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이면 묵이지 묵밥은 무슨 음식이냐고 궁금한 이도 있을것 같다.
라떼의 어린시절 대전살때 먹었던 추억의 음식이다.
육이오 전쟁으로 빈곤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1950년대 후반이야기다.
보문산 아래 과례리에 살았던 그시절의 늦가을 밤새 바람이 불면 먼동이 트기전에
동내사람들이 성조기와 태극기 아래 악수하는 손이 그려진 식량원조 밀가루 자루를 말아들고
묏둥의 상수리 나무 아래로 담박질해 갔다.
서로 많이주으려고 허리를 구부린 채 묏둥을 누비며 주어서 네려오곤 했다.
늦잠에 못갔던 2진들은 상수리 나무밑 뱜(뱀)나올까 무서운 험한 풀섶을 바닥이 낡아
돌밟으면 아프고 뒷굼치는 헤져서 갈라진곳을 헌겁대서 꿰멘
검정 고무신 발로 휘적이며 뒤저서 상수리를 줍는다.
부잣집 양반내는 머슴에게 상수리 주어오라고 이르면 떡메를 둘러메고
식솔들을 데리고 상수리 나무밑으로 간다.
힘센 돌쇠가 떡메로 상수리 나무의 키높이를 힘껏 치면 상수리가 우수수 떨어지고
식솔들은 깔깔대며 주어 모아서 한자루 가득 채워서 돌아 오곤 했다.
돌쇠에 떡메에 얻어 맞은 상수리나무는 껍질이 까지고 아픈 상처로
돌쇠키가 넘도록 자라면 또 아래를 죽도륵 얻어 맞으며 가을을 넘기곤 했다.
주어온 상수리는 동내 한복판에 있는 디딜방아로
껍질채 아시 부셔셔 집에 가저와 맷돌로 잘게 갈았다.
잘 갈린 상수리 가루를 바닥에 삼베 보자기 깔린 떡시루에 넣고
우물가에 모셔 놓은후 조,석으로 물을 부에 떫은 맛을 우려 빼냈다.
열흘이나 우려낸 상수리분을 밀가루 포대에 넣어 짓눌러서 녹말분을 빼냈다.
윗물을 버리고 이렇게 얻은 앙금을 가마솥에 끓여서 묵을 만들었다.
사실 상수리가 묵은 많이 나오지만 찰진맛은 졸참도토리 묵보다 덜하다.
그시절에는 탱글탱글 잘쒀진 묵을 물채운 널박지 옹기에 담궈놓고 반양식으로 먹었다.
◀아무리 양반이라도 묵은 처먹는다▶는 말처럼 묵을 채썰어서 멸치 육수에
양념간장 간하고 참기름이나 들기름으로 맛내서 먹었다.
간식으로 아닌 끼니로 먹는날은 묵사발에 밥한술 넣으면 묵밥이었다.
이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산아래 촌락의 주막에서 묵밥이 인기메뉴로 자리잡기도 했었다.
주막에서 묵밥 한그릇 시키고 땅바닥에 묻어놓은 술독에서 긴나무자루 달린 나무됫박을
아래 위로 술렁술렁 저어서 주모가 내주는 막걸리 한사발이면
불쑥나온 배에 배꼽이 깊숙히 드려다보이는 포식이었다.
그런 묵밥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상수리(경상도에서는 꿀밤)가 아닌 참가시도토리 7kg을
껍질을 까야는데 귀찮아서 이번에는 껍질채 갈아본다
디딜방아 대신 프라이어를 우직끈 눌러서 도토리를 아시 바심했다.
대야물에 담궈서우려서 매일 물갈아주며 7일간 1차 떫은맛 뺐다.
맷돌대신 믹서로 갈라아서 풀자루에 넣어 녹말분국물 짜낸다.
믹서에 1회 다섯 국자로 넣어 돌리는데 2회 믹싱후 10분을 쉬어야 한다.
믹서의 허용온도가 70℃로 계속 돌리면 열화 다운된다.
도토리 7kg 분쇄하는데 6시간 소요됐다.
묵지게미 ↓
껍질채 갈아서 발효시켜서 퇴비용이다.
풀자루로 짜낸 녹말을 고운채로 걸러서
소금 한줌씩 넣어가며 다시 물을 갈아주면서 1주일 우려서 떫은맛을 줄인다.
(참가시는 떫은맛이 도토리보다 강해서 두번 우려야 한다)
마지막 얻어진 녹말 앙금이다.
앙금 1 : 물 4의 비율로 희석하여 밑간을 점검한다.
튀김솥에 콩기름 바르고 녹말 앙금 부어서 주걱으로 저어주며 센불로 20여분 끓인다.
주걱을 들어올려서 묵이 떨어지는 점도를 보고 되직하면 다시 물을 첨가하여 점도를 맞춘다.
끓기시작하면 중불로 낮추고 계속 저어주며 기포가 발생하면 5분정도 더 끓인다.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10분 뜸드린 다음
그릇에 부어서 굳힌다.
냉면 그릇 말고는 바닥이평편한 용기들이니까 묵은 많이 나왔다.
열심히 저어주었는데도 묵누렁지가 생겼다.
옛날 어른들이 ◀대문 걸어 잠구고 먹으라▶던 묵누렁지는 정말 맛있다
도토리 바심부터 27만에 얻어진 묵이다.
달래양념간장은 다시마 맛간장에
달래 촘촘 썰어 듬뿍 넣고, 참기름 큰한술,
김가루 반줌, 깨소금 2티술, 매실청 1티술로 맛을냈다.
묵은지 촘촘 썰어서 넣어 아삭한 맛으로
먹넘김을 재촉하는 묵채를 붙잡는다.
맛있긴 한데 배고프던 어린시절의 그맛을 어찌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2024년 04월 03일(수)
내 맘 야
첫댓글 참가시나무는 나무에 가시가 있는것이 아니고 참나무의 일종인데 열매를 가시라하여 참가시나무이다.
체내의 노폐물과 독성분을 몸밖으로 배출시켜 체내 염증지수를 낮춰주어 통증을 완화시켜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어 고혈압을 치유하고 뇌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여 뼈건강에 좋고
기관지염의 치유에 유익하다.
비만치료와 다이어트에도 매우 이롭다.
카테콜과 탄닌 성분이 풍부하여 담석과 요로결석을 녹여서 소변으로 몸밖으로 배출시켜 치유한다.
배뇨작용을 원활하게하여
신장건강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