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왕관을 쓰고/정유경
아침부터 매미는
왕왕왕왕 울어 댔어요.
햇빛이 이렇게 쨍쨍하니
밖으로 나가야겠어요.
머리에 햇빛 왕관을 쓰고 놀래요.
환한 햇빛 아래 서면
사람들 머리 꼭대기마다 올려지는 하얀 동그라미
동그랗게 반짝이는 햇빛 왕관들
우리 모두 왕이 되는 시간이에요.
(그러니 우리 모두 기뻐합시다.)
햇빛 방패와 햇빛 창도 눈에 어른대지요.
(그러니 아무것도 두려워 말아요.)
가슴을 펴요.
구부정한 어깨를 열어요.
찡그린 얼굴은 펴고 한 발 한 발 당당하게 걸어요.
그리고 손을 올려
머리 위 햇빛 왕관을 만져 보아요.
뜨거운가요?
얼마나 뜨거운가요?
한여름 한낮에 쏟아진 햇빛
햇빛 왕관처럼
뜨거운 심장을 가진 왕이 되어요.
출처: 파랑의 여행/ 정유경 시/ 문학동네2018
첫댓글 유난히도 쨍한 햇빛 왕관이었지요~
심장도 뜨거워지는....^^
멋져요~
매미 울음 소리가 애달프게 들리는 요즘^^
왕을 태운 말이 곧 날아 오를 거 같아요