ‘백만 송이 장미’는 현재 유튜브 조회수 640만이 넘어 현재 남아 있는 참가자들의
노래 가운데 가장 많은 조회수를 가록하고 있습니다.
중간에 건강 문제로 중도 포기한 유정석의 ‘질풍 가도’가 현재 920만으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음 조회수가 이 김수영의 노래로 중저음의 매력적인 그녀의 음색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베이스 기타를 치며 꾸민 60호 김수영의 무대 ‘삐에로는 우랄 보고 웃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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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은 양지에 있는 아티스트 보다 음지에 있는 아티스트 에게 초점을 맞춰
많은 무명이 음지에서 양지로 나와 따사로운 햇살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착한 오디션으로 평가받습니다.
아무리 착해도 오디션은 경쟁이라 탈락하는 참가자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명명식에서 이름을 알리는 열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번호를 떼고 이름을 알리면서 무대를 떠나게 됩니다.
이미 61명이 떠났고 Top 10전이 끝나면 6명이 더 떠납니다.
◉그렇게 떠나는 사람들에게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게 마련입니다.
중간에 떠나는 무명 가수들도 열심히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아쉬워하는 모습은 음지를 지키려는 ‘싱어게인’이
당연히 가져야 할 자세로 우선 보기가 좋습니다.
◉중간에 떠나간 참가자들은 여전히 무명 가수로 남았지만 많은 무명의 동지들을 만나고 경선 과정에서 성장하면서
가치 있는 시간이 된 것으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싱어게인 참가 과정이 또 다른 발전과 도약의 기회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비록 탈락했지만 많은 장점과 능력을 지닌 참가자들입니다.
◉찐무명으로 시즌 1의 우승자가 된 이승윤은 함께 경연에 나섰던 71명의 참가자들에게 이런 감사의 글을 올렸습니다.
‘질투와 경외심과 반성을 가져다준 71명의 참가하신 분들께특별히 감사를 드립니다.’
이 말은 단지 우승자의 여유만은 아닐 것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